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7. 14:41ㆍ산행기 & 국내여행
등산로도 좁은 걸로 봐서는 이쪽 코스는 별로 인기가 없는 듯하다.
삼신산이 1,354미터라니까, 우리가 해발 1,000미터 가까이에서 출발했다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니 그보다도 '삼신산'이라니?
삼신봉이 아니고 삼신산이라면, 여긴 지리산 줄기가 아니란 얘기잖아?
저번에 소백산도 그렇고 이번에 지리산도 그렇고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하산길이 멀은 경우가 더 많았던 듯하다.
그러거나 어쩌거나 하산이다 싶으면 그때부터 긴장도 풀리고 맘도 한결 가벼워지기는 하는데,
이놈의 길이 가도가도 끝이 없다보면 참 지루하다. 짜증날 정도로.
30분쯤 내려와서 부터는 계곡을 따라 걷는데
수량은 지리산 명성에 비해서 별루다.
벌거벗고 뛰어들어 목간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발 담그고 쉴만은 하다.
내가 산행을 다닌 이후로 일행들과 어울려서 이렇게 오붓하게 먹어보긴 처음이다.
밥 싸온 거 보니까 다 그 밥에 그 나물인데,
어떻게 술 가져온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냐? 거참, 희안터라.
이쪽이 남향인가 보다.
같은 그늘이라도 올라올때의 계곡과 비교하면 퍽 덥게 느껴진다.
오히려 물은 내려오면서 더 마셨다. 1리터병을 다 비웠다.
연녹색의 숲은 언제봐도 좋다.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과 능선 위를 걷는 것은 전혀 느낌이 다르다.
말하자면 주막집인데, 숙박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유지인가? 그럼 정말 여기는 지리산 국립공원 밖인가?
무인판매대라고는 했지만 주인이 곁에 있다.
잃어버릴까봐 지키자는 게 아니라 물건을 채워넣어야 할테니까.
캔음료를 하나 사먹었는데 미적지근 하더라. 소백산에선 엄청 시원했는데...
참 누가 외상을 하자니까 진짜 주더라.
식수는 식수인데, 미지근한게 물맛이 별루다.
이 길을 탁 보곤 끝인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는 겨.
지금 고 1 이라는데,
구름을 아니 두른 산이 없단다 /
겹겹이 둘러싸인 산수의 맛을 /
널 보내며 두세 번 거듭 말하네.
(有水皆含月, 無山不帶雲. 重重山水趣, 送爾再三云.)
-최눌 스님-
의
시원해 뵈지요? 그런데 내려가는 길은 없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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