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興』-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2019. 1. 14. 21:37미술/미술 이야기 (책)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   2016. 11.



책소개

베스트셀러《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 손철주. 그는 빼어난 해석과 문체, 해박한 식견과 유쾌한 입담으로 그림,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 옛 그림을 소개하는 데 탁월한 멋을 보여준다.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은 저자의 신작으로 우리 옛 그림과 소리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한 책이다. 옛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그림과 음악은 무엇이고, 그리기와 부르기의 미묘한 접점은 어디에 있는지, 그림들이 연주로, 가곡으로, 판소리로 어떻게 형용되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저자는 그간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독자들을 드넓은 그림의 세계로 안내했다. 이번에는 옛 그림을 해설한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를 통해 〈월하탄금〉,〈허유와 소부〉, 〈생황 부는 소년〉등 60여 점의 옛 그림과 함께〈백설양춘〉, 〈영상회상〉, 거문고, 생황 비파 등 음악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저자 특유의 맛깔스런 해설이 가득 담긴 이 책을 통해 옛 그림의 멋에 눈이 뜨이고, 국악의 맛에 귀가 열리는 경험을 해보자.



저자

저자 손철주는 빼어난 해석과 문체, 해박한 식견과 다정한 입담으로 그림,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옛 그림을 소개하는 데 탁월한 멋을 보여주는 저자는 많은 독자들이 먼저 찾는 미술평론가이자 명강사이다.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며 미술에 대한 글을 써왔고, 현재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의 운영위원으로 있다. 저서로 그림 속 옛 사람의 본새까지 읽어낸《사람 보는 눈》, 마음씨 곱고 속 깊은 우리 옛 그림 68편을 꼽아 사계절로 나누어 감상하는 《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인생길에서 만난 정다운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은 《꽃피는 삶에 홀리다》, 동서양 미술계의 변방에서 중심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오독과 편견을 옹호하는 그림 읽기와 옛 사물에 담긴 추억의 정조까지 버무려낸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 등이 있다. 그중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전문가들이 뽑은 1990년대 대표적인 책 100선’에 뽑힐 만큼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고, 1998년 초판 발행 이래 미술교양서 최고의 스테디셀러가 되었다.


목차

1강 | 홀로 있어도 두렵지 않다
2강 | 산수의 즐거움을 알기까지
3강 | 소리를 알아준 미더운 우애
4강 | 행복은 함께할수록 커진다
5강 | 돈으로 못사는 멋과 운치
6강 |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책 속으로

그림과 음악은 정이 깊습니다. 음악은 ‘소리가 그리는 그림’이요, 그림은 ‘붓이 퉁기는 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림 속에 박자와 가락이 있고, 음악 속에 묘법과 추상이 있습니다. 게다가 둘 다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지요. 우리 옛 그림과 옛 소리는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다운 정서의 산물입니다. 서로 통해서 어울리고, 어울려서 신명을 빚어내지요. 붓질이 끝나도 이야기와 뜻은 이어지고, 소리가 멈춰도 여운은 남습니다. 모름지기 흥이 나야 신이 나지요. 막상 우리 옛 그림과 옛 소리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마당에서는 걱정이 앞섭니다. 그림과 음악이 서로 스며들어서 만드는 조화와 상생의 시너지를 제가 잘 짚어낼 수 있을지… 마음이 무거우면서 한편으로는 설렘으로 가슴이 뜁니다.

(‘강의를 시작하며’ 중에서)

세상의 온갖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조선시대에는 세 갈래 있었습니다. 무엇무엇일까요? 그 숨 막히는 봉건 전제 사회에도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인간은 있었을 겁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그런 인간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봉건적인 사회에서 그런 사람들은 일탈을 일삼는 이단아가 되거나 잘못하면 역적이 될 수도 있죠. 그래서 말인데, 답답한 봉건사회에서 사회적 통제를 뛰어넘고 시대적 검열에서 안전하게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요? 그 시대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킬 수 있었던 세 가지 방법을 저는 ‘삼척’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첫째, 자는 척하기. 둘째, 숨은 척하기. 셋째, 미친 척하기.

(‘1강 홀로 있어도 두렵지 않다’ 중에서)

닮게 그리느냐 닮지 않게 그리느냐, 이것은 지금 현대 미술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되는 화두입니다. 그림을 실물과 똑같이 그려놓으면 모든 사람이 다 신기해합니다. ‘그림은 다 닮게 그리는 것’이라는 인식이 짙게 드리워져 있는 거죠. 닮았느냐 닮지 않았느냐, 그런 문제를 가지고 끊임없이 다투기도 하고, 또 그 속에서 조화를 찾아가기도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산수화란 자연의 다툼과 조화를 기록한 그림입니다. 그 시대의 산수화란 그 다툼과 조화의 판정을 알아보게 하는 시대적 증거물인 겁니다. 그리고 “자연은 원래 인간의 인위와 아무 상관 없이 그 자체로 자족하다”는 선언, 이것이 말하자면 자연을 이해하는 화가의 가장 심오한 통찰인 겁니다.

