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3. 08:22ㆍ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독일계 영국화가 루시안 프로이드(Lucian Freud,85세)는 유명한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드의 손자로 베를린에서 태어났지만 가족이 영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어 전쟁이 터진 1939년에 영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오래 쳐다볼수록 (대상이) 점점 추상에 가까워지며, 역설적이게도 점점 더 사실에 가까워진다"라고 말한 대로, 프로이드의 인물화는 사실적이면서도 묘사가 독특하고, 물감 층에 상당한 깊이가 있어 평범한 사실주의 그림들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
1951년에 그린「패딩턴 실내」로 큰 상을 받으면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단번에 비평가, 큐레이터, 컬렉터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21세기 사실주의 화가의 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술성과 상품성을 두루 갖춘 프로이드는 딜러들에게 '꿈의 작가'일 수 밖에 없었다.
이 덕분에 그는 런던의 이름 있는 갤러리를 두루 거치며 화려한 경력을 쌓을 수 있었고, 2002년에 개인전에서 또 한 번 '솔드 아웃(sold out)' 기록을 세웠다. 또한 프로이드는 뉴욕 미술시장에서도 강세를 보이며 영국,미국을 아우르는 인기 작가로 양쪽에서 모두 안정된 시장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Reflection (self portrait) 1985
루시안 프로이드 자화상이랍니다.
잘 생기기도 했지만 포스가 예사가 아니군요.
현업 격투기 선수라고 해도 통하겠습니다.
미술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의외로 예술가들 중에 거칠게 생긴 인물들이 많습디다?
또, 그 유명한 프로이드의 손자라니까. 그것도 정신분석학이니!!!
미술평론가들이 땅바닥에 배 착 깔게 생겼습니다.
상품성은 보증수표죠.
저는 이 그림을 보는 순간에
붓 터치가 꼭 극장 간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어려서 극장간판을 그리는 걸 많이 봐서 좀 압니다.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구경하다가 신나통도 들어주고 담배도 사다주고 그랬거든요.
극장 간판 그리는 게 훨씬 어렵습니다.
가느다란 각구목을 얼기설기 잇대서 날창날창하게 간판 왁꾸를 만들고는
그 위에다 광목천(?)을 덮고 못을 치는 겁니다.
그러니까 페인트 붓으로 누를때면 푸욱하고 들어갔다가 붓을 빼면 쑤-욱하고 나와요.
팽팽한 캔버스와는 비교도 안됩니다.
제가 어제 이 양반의 그림을 대충 훝어봤습니다. 누드 그림이 많더군요.
그런데 이 양반 그림이 왜 유명할까요? 제가 보기에는 이겁니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오래 쳐다볼수록 점점 추상에 가까워지며,
역설적이게도 점점 더 사실에 가까워진다"
색감이나 붓터치를 보면 다소 거칠고 둔중하죠.
그런데 잘 보면 "적확(的確)"합니다. 뭉뚝뭉뚝 그렸는데도 굉장히 사실적이예요.
사실주의 화가로서의 저력이 느껴집니다.
특히 이 자화상, 보면 볼수록 보통 솜씨가 아니란 게 느껴져요.
색 덧칠하는 것을 보세요.
어쩜 이렇게 사실적으로 잘 그렸을까 하고 감탄하다가 보니 또 그게 아닙니다.
단순함이나 상징성을 가장해서 (눈속임으로) 이용하려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이 숨어 있어요.
딜다보면 볼수록 능력이 출중한 작가입니다.
스케치, 뎃생, 색감, 물감운용, 붓 터치, 질감,,
표현에서의 내면과 외면, 미시와 거시의 조화,,
‥‥ 아주 꿰뚫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제야 '추상과 사실을 오고 간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속에 추상을 숨긴다?"
"추상으로 사실을 표현한다?"
John Minton 1952
아래에 누드그림 뚱뚱보 아줌마는 모델료로 4만원 받았다던데,
이 사람은 일당으로 얼마를 받았을까요?
꼭 마네킹 같죠?
저도 처음엔 표정 연기가 힘드니까 돈을 더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 저렇게 멀겋게 생겼나봐요.
이 작품에서의 포인트는 왜 이 모델을 선택했느냐는 겁니다.
위엣 그림, 어떤 역경도 이겨낼 것 같은 자신의 자화상과 너무도 대비가 되지 않습니까?
왤까요?
죽음만 기다리며 의미없이 생명 연장을 하고 있는 수용소의 유대인을 그리려고 했다는군요.
아주 힘들게 구한 모델일텐데....
일당을 톡톡히 받아냈어야만 했는데....,
..... 멀개서 눈치를 못 챘나?
화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려보고 싶은 얼굴像이 저런 무표정 얼굴 아닐까요?
이 작품은 사실주의 대가인 프로이드가 ‘수 틸리(51세)의 누드로 소파에 누워있는 모습을 실물크기로 그린 것으로, 그림의 모델을 섰던 수 틸리라는 여성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프로이드의 그림을 위해 옷을 벗은 채 포즈를 취하고 하루 4만원의 개런티를 받았다고 밝혔다. 프로이드는 지금은 런던 직업소개소 책임자인 틸리를 호주 출신 화가 리 바우러의 소개로 알게 됐으며 지난 90년대 초 4년 동안 서로 수시로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한 뒤 작품을 그렸다고 한다. 작품은 완성된 뒤 개인 소장가에게 넘어갔다.
첫 번째 의문입니다. 이 그림은 누드그림입니까?
누드라는 것은 옷을 벗은 몸을 가르킵니다.
이 분은 평소에 옷을 입고 있을까요?
평소에도 저러고 산다면 누드랄 것도 없죠.
여러분은 ‘누드’ 라는 말을 들을 때 아무렇지도 않습니까?
저 여자로 입장 바꿔서 생각해보십시다.
“옷 벗어, 내가 누드화 한번 그려줄께.” 한다고 해서 “오! 예!” , 하겠습니까?
저 여자, 지금 포즈 취한 것이 아닙니다. 진짜로 잠이 든 거예요.
화가가 몰래 숨어 들어가서 스케치를 해 온 겁니다.
틀림 없어요.
........
........
아! 아니구나! 일당 받았다고 했지 참!
두 번째 의문입니다.
이 그림을 구매한 사람은 도대체 누구랍니까?
미술관도 아니고 익명의 개인이라매요?
그림값이 얼마라더라? 70억? 160억?
도대체 어디다 쓸려고 사갔을까? 유명화가니까 투자로?
만일에 제가 저 그림을 100만원 주고 사들고 와서 마누라에게.....?
<호텔방(Hotel Bedroom)>,1954 비버브룩 미술관,프레더릭턴(캐나다)
이 작품도 얘깃거리가 참 많게 생겼는데.......
틀림없이 작가의 경험치에서 나온 것일텐데......
얼굴이 본인 닮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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