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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둘

"너무 일러!"

 

 

[창간 66주년 특집]     구혜영 기자 koohy@kyunghyang.com 

야권 단일화 후보 적합도, 문재인 51%·안철수 37%

 

경향신문과 리서치플러스의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무소속 안철수에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야권 후보로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최종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문 후보를 꼽은 응답률은 51.0%로, 안 후보(37.5%)보다 3.5% 많았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을 제외한 야권 지지층과 무당파층에서도 문 후보 49.2%, 안 후보 41.2%로 격차는 8.0%다. 야권 지지층에선 문 후보가 57.8%로 안 후보(39.1%)를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9.4% 대 38.2%로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우세했다. 반면 무당파층에선 안 후보가 44.9%로 문 후보(33.8%)를 11.1% 차이로 앞섰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 유권자의 55.2%가 문 후보를 단일후보로 꼽았다. 안 후보는 43.1%로 12.1%포인트 뒤졌다. 민주당 지지층이 당 후보인 문 후보 쪽으로 결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의 고향인 부산·울산·경남에선 문 후보 56.3%, 안 후보 30.3%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안 후보는 나머지 지역에서도 모두 문 후보에게 뒤처졌다. 서울 4.4%포인트, 인천·경기 9.0%포인트, 대구·경북 21.1%포인트 등의 차이가 났다. 연령별로는 20대를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서 문 후보가 모두 앞섰다. 30대 54.1% 대 39.2%,  40대 53.5% 대 37.4%,  50대 54.6% 대 34.1%였다. 20대에선 안 후보가 50.1%로, 문 후보(42.1%)보다 8.0%포인트 많았다. 두 후보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단일화에 구애받지 말고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는 응답(46.4%)과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는 답변(44.7%)이 팽팽했다. 단일화 지지 의견은 호남(70.0%)에서 압도적이었다. 반면 새누리당 강세지역인 대구·경북에선 ‘완주해야 한다’(61.0%)가 많았다. 연령대로 보면 ‘단일화’는 40대(49.9%)와 50대(46.2%)에서, ‘완주’는 20대(50.9%)와 60대 이상(50.2%)에서 각각 평균을 넘었다.

 

 

 

경향신문이 은근히 안철수 편을 드는게 아닌가 느껴졌었는데, 그렇다면 이 여론조사는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얼마 전에 문재인이 “승리에 대한 자신이 없었으면 출마하지도 않았다”며 큰소리 쳤지요?

지금이 중요한 고비인데 안철수가 전라도에서 3일씩이나 묵새기 치고 왔습니다.

문재인이 허튼소리 할 사람도 아니고, 안철수가 그렇게 시간이 널널한 사람도 아닙니다.

누구보다도 캠프 자체에서 하는 여론조사가 가장 정확하겠지만 경향신문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감안할 때

이 여론조사의 결과는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10월말까지는 3자가 시소게임을 주고받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바람직하기도 하구요, 말하자면 희망사항이기도 하였던 셈인데 이 구도가 갑자기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너무 이른 상황입니다. 또 문재인 후보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습니다.

예전에도 말했었습니다만 승부는 이미 결정 나 있었던 것입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당키나 합니까?

정변이 아니고서야 그런 무책임한 선택을 할 국민이 어느 나라 어디에 있겠습니까. 말도 안되지요.

안철수가 '수평적 리더쉽' 운운하는 걸 보고는 김종인도 얼척없어 하고, 이해찬이도 YTN 에 나와서 허허 웃습디다.

(김종인이 세누리당내에서 발목 잡혀 힘 못 쓰고 있는 것은 큰 다행입니다. ^^*)

뭐라? 전략적 선택? 역선택이라굽쇼?

세누리당의 60대 지지자들이 이 언제 그렇게 영리해졌답니까?

(50~60대의 문재인 지지율이 안철수보다 높습니다.)

작금에 세누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세요. 심지어 남경필이가 박근혜 후보를 빼고는 다 바꾸자고 합디다.

