Paris 시내,「간판 디자인」규제관리 & ..........

 

 

 

 

1. 

파리 시내를 다니다 보면 문득 느껴지는 것이 간판이 간소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동일한 원색 간판을 쓰는 패스트푸드 체인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색이나 크기가 도시의 이미지와 맞지 읺을 경우 변형해야 한다.

 

2. 

아름다운 건물 발코니나 창틀을 가리지 않도록 2, 3층 위로는 간판이 거의 없고 튀는 색도 금지되어 있다. 나무에 직접 그리거나 철의 곡선을 이용한 아름다운 간판은 전체 파사드와 조화되어 거의 예술품에 가깝다.

 

3. 

레스토랑은 합법적으로 보도에 차양을 치고 테이블을 놓을 수 있어 차양을 간판 대용으로 쓰는 곳이 많다.

 

 

 

 

 

 

 

4. 

거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간판은 도로 표지판, 집의 번지수, 길 이름 등이다. 그래서 파리에서는 간판보다는 길 이름과 번지수로 목적지를 찾는 것이 훨씬 쉽다.

 

5. 

파리에서 가장 부러운 것이 공무원들이 도시 전체를 디자인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간판부터 가로등, 벤치, 랜드마크, 위험 표지판이나 공사장 울타리까지도 도시의 미적인 한 부분으로 간주한다. 특히 프랑스 녹색당은 입김이 거세서, 광고판이나 간판 등을 시각적 공해로 단정해 까다롭게 따지고 나온다.

간판을 달기 위해서는 시청의 건축·도시설계·문화예술 관련 부서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위치에서부터 크기, 재질, 색까지 자세하게 제출해야 한다. 심사 기간만 3~4개월이나 걸리는데, 허가를 받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자치단체가 이의 제기하면 설치가 불가능하다. 규제를 어길 경우 벌금도 엄청나다. 또한 간판 한 개당 별도의 세금 내야 하므로 웬만해서는 여러 개를 달 수도 없다.

 

6. 

파리 시내에서는 상업 시설물들도 마찬가지다. 도시 순환도로 근처나 도시 외곽 지역에는 커다란 모니터의 전광판이나 옥외 설치물들이 보이지만, 파리 시내에서는 이것이 금지되어 있다. 게다가 몽마르트르 같이 유서 깊은 구역은 길거리 광고판도 설치할 수 없다.

 

 

 

 

 

 

7. 

2007년 파리 시내에서 4X3미터, 즉 12제곱미터짜리 대형 광고판을 없애기로 하였고, 2017년까지지는 8제곱미터 짜리 광고판도 사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공사나 리모델링 시에 시민의 안전과 미관을 위해 설치하는 공사용 가림막에는 광고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광고 대행은 불가능하고 입주자 자신의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면이 크기조명 때문에 주변 환경과의 조화는 필수이다.

 

8.  

몇 년 전 이 가림막 광고법을 200퍼센트 활용했던 예가 생각난다. 샹젤리제의 루이뷔통 본사 매장이 거의 2년여에 걸친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는데, 영업을 못 함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마케팅기간이 되었다. 공사장 앞에 대형 루이뷔통 존재를 너무도 확실하게 전달해 주던 설치미술 수준의 가방 가림막 ¨.

조명까지 설치했던 가림막은 홍콩이나 일본, 중국 등의 루이뷔통 매장에도 사용하며, 이제는 공사중에도 루이뷔통의 존재를 확실히 알리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상업과 예술이 합법적인 선에서 줄다리기하는 이들의 기지에 혀를 찼다.

 

 

 

 

 

9. 

간판만 간단할 뿐 아니라 도로의 차선도 초간단이다. 일단 두 줄의 짙은 노란색 중앙선과 흰색의 차선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파리 길바닥은 당황스럽다. 노면이 블록으로 되어 있어 울퉁불퉁한데다 차선이 잘 보이지 않아 혹시 역주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좌회전이나 유턴도 보행 신호가 켜지면 눈치 보고 적당히한다.

게다가 신호등도 높은 곳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양 옆 보도에 있어서 자칫하면 지나치기 일쑤다. 이렇게 해두면 차량은 속도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노면의 선이나 신호에 집중하지 않고 보행자의 움직임에 신경쓰게 되므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글. 민혜린,『파리예술기행』)

 

 

 

 

☜ 

사실, 이것은 프랑스 파리만이 아니라 유럽 도시들 어디를 가든지 모두가 비슷합니다.

우리나라 간판이 참 후진적인데 ‥ (중국보다도 후집니다. ㅠㅠ) ‥ 다행히 몇 해 전부터 정비사업을 하더군요.

LED 전구의 절전효과 때문이라고 말은 하는데, 미관적인 요소가 더 크겠죠.

그래서 복합상가 중에서 몇 곳을 시범적으로 선정해서 시 / 구청에서 간판 제작비를 지원해줍니다.

점포주 80%가 동의해야만 가능하고 제작비의 약 10%는 본인이 부담합니다. 대략 30만원정도 부담함.

