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 정선 / <경교명승첩> /비단에 채색 / 20.2 X 31.3 cm / 간송미술관
정선 / 목멱조돈(木覓朝暾) / 비단에 채색 / 23 X 29.4 / 간송 미술관 / 1740~1741
위엣 그림은 정선이 압구정을 그린 그림이고,
아랫 그림은 목멱산, 즉 남산을 그린 것입니다.
저는 이상하게 정선의 그림중 몇몇 작품에서 왜색(倭色) 왜풍(倭風)이 느껴집니다.
제가 견문이 부족한 탓에 딱히 지적할 수 없지만 왜그런지 그런 분위기가 자꾸 느껴져요.
정선이 일본을 다녀왔을 리가 없잖아요. 틀림없이 제가 착각을 하고 있는 걸텐데....
압구정 같은 구도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그림에서도 흔히 보이죠.
우리 경우는 비가 온다든지 바람이 불어서 좀 스산한 봄 분위기를 그린 작품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일본그림은 가지런하고 좀 살이 붙어있는.... (내가 잘못 봤나?)
어쨌거나 정선의 《압구정》 그림에 나오는 집들과 산세를 보면 우리나라 풍광이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 아랫 그림 《목멱조돈》은 어떤가요?
한눈에 탁 우리 그림으로 들어옵니까?
제가 전에『우키요에의 美』란 책을 보면서 일본 그림을 한동안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덕분에 일본 그림을 한개씩, 누구의 언젯적 그림, 그런 식으론 기억을 못하지만
분위기는 대충 감을 잡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이 《목멱조돈》의 구도나 필선이 그 일본 그림에서 많이 본 듯, 눈에 익어요.
이 그림은 다 아시죠? 정선의 그 유명한『인왕재색도』입니다.
정말 멋드러지게 잘 그린 각품이죠. 저는 우리의 옛그림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그림을 처음 봤을때, 뭔가 낯설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어요.
집 모양이예요.
지붕선이랑 하얀 벽이 꼭 일본집 같이 여겨지더라구요.
기억자(ㄱ) 집을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그려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고,
그림 전체 분위기랑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만....
자, 다시 위엣 그림 《압구정》에 그린 집 모양을 한번 보십시다.
제가 한국 · 중국 · 일본의 집 모양에 대해서 한 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데,
지붕과 벽의 비율이 중국은 1:3, 우리는 1:2, 일본은 1:1 식이더군요, 대충 말입니다.
지붕 처마선을 보면 중국은 좀 방정맞을 정도로 들어올렸단 느낌이 안 드십디까?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 기와지붕의 굴곡은 얼마나 점잖고 아름답습니까?
딱 적당하잖아요. 우리 선조들이 멋을 제대로 아는 겁니다.
미감이 탁월해요. 동서고금을 통털어서 봐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같은 문화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전혀 다르죠.
삿갓을 확 눌러 쓴 것도 같고, 또 어찌 보면 조립식 집 같기도 해요.
습한 기후 때문에 통풍을 위해서 천정 공간을 넓히느라고 그렇게 지었다고는 들었습니다.
美보다는 실용을 강조했다고 봐야겠는데, 어쨌거나 균형미는 없어 보입니다.
다시 《인왕재색도》의 집을 한번 보십시다.
저는 저 집의 지붕선이 자꾸만 일본집처럼 느껴진다는 겁니다.
요 아래는 일본의「우키요에」그림이랍니다. 무슨 48경이던가에 들어있는 그림이죠.
화첩에 그린 것이니까 그림 크기도 《압구정》이나 《목멱조돈》과 비슷합니다.
정선의 그림에도 보면 이것처럼 한 가운데에다가 낙관만 간단히 찍은 그림이 많더군요.
.......
.......
끝.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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