그게 전략이 있는 정당이고 지지자들입니까?

한광옥이 입당하는 걸 보고는 진짜 우스워서 막 웃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지난번에 하도 과거사인식이 어쩌네  떠들어대니까 박근혜가 떨떠름하게 사과를 하지 않았었습니까?

떨떠름해 했던 이유가 제 애비의 무덤에 침을 뱉게 되어서가 아닙니다.

감으로 알죠. “이거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 같는디.....?”  - 맞습니다.

박근혜의 예감이 맞는 거고, 조갑제가 울화통을 터트리던 게 상황을 정확히 봤던 겁니다.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누구이며, 무엇 때문에 지지합니까?

오로지 한 가지입니다. 박정희가 경제발전 일으켜서 보릿고개 넘겨줬다는 거, 그것 한 가지뿐이에요.

- 박정희의 공과를 얘기할 때 이제는 진보진영에서도 대체로 그 업적으로서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였는데-

그러니까 ‘쿠테타와 독재정치’에 대해서 '공(功)으로 덮어줄 것인가, 

아니면 이제라도 과(過)로 엄정하게 추궁할 것인가'인데,

우두머리이자 자식인 딸이 스스로 백기항복하고 무장해제 해버렸으니 지지자들이 멘붕에 빠질 수밖에요.

자식이 제 애비를 대신해서 사과를 해버린 마당에 더 어떻게 합리화를 하고 우길 수가 있답니까?

박근혜를 지지하는 이유가 박근혜에게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해서가 아니잖습니까.

순전히 박정희에 대한 향수 때문이죠.

- 박근혜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패착을 둔 것이죠. 

한광옥 등의 입당은 그 부록 시리즈인데, 이게 또 웃깁니다.

아니, 전라도패 몇 명 끌어들인다고 소통이 됩니까?

수평적 교류가 됩니까, 전라도 표가 좀 늘어납니까?

관성에 의해서건 눈치가 보여서건 내놓고 의사표시를 못하던 PK지역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핑게거리가 생겼습니다.

세누리당이 수비하기에도 급급한 판국에 인터셉트하기 딱 좋은 백패스를 한 꼴이 돼버렸습니다.

전라도에서 10,000표 얻어온다면 경상도에서는 100만표 잃을 겁니다.

진짜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도대체 이 모두가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랍니까?

‘줄탁통시’ 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세상에 나올려면 안에서도 쪼고 밖에서도 쪼아야 된다는 뜻입니다.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집안이나 나라가 망할 때 보면 외적의 공격만으로 망하는 게 아닙니다.

반드시 안에서 조응(照應)하는 반동세력이나 등신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손뼉치듯이요.

지금 세누리당 돌아가는 꼬라지가 딱 그 짝입니다.

그러면 왜 일사분란하던 세누리당에서, 대세론으로 희희낙낙하던 박근혜 캠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바로 안철수 때문입니다.  ‘안철수 현상’  ‘안철수 너울’ 인 겁니다.

어차피 대세는 압도적이니까 대충 견제구 몇 번 날리다 보면 선거는 끝이다, 단순도식 이거였는데,

난데없이 뒷통수를 쾅 맞고나니까 골이 흔들려서 지금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상황은 당연히 매뉴얼에도 없었던 거죠.

범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했는데, 쟤들은 지금 누구 등에 올라탔는지도 모르는 눈치입니다.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과 단일화 2자 대결에서 모순된 결과가 나타나는 현상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절대로 늙은이들이 전략적 역선택으로 응답해서가 아닙니다.

주적을 누구로 할지도 결정 못하고 아무렇게나 막 내지르는 놈들이 뭔 전략적 선택을 한답니까.

 

문재인으로의 쏠림이 시작되는 여기까지가 1단계 마치는 것 같습니다.

 

 

 

 

 

 

 

 

 

 

어느날 자칭 마르크스주의자라는 사람이 새로운 조직결성에 함께 하지 않겠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宋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말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 한상봉, '반전 있는' 정치 스타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