그렇게 간판을 교체한 후에는 업주가 임의로 (통일성을 해치는) 간판으로 바꿔 달 수가 없습니다.

 

 

 

 

 

 

 

 

 

우상일 | 문화관광부 행정서기관

파리엔 마천루가 없다? 로마인의 정취가 질그릇과도 같은 느낌으로 감동을 자아내던 로마를 떠나 파리에 도착한다. 파리로의 출장계획이 확정된 후 문화정책국장과의 ‘파리는 언제 가보았는가?’ ‘처음 간다’ ‘공무원생활 10여 년 동안 정말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단 말인가’ ‘그렇다’ ‘그러고도 간판, 건축, 도시문제를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된다고 떠들고 있었는가’ ‘남대문 안 가 본 사람이 가 본 사람을 이긴다’며 웃음 짓던 그 대화를 떠올리며, “정말 그 파리에 왔단 말인가” 반문하면서 드골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한다. 주변 건축물들에 비해 우뚝 솟은 시커먼 빌딩이 유독 눈에 거슬린다. ‘몽파르나스’다. 파리시민이 파리 전경을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생각하며, 그것은 그 건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시 그 파리의 그 시민이다!” 그리고 스스로 놀란다. 서울에서 그렇게 많은 마천루를 보고 익숙해 있는 나 자신이 겨우 ‘몽파르나스’에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면서, ‘몽파르나스’에 주목한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러고 보니 주변의 건물이 고만고만하다. 높지 않다. 마천루라 불리기에는 턱없이 높이가 부족하다. 프랑스의 수도이며 세계적인 패션의 도시로 불리는 파리에는 서울의 마천루가 없다. ‘왜?’ ‘파리니까’ 우문우답을 하며 웃어넘기기에는 원인모를 씁쓸함이 남는다. 그래서 더욱 파리의 높이는 어떻게 결정되고 유지되는지 궁금하다. 파리의 높이는 나폴레옹 3세 때 오스만에 의해 계획된 ‘파리도시계획’ 이 현재까지 적용되고 있다. 그것은 지상 31m 또는 지상 6층이며 도로의 너비(25m, 18m)에 따라 건축물의 높이가 조정되고 있다. 그래서 파리의 평면은 지면에서의 평면과 건축물의 상단부가 이루는 평면으로 2개라고 한다. 하나의 규정이 200년이 넘게 유지하면서 도시를 만들어가는 파리의 저력에 다시금 고개 숙이며, 파리의 간판에서 또한 그러할지 궁금해진다. 행정으로 보는 파리의 간판 금요일 오후 여장을 풀자마자 달려간 시청에서, 간판담당 공무원과의 1시간 반에 걸친 면담으로 파악한 파리의 간판은 1943년 간판규제법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60~70년까지 별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다가 1979년 환경법이 제정되면서 간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프랑스 파리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간판정비 경험이 있다. 그러나 우리처럼 간판 관련 규제가 모든 도시에 똑같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환경법 하에서 자치단체장의 제량에 의해 응용 가능하기 때문에 도시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파리의 경우 간판 담당부서는 건축 허가와 거리 경관 부서의 하위 개념으로 존재하며, 간판은 파리 시내를 레알 지구, 마레 지구로 나누어 구역별로 다른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레알 지구는 상업지역으로서 국가법(환경법)보다 훨씬 완화 적용하고 있지만 무규제는 아니다. 마레 지구는 노트르담 등 중세 또는 17~18세기 건축물이 다수 존재하는 역사지구로서 이 지역에서 간판을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간판 수는 물론 크기, 색채까지도 규제를 하고 있으며 간판조명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간판은 최소한의 상업 목적에만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구역을 나누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는 파리 시에서도 마레 지구이면서 상업지구인, 즉 두 지구의 경계구역에서의 규제 적용 문제가 발생하여 역사 보전에 우선 가치를 두기로 결정하였다 한다. 파리 시내의 모든 간판은 지역지구를 막론하고 사전에 허가를 얻어 부착해야 된다. 이 때 간판은 부착 위치의 내외를 불문하고 밖에서 보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파리 외곽은 간판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난삽한 간판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설치 허가는 별도의 심의기구 없이 건축, 도시설계, 문화·예술, 법·행정 등 4개 분야 공무원의 협의 하에 이루어진다. 물론 설치 허가는 민간간판뿐만 아니라 모든 관공서의 광고물도 해당된다. 간판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은 보호구역은 2~4개월, 비보호구역조차 적어도 1개월 정도는 소요된다고 하니 우리가 일주일 안에 처리해야 하는 것 비하면 너무(?)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듯하다. 처리 기간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간판세의 부과이다. 간판세는 허가 여부를 떠나 위치나 크기, 소유주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모든 간판에 세금이 부과된다. 나아가 불법 간판에 대한 벌칙은 무시무시하다. 