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자교육서로 알고 있지만 중국 고전을 바탕으로 하여 각기 다른 천 자로 쓴 <천자문>에는 중국의 철학, 정치, 사상, 역사, 학문, 도덕, 인간상에 대한 이상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지은이가 천 글자를 직접 써서 구성한 것으로, 한자 자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4자 1구의 세심한 주해를 달았으며, 일본-미국식 말투를 배제하고 한국 고유의 본딧말을 살려 설명한다. <김성동 천자문(하늘의 섭리 땅의 도리)> 보급판.
김성동
1947년 충남 보령 출생. 유가(儒家)에서 한학을 공부하며 성장하였다. 해방후 사변과 이데올로기의 상흔 속에서 방황하다가 1965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스스로 학업을 그만두고 산으로 가 지효대선사(智曉大禪師) 상좌(上佐)가 되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공모에 단편 [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었으나, ‘불교계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전체 승려들을 모독했다’는 조계종단 몰이해로 만들지도 않았던 승적을 빼앗겼으니, 조계종 맨처음 ‘무승적제적’이었다. 1976년 늦가을에 하산하여 1978년 한국문학신인상에 중편 [만다라]가 당선되었고, 이듬해 [만다라]를 장편으로 고쳐 펴내어 글동네와 독서계에 커다란 울림을 불러일으켰다. 그뒤 빈틈없고 느긋한 독판치는 ‘조선 문체’로 우리 겨레 근현대사 생채기와 구도(求道) 길에서 존재 밑바닥을 파고드는 문제작들을 선보였다. 1998년 [시와 함께]에 [중생] 밖 10편을 보여주며 시 쪽도 괴로워하고 있다.
1983년 해방 전후사를 밑그림으로 하는 장편소설 [풍적(風笛)]을 [문예중앙]에, 육칠십년대 학생운동사를 다룬 장편소설 [그들의 벌판]을 [중앙일보]에 이어싣다가 좌익 움직임을 다룬 알맹이와 반미적 알맹이가 트집잡혀 2회와 53회 만에 동강났다. 중편 [황야에서]로 소설문학작품상을 받게 되었으나 문학작품을 장삿속으로 써먹으려는 주관사측 속셈에 맞서 수상을 뿌리쳤다.
창작집으로 [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붉은 단추], 장편소설 [길] [집] [국수(國手)] [꿈], 우의(愚意)소설 [염소], 그리고 산문집 [미륵세상 꿈나라] [생명기행] [김성동 천자문] 같은 것들이 있다.
004 글씨를 쓰고 글을 지은 사람의 말
천자문(千字文)은 중국 남북조시대 양 나라의 문인 주흥사(470~521)가 지은 책이라고 합니다.
황제인 무제가 왕희지(307~365)의 글씨 가운데서 서로 다른 글자 1천 자를 뽑아 주흥사에게 주며
"이것을 가지고 운을 붙여 한 편의 글을 만들라."고 하였답니다.
1천 자를 가지고 한 자도 겹치는 것이 없게끔 한 편의 글을 만든다는 것은
황제의 고임을 받을 만큼 빼어난 문인이었던 주흥사로서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으므로,
하룻밤 사이에 4자 1구로 2백50구를 이루어 1천 자를 채우고 나니, 머리칼이 다 세어 버렸다고 합니다.
천자문을 가리켜 '백수문(白首文)'이라고 부르는 까닭이지요.
주홍사가 무슨 일로 죽음의 벌을 받게 되었는데 주홍사의 재주를 아까워한 황제가
"하룻밤 안에 1천 자를 가지고 四言絶句의 문장을 지어내면 용서해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런데 사실 이 千字文을 처음 짓고 쓴 사람이 누구인지는 뚜렷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양무제가 옛 비석에 새겨져 있는 위나라 때 명필 종요의 글씨를 얻어 주흥사가 운을 달아 지은 글이라고도 하고,
종요의 글씨를 왕희지가 베껴 쓴 것을 보고 주흥사가 다시 지은 것이라고도 하며,
한나라 장제의 글이라고도 합니다.
글자 수도 처음부터 1천 자였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종요나 왕희지의 글과 글씨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글자를 덧붙이고, 더하여 여러 명필들의 글씨로 쓰여지면서
오늘 우리가 보는 천자문이 된 게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이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백제의 박사 왕인이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해주었다는 적바림이 있지만,
그것이 누가 언제 짓고 쓴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선조 때 한석봉이 낸《석봉천자문》입니다.
천자문에는 중국의 역사를 비롯해서 천문 지리 인물 학문 가축 농사 제사 송덕 처세 지혜 도덕 자연현상에
나라를 다스리는 제왕의 길과 정치 행정가의 올바를 몸가짐, 바람직한 인간형인 군자의 길과
식구와 이웃 사이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까지 두루 담겨 있습니다.
010 비롯됨도 없고 마침도 없이
012 별을 찾아서
014 사라진 삼한사온
016 흔들리는 음양지리
018 대전발 영시 오십분
020 절망 뒤에 오는 것
022 멋진 신세계
024 아아, 오얏꽃이 떨어졌고녀!
026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028 미륵을 기다리며
030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한다
032 아버지
034 아, 고구려!
036 정사란 곧 올바름이라
038 큰 활을 멘 동쪽 사람
040 우리나라와 중국
042 어- 여- 루- 상사뒤여
044 풀과 바람
046 사람에 대한 생각
048 무서워라, 배꼽티여
050 여남평등 이룩하자!
052 도덕정치가 조광조
054 한쪽 다리가 길 뿐이다
056 언어는 존재의 집
058 시에 대한 생각
060 어렸을 때 바로잡아야
062 책을 읽어야 사람이다
064 산에서 외치는 소리
066 가짜로 만들어지는 생명
068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070 삼강오륜
072 아버지 없는 세상
074 자식된 도리
076 어머니를 위하여
078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으리
080 아홉 가지 생각
082 나아가고 물러남
084 옥황상제의 꿈
086 청백리 이야기
088 오늘 이 도적을 보내노라
090 노자의 가르침
092 좌우로 나란히
094 맹자의 어머니
096 마침내 한 뿌리
098 직선과 곡선
100 의리에 대하여
102 '인'이란 무엇인가?
104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106 동즉손이니라
108 미아계 이야기
110 복지뇌동
112 대도와 와싱톤
114 장학량 이야기
116 진시황 이야기
118 그릴 수 없는 마음
120 눈부셔라, 자금성
122 겁먹은 주원장
124 중국이라는 나라
126 패션이 된 이데올로기
128 최영 장군의 민둥 무덤
130 붓글씨 쓰는 법
132 홍경래의 꿈
134 금입댁 이야기
136 밥그릇 싸움
...중략...
240 민중운동가 토정 이지함
242 실용주의 교육에 대하여
244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1
246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 2
248 첫 새벽의 깨달음
250 석가님과 미륵님
254 사람의 얼굴을 가진 법
256 배우지 않으면 소인이 된다
258 잘했다. 앞으로 더 잘해라.
260 다시는 돌아갈 수 없으리
266 우리말 풀이
273 천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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