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자작나무 숲에서
- 이형권
그 많은 날들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밀밭 사이로 타오르던 한낮의 태양과
메마른 대지를 적시던 빗줄기와
산마루에서 울던 저녁노을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그 많은 노래는 어디로 가버렸는가
바람에 일렁이며 푸른 하늘을 만지던 손짓과
귀밑머리 날리며 내게로 오던 어여쁜 자태와
햇살에 반짝이던 속삭임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겨울 자작나무숲이여
사랑은 예정된 일처럼 흘러갔다
그렇게 흐르고 말 강물이었음을
이제 와 홀로 바라보나니
바람소리만이 나의 헐벗은 계절을 휘감고 돈다
그 많은 날을 떠나보내고 나서
너를 스치기 위해 살아온 세월이었음을 알았으니
빈 골짜기에 외로이 선 자작나무여
그 많은 약속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떨리던 손 끝으로 수피에 새겨넣던 말들과
자작자작 타오르던 불꽃과
분홍빛 옷고름을 잡아당기던 그 설레임은 어디로 가버렸는가
제218차 무심재클럽 여행
바다에서 첫가을이 시작되는 곳, 금오도 비렁길, 순천만
가을은 추억이 불러내는 아스라한 통증처럼 온다.
손톱 끝에 내려앉은 봉숭아 꽃물이 희미해 가듯
사위어 가는 시간 저편에서 현의 떨림처럼 온다.
그대가 삶의 고단한 갈피를 말했을 때
위로가 되지 못했던 내 마음의 서러움처럼
소리 없이 물들어가는 저 무성한 빛으로부터 온다.
삶은 밀물과 썰물이 오가는 연안의 습지처럼 질퍽하다
일곱 번이나 그 색깔이 변한다는 칠면초처럼
배후에는 여러 가지 강요된 치욕들이 내재되어 있다.
짠물을 머금고 붉게 취한 저 염초의 개펄처럼
어느덧 뜨겁고 찬란했던 날들의 뒤안길이다.
낭자하게 흐르고 싶었은 사랑의 날들이다.
솔섬 너머 석양빛에 새털구름이 흩어질 때
허렁해진 옷깃을 스치며 첫가을의 안부가 도착했다.
한 해살이 풀의 눈물겨운 노래처럼
그대여 저무는 와온 해변은 온통 붉은빛이다.
나는 갯강의 물 구비를 따라서 뻘배를 타고
행려병자처럼 또다른 역마의 시간을 향해 간다.
제217차 무심재클럽 여행
청물 드는 외로운 가을바다, 대청도 소청도
해마다 가을이면
내 마음은 어느 바닷가로 떠돌아 흐른다.
지난 여름은 너무 무정하였고
첫가을은 알 수 없는 예감들로 가득하다
계절은 어느덧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어지는 경계 어디 쯤에 와 있다.
격랑의 해협을 건너온 마음의 여로에는
남루한 추억들이 물기를 머금었고
세찬 빗줄기가 휩쓸고 간 포구에는
작고 여문 그리움이 남아 있다
한 생각이 가고 한 생각이 오는 일처럼
사는 일이 무겁고 적막해졌을 때
청물 드는 바다에는
멀어져간 꿈 하나 아스라하다.
불현듯 찾아온 이별처럼
청람빛 바다의 빛깔이 종소리처럼 울려퍼지고
나는 온종일 해변에 앉아
청물 드는 가을바다를 바라본다
바라보면 모두가 눈물나는 것들
슴베처럼 간직한 추억의 뿌리가 있어
가을바다는 그리 시린 것인가
아픈 것인지 서러운 것인지 그리운 것인지
바다는 온통 청빛으로 물들어 있다
다정했던 기억들이 풀등같이 남아서
밀물드는 수면 아래 잠기어갈 때
우리의 이야기는 슬픈 빛깔이 되어
저 바다를 떠도는 청물이 되었으리라
해마다 가을이면
내 마음은 홀로 바닷가를 떠돌아 흐른다.
부표처럼 흘러온 외딴 섬마을
해질녘 서풍받이 절벽이 붉게 물들어갈 때
안개속에 밀려오는 저녁바람이
나의 슬픔을 감싸고 운다.
*
여행안내
일시: 2012년 10월 3일(수)-4일(목) 1박2일
출발 시간과 장소: 07:00 입구정현대백화점 주차장 하나관광 07:20 죽정 경유
여행지: 대청도 소청도
인원: 30명
회비: 19만원 (일체비용포함)
신청방법: 꼬리말 신청후 쪽지, 메일로 이름, 주민번호, 핸폰번호 보내고 입금
회비 입금계좌 (신한은행 350-04-655414 이형권)
문의전화 010-5398-0409 무심재 이형권
무심재 메일 moosimjae@hanmail.net
준비물: 신분증, 등산화, 세면도구 등
대청도 소청도 여행 일정
10월 3일(수)
07:00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 하나관광버스 07:20 죽전정류장 경유
08:50 인천 연안부두터미널 대청도행 쾌속선 출발
12:20 대청도 도착(차량이동)
13:40 숙소도착( 옥죽포 엘림펜션 도착 032-836-5997) 중식 후 휴식
15;00 출발 대청도 일주여행 (검은낭-독바위-서풍받이-사탄동-지두리-미아동-농여해변 낙조)
19:30 석식
20:00 산책 후 휴식
10월 4일(목)
06;00 기상, 옥죽포 모래사막 산책
07;00 조식
07:50 출발
08:20 대청도 출발
09:50 소청도 도착(소청도 일주 - 분바위 해안, 등대산 트레킹)
13:00 중식
14:40 소청도 출발
18:00 인천 연안부두 도착
19:30 양재역 도착예정
* 이 일정은 날씨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 서해바다 연안의 섬과 섬 사이를 거쳐 가기 때문에 멀미 심하지 않습니다
'책 · 펌글 · 자료 > 예술.여행.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대체 끝이 없으니... (0) | 2012.10.04 |
---|---|
한 달만인가? 도서관 가서 책 몇권 빌려왔습니다. (0) | 2012.09.28 |
「걸어서 세계 속으로」 (0) | 2012.09.15 |
『아트, 도쿄』 (0) | 2012.06.22 |
『여행자의 독서』 (0) | 2012.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