처음에는 문제가 있는 간판에 대해 개선을 권유하고 그래도 순응치 않으면 독촉장 발송, 그 후 15일 경과해도 시정 되지 않으면 16일째부터 벌금 부과, 그 벌금이 한판 1개당 하루 85.5유로(약 11만 원)로부터 최대 85.5×80배(약 1000만 원)까지 부과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응할 때는 실례가 드물기는 하지만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이처럼 도시의 여건과 지역적 특성에 따라 간판 규제를 엄격하게 시행함으로써 문화도시로서의 파리의 경관을 유지하고 있는 파리 시 또한 간판에 관한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기업광고와 업소광고 간의 형평성, 도로 및 차량을 이용한 광고, 도시 홍보를 위한 조명 광고 허가 등 광고주의 이익과 아름다운 도시경관 사이의 갈등은 세계 어느 도시나 겪듯이 파리 역시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거리에서 보는 파리의 간판 파리의 간판이 어떠한가를 살피기 전에 눈에 확 띄는 것은 도로 위에 차선이 보이지를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선도 없고 차선도 없다. 그러나 횡단보도는 있다. 분명 페이트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파리 시내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다는 이야기도 듣지 못했는데……. 나중에 듣고 보니, 울퉁불퉁한 석재 포장과 함께 차선이 없는 이유는 도심에서의 차량의 속도를 늦추기 위한 장치란다. 이렇게 해두면 차량은 40~50㎞/h 이상의 속도를 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람의 움직임에 집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 중심의 도시’가 된단다. 그럴 듯하다. 여러 가지 면에서 ‘파리는 역시 파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생각은 에펠 탑의 설치된 네온 간판과 수리 중인 루이비통 본사를 보며 다시금 하게 된다. 아무리 2012년 하계올림픽 유치가 파리의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중요하다고 하지만, 파리 시가 그것도 문화재라 불릴 만한 파리의 상징물인 에펠 탑에 그렇게 큰 네온 간판을 부착하다니……. 런던과 뉴욕과의 치열한 한판 경쟁이 짐작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리모델링 공사 가림막을 이용한(가림막의 경우 광고 대행은 불가하지만 입주자의 광고는 가능하다. 루이비통은 십분 그 법을 활용한 예다) 대형 루이비통 가방, 문자 하나 없이 너무도 확실하게 그 의도를 전달하고 있는 설치미술 수준의 루이뷔통. 이것은 파리이기에 가능하며, 파리가 아니면 또한 어색하리라. 일반적으로 파리 중심부의 간판은 전체 파사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설치한다. 그러나 간혹 에펠 탑의 네온 간판과 같이 이해하기 힘든 것도 있다. 특히 주택 측벽을 이용한 대형 간판은 드골 공항에서 파리 시내 간 고속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것이기는 하지만 파리 시내에서도 종종 발견되어 시청에서 듣던 파리 간판의 규정 일반과 사뭇 달라 어리둥절하기조차 하다. 그러나 그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다. 또 다른 파리 간판의 특이점은 보행자나 차량운전자를 위한 보행로에 설치된 입식 광고물이 많다는 것이다. 2층 이상에 간판부착 금지하고 있으니 그 수요를 이렇게 해결하고 있지만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지각 인지 범위를 고려해 본다면 그 효과는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행공간이 충분히 확보된 샹젤리제 거리와 같은 곳에서나 가능한 광고 방식이라는 것이며, 소방도로조차 확보되지 않은 우리의 골목에의 도입은 고려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파리 역시 로마나 다른 유럽의 도시에서처럼 버스나 지하철등 차량을 이용한 광고가 많다. 건축물 광고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보니 보행도로의 입식광고판과 마찬가지로 수요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안한 방법일 것이다. 이것 역시 참신하고 재미난 아이디어로서 광고효과 또한 뛰어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건물 전체가 간판인 곳에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버스 측면을 이용한 광고가 선보이고 있음을 알기에 도시의 건물도 간판이 되고 움직이는 차도 간판이 된다면 도시 전체가 간판으로 뒤덮일 그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곧 간판이 되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밑도 끝도 없는 의구심이 든다. 한편, 유럽의 도시하면 떠오르는 여유롭게 야외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에 “나도 커피 한 잔” 하며 부러워하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를 파리에서 발견한다. 합법적으로 매장의 확대선상에서 차양을 보행로 위로 깊게 치고 그 밑에 테이블을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카페와 식당에 한정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나의 문화적 호기심을 체험하기에는 충분하며, 이러한 차양에 예외적으로 광고가 허용된다는 사실에 세금 한 푼 안 내고 보행로를 점령하고 있는 우리의 포장마차와 술집 테이블의 이기심과 법적 갈등을 알기에 더더욱 감탄한다. 상식적인 선에서의 법적 규제 역시 파리, 아니 파리에서!’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리의 간판. “법이 너무 세밀하고 엄격하면 곤란하며, 상식적인 선에서의 법규정과 담당 공무원의 재량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시청공무원의 말을 떠올리며, ‘이것이 바로 우리의 과제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다음 목적지인 로테르담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