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의 길은 언제나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눈이 내린다거나 빙판길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통행이 금지되는
도로다. 말하자면 한시적인 도로인데, 곧 사진을 보면 왜 그런지 이유를 알게 된다.. 달로 치자면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만 개방하는 길이다. 그런데 이 문제가 피요르드와의 연결 때문이다. 물론 <요정의 길>도 볼만하지만, <요
정의 길>이 끝나는 지점이 바로 피요르드 유람선을 타는 곳인데,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피요르드<게이랑
에르 - 헬레쉴트>구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통상적으로 우리와 같이 일정이 꽉 짜여져 있는 패키지 관광객들은
<요정의 길>을 통과하지 못하면 <게이랑에르>피요르드도 갈 수 없다고 보면 틀림없다. 물론 역 방향으로 오면 <게
이랑에르>피요르드만은 볼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릴레함메르>를 조금 지나서 <오따>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서 좌측으로 꺾는 길을 택하게 된다. 말하자면 중간지점에서 뚝 잘라서 돌아오는 식인데, 산행으로치자면 A코
스를 B코스로 타는 셈이다. 그렇게해서 연결되는 피요르드가 바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송네 피요르드>다. 송네
피요르드가 유명해진 데에는 그와 같은 접근성이 좋다는 속 사연이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송네 피요르드는 제일
수심이 깊고, 세계 최장의 피요르드다.
"트롤스티겐은 트로이(도깨비)+스티겐(사다리)의 합성어로 지그재그의 험난한 도로를 따라 산을 넘을 수밖에
없는데, 길 모양이 마치 사다리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설명은 잘못된 것 같다. 그렇다면 도깨비 도로나 사다리 도로라고 했어야지.. 노르웨이에는 요정이 둘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나중에 보겠지만 풀롬에서 산악열차를 타고가는 중에 폭포에서 보게되는 <훌드라'>는 요정이고, 또
하나는 지금 여기서 말하는 <트롤>이라는 요정이다... <훌드라>는 평소 우리가 생각하듯이 앙증맞고 예쁘게 생긴
그런 요정을 말하는 것이고, <트롤>은 직역을 하면 '도깨비'인데, <장난기 많은 도깨비 + 수호신>이라고 보면 된다.
인간들 속에 묻혀 사는, 변신을 잘하는 도깨비란다.. <트롤스 티겐 로드>를 <요정의 길>이라고 의역한 것은 잘했
단 생각이 든다. 암튼, 욘달스네스에서 게에랑에르 가는 길이 요정의 길(골든 로드)이다.
자아 본격적으로 <요정의 길>로 들어선다.
인솔자 최인정씨가 영화랑 음악 CD를 분위기에 맞춰서 적절히 잘 틀어줬는데,
여기서 When I Dream 을 틀어주더라. 역시!
이른 아침에 출발했다.
버스기사가 가르키는 곳에 노루가 쳐다보고 있다.
풍경도 물빛도 수시로 변한다.
빙하가 쓸고내려간 U자형 계곡이다.
여기도 그렇지만 다른 곳에도 구름이 낮게 깔린다.
"송 선생님, 우리가 기필코 앞자리를 차지해야 할 때가 두 번 있습니다.
한번은 <요정의 길>을 갈 때이고, 또 한번은 나중에 <페테르부르그>에서 입니다.
가방은 제가 챙길테니까 먼저 올라가서 자리부터 맡으세요."
차창밖의 풍경을 제대로 찍으려면 버스 앞자리에 앉아야만 된다.
버스가 코너링을 할때는 마주오는 차는 멈춰 있어야 된다. 눈이 쌓여있다고 생각해봐라. 통행이 가능하겠나.
여기도 홋까이도처럼 폭설이 내렸을 때의 도로폭을 알려주는 '표지목(?)'이 높다랗게 길 양가에 세워져있다.
잔설이 아니라 빙하다.
이 지점쯤에 빙하를 볼 수있는 '달스니바 전망대'라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런 꼭대기까지도 물이 많다. 빙하로 덮여있을 저 너머가 궁금하다.
"요정의 길 쥑인다."
"아녜요, 여기는 요정의 길 아녜요. 아까 꼭대기까지가 요정의 길이예요."
"그럼 이 길은 이름이 뭐여?"
"내려가는 길이예요."
게이랑에르.
이제부터 피요르드 관광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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