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애경 / 장사를 하며 外

2009. 6. 30. 10:38詩.

 

 

 

 

 

장사를 하며

                     - 양애경

 

 

더 이상 세상에 무슨 아름다움이 있을까

구겨진 지폐 몇 푼을 깎자 못 깎는다 흥정을 하고 욕을 먹고 돌아오는 밤에도

별, 너는 나뭇가지 끝에 지상의 모든 빛을 흐리며 빛나고 있구나

이제 나는 알고, 슬프다

멀리서 반짝이기만 하는 것은

몇 억년 이후에라도 닿을 수 없는 것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어떤 귀로

                -박재삼


 

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엔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 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있는데,

빚으로도 못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 것들이

방안에 제멋대로 딩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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