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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정선 박연폭포, 2탄!

 

 

 

 

 

 

  

 

어제 급히 나가느라 박연폭포 그림의 사진을 두루 검색 못했었는데,,

 

봐바!

마치 야간 무대조명 장치 같단 생각이 안들어?

그러니까 이 그림의 시제는 밤이 맞는 겨.

그리고 박연폭포 하면 연애장소로 유명한데 아녀?

당연히 밤이래야 맞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야, 박연폭포로 나랑 한 번 붙자는 겨? ㅋㅋㅋ"

 

"그게 아니구~~~,

김수영이가 박연폭포를 보고 많은 걸 느꼈디야,

그래서 어떤 점을 보고 그랬을까 궁금해서

너한테 한번 물어볼려구~" 

 

"그려? 김수영이가?

그 '풀잎' 쓴 시인 김수영이?  희한네?

그이가  60년대에 이 그림을 봤단 것도 의외지만

뭘 보고 또 그딴 소릴했을까?"

 

"정선의 '진경산수(眞景山水)'란 것이 단순히 산수만 사실적으로 그린 게 아니라 

'이형사신(以形寫神)'으로 그렸단 거잖아.

 바로 그 '이형사신(以形寫神)'을 배웠단 거야." 

 

"어? 그런 말을 했디야?

그건 좀 이해가 안가는데?"

 

"왜 이해가 안뒤여?

사물을 보이는 대로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의 느낌을 표현한단 거지,

말하자면 재구성하는 '인식방법'을 배웠단 건데,

그럴 듯하잖아."

 

 

 

 

 

 

 

 

 

 

 

"「자기 나름대로의 느낌을 표현한다」는 얘기는 너무도 당연한 거 아닌가?

겸재가 뛰어나다는거야 그려려니 하는데,

김수영이가 활동하던 시대나 그 당시 한국화단의 분위기 등을 감안해 볼 때

김수영이를 정선의 박연폭포에 연결짓는 것은 무리 아닐까?" 

 

………

 

"주관적인 해석과 인식을 강조한 사람들이 바로 세잔느니 고흐니 하는 인상파 화가들 아녀?

김수영이가 그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몰랐겠어? 시인이란 사람이..... 

그건 아니겠지."

 

………

 

"그리고 박연폭포 저 그림이, 평론가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처럼,

위 애래 시선을 한 그림에다 짜깁기 해놓은 구도라고 한다면__,, 

그건 오히려 인상파보다는 피카소의 입체파에 가깝다고 해야지.

김수영이가 그런 의미로 말을 했다면 인정하지.

근데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 ......

아무튼 이 박연폭포의 구도는 아주 독특해.

겸재의 다른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원경 근경의 표현과도 확연히 달라."

 

 

 

 

"친구야, 근데 저 '이형사신'이란 말은 누가 처음 썼대니?" 

 

"최완수겠지 뭐." 

 

"그려? 그 사람 여태 살아 있어?" 

 

"ㅋㅋㅋㅋ 살아 있어. 나이가 우리랑 열살 정도밖에 차이 안 날 걸? 

 

"아이구~ 난 한참 윈 줄 알았네. 근데 저 양반이 이거 한 마디 한 걸 가지고, 

평론가란 사람들이 금과옥조인 양 저리 울궈먹는대니? 자존심도 없나."  

 

"근데, 도대체 정선한테 그림을 가르친 스승은 누구리야?

 그 스승은 또 워서 저런 스타일을 배웠디야?

저런 구도, 아이디어가, 우연히 나올 수가 없는 거거든.

그리고 정선이 죽고나서는 저런 스타일의 그림이 아예 없어."

 

 

 

 

 

겸재는 저런 그림을 어떻게 그리게 됐을까? 미스테리하지 않아?

 

 

내 생각엔 중국을 통해서 본 거거나, 일본 그림에서 따 왔을 수도 있다고 봐.

중국이야 우리보다 훨씬 앞섰을테고,

일본의 그림 수준도 대단했었거든. 인상파가 모방한 것만 봐도 그렇잖아.

혹, 겸재가 서양화를 봤을 가능성은 없을까? 

 

 

자, 다시 박연폭포로 돌아가서,,

사진을 한번 다시 살펴보더라고잉~~~!!!!

 

 

 

 

   

 

 

희한한 게 또 있어. 물 떨어지는 데를 잘 봐바.

저 폭포물 물줄기를 보라고, 저 물의 양이 대체 얼마야!

저게 떨어지면 물방울이 어디까지 튈까? 더구나 바위 위에다가 정통으로 내려치는데, 거품도 안 일어.

그런데, 이 그림이 청각적이라구? ..... ???

어? 아!, 바위가 물 떨어지는 데에 있는 게 아니고, 앞쪽으로 나와 있는 거로구나. ^__^

 

 

북한 개성 관광을 가면 다들 저 박연폭포를 구경하고 온다더만.

나두 사진 찍어온 거 더러 봤는데,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냥 아담하게 생겼어.

그런데 겸재(謙齋)는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장대하게 그렸을까?

 

겸재가 생전 밖엣 세상을 구경 못한 촌놈이 아니거던.

엄청 싸돌아다닌 사람이잖아. 

금강산 구룡폭포 정도라면 이해를 하지.

 박연폭포는 동네폭포 수준인데,  .. ???

겸재가 박연폭포서 뭔 감동을 그렇게 오질라게 받은 게 있었을까......?

……… 틀림없이 사연이 있을 법한데.

 

 

 

 

 

 

 

 

 

p.s

 

 

 

일본식 '이형사신(以形寫神)' 그림

 

 

 

 

 (1800년 정도?)

 

 (1500~1600년 정도?)

  

 

 

"완수 성님!  이 '이형사신(以形寫神)'은 어떠우? 사신 잘 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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