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들어가신지 8년, 치매가 온 지는 10년.
무정한 남편과 자식이 되어야 했던 가족들, "이제서야" 그들 모두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보기 드물게 신앙심이 깊고 가족애가 돈독한 집안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는군요.
요양병원에서 오전에 연락이 왔었다는데, 오후에 다시 전화해보니 방금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는‥‥
마지막 순간에 본정신이 돌아왔는지, 그걸 의사에게 물어는 봤는지‥‥
만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면, 본인이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10년 세월동안 아들 · 며느리 · 남편 · 손자 앞에서 바보 멍청이 짓을 해왔을, 짐이 되어 괴롭혀 왔을‥‥
당신 같으면 그 치욕을 견딜 수가 있겠습니까?
엎어진 물이거니하고 자포자기가 되겠습니까?
아니면 또, 해탈이라도 한듯이 모두를 망각으로 돌릴 배짱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돌아가셨길 바래봅니다.
치매를 앓다가 죽은 사람은, 이렇게 매장보다는 화장을 해서 훨훨 뿌려주는 것이 오히려‥‥‥
지금 이 자리는 오래전에 제 아버지가 잡아주셨던 터일 겁니다. (요 자리만 남기고 팔았다니까.)
이번에 규수삼촌이 오셔서 좌향을 잡아주셨습니다.
아무리 예수님 하나님을 부르짖어도 이런 때는 지관 말을 더 잘 듣습니다.
바로 뒤에 기막히게 좋은 명당자리가 있습디다만......
ⅹ
춘천에서 양구 가는 중간에「추곡약수」가 있습니다. 긴 터널 앞이죠.
몇해 전에 아버지와 들려갔던 적이 있습니다.
후곡약수, 방동약수, 필례약수, 오색약수,
전부 철 성분이 들어있는 약수로 맛이나 세기가 비슷합니다.
여기가「사명산」이로군요. ‘100대 명산’에 들 겁니다.
조망이 좋답니다. 6.5km라고 하는 걸 보니 등산로는 이곳이 아닐 것 같네요.
골짜기 분위기가 ‘무속인촌’ 냄새가 납니다.
이번 장례엔 형님이랑 이종동생이랑 함께 다녀왔습니다.
큰집도 들려왔는데, 형수님이 한 달여 전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골반뼈가 부서졌다더군요.
의정부 사는 아들네 근처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오셨답니다.
우리 큰집. 일 꼬이는 걸 보면 사람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습니다.
이 얘긴 나중에 다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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