(‘2강 산수의 즐거움을 알기까지’ 중에서)

요즘 참 많은 사람이 소통을 얘기하지만, 좀 갑갑합니다. 네가 나를 알게 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분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이런 마음으로는 절대 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네가 나를 알아주길 바라는 게 소통이 아니라, 내가 너를 알 수 없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곧 소통입니다. 이 그림에서처럼 문을 활짝 열고 수평적인 관계에서 대화를 나누고, 바깥에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안으로 맞아들여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합니다. 나를 알리려고 하지 않고, 내가 이 사람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어쩌나 안타까워하다 보면 자연스레 소통이 되지 않겠습니까.

(‘3...강 소리를 알아준 미더운 우애’ 중에서)

안목(眼目)과 취향(趣向)이라는 말을 씁니다. 취향이 축적되면 안목이 될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취향은 설명할 필요가 없고, 높고 낮음이나 옳고 그름이 없습니다. 내가 멘델스존을 좋아하는데 네가 쇼팽을 좋아한다고 해서 서로 삿대질하고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그야말로 취향 따라 가는 겁니다. “멸치젓보다는 엔초비(anchovy)가 나아.”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보고 “이 사람이 우리 것을 모르는구먼”이라고 탓해 봤자 아무 쓸모 없는 겁니다. 취향에는 시비를 붙이면 안 됩니다.

(‘5강 돈으로 못 사는 멋과 운치’ 중에서)




출판사서평

10만 베스트셀러《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 손철주 3년 만의 신작! 빼어난 해석과 문체, 해박한 식견과 유쾌한 입담, 멋과 맛이 넘치는 우리 옛 그림과 국악의 컬래버레이션. “통하면 어울리고, 어울리면 흥겹고, 흥겨우면 술술 풀린다!” 예술 분야 가장 많은 애호가들이 찾는 미술평론가. CEO들이 먼저 듣고 반한 명강의. 흥興이 사라진 시대, 진짜 멋있게·맛있게·흥겹게 살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

“통하면 어울리고, 어울리면 흥겹고, 흥겨우면 술술 풀린다!”

10만 베스트셀러《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의 저자, 예술 분야에서 가장 많은 애호가들이 찾는 미술평론가, CEO들을 단번에 사로잡은 명강사 손철주. 빼어난 해석과 문체, 해박한 식견과 유쾌한 입담으로 그림,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 옛 그림을 소개하는 데 탁월한 멋을 보여주는 저자는 이번에 출간한 신작《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에서 우리 옛 그림과 소리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을 시도했다. 옛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그림과 음악은 무엇이고, 그리기와 부르기의 미묘한 접점은 어디에 있는지, 그림들이 연주로, 가곡으로, 판소리로 어떻게 형용되었는지 세밀하게 들여다보았다.


흔히 우리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것은 왜 좋을까? 조선의 예술을 사랑한 일본의 민속예술가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년)는 “도자기의 선이나 옛 그림에 나오는 그 선조(線條), 이런 데서 다른 나라에는 없는 슬픔과 상처받은 그 마음, 그런 애상(哀傷)의 미학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하며 우리에게 어느 나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애상의 미학이 있다고 했다. “아, 우리 것이 왜 좋으냐면, 포한(抱恨)의 정서가 있어서이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설명하자면, 어느 나란들 자기만의 문화의 특질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는 변설들이 없겠는가?


《사람 보는 눈》《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꽃피는 삶에 홀리다》등을 집필하고, 화통콘서트, 풍속화 속 풍류음악, 국악방송, 대중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저자가 그동안 우리 것에 천착해온 이유를 들으면 앞의 질문에 대한 답과 이 책의 집필의도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우리 것이 왜 좋으냐? 왜 우리 가락이 좋고, 우리 소리가 좋고, 우리 그림이 좋고… 왜 좋으냐? 물으면, 저는 다산 정약용의 시로 답합니다. ‘백가지 꽃을 꺾어다 봤지만 우리집의 꽃보다 못하더라.(折取百花 看不如吾家花) 꽃의 품종이 달라서가 아니라 우리집에 있는 꽃이라서 그렇다네.(也非花品別 ?是在吾家)’ 수없이 많은 꽃을 꺾어 봤지만 우리집에 핀 꽃보다는 다 못하더라는 말입니다.”(273쪽) “저는 포한의 정서니, 애상의 미학이니… 이런 학술...적으로 치장된 설보다 이 시 한 수가 설명 없이 그냥 바로 와닿았습니다. 왜 우리 것이 좋으냐? 우리집에 핀 꽃이라서 좋다, 어쩔 거냐 이거죠.”(274쪽)


“눈이 뜨이면 귀가 뚫리고, 귀가 뚫리면 입이 열린다”


오랫동안 신문사에서 일하며 미술에 대한 글을 써왔고, 현재 사단법인 ‘우리문화사랑’의 운영위원인 미술평론가 손철주. 지금까지 저자는 그림 속 옛 사람의 본새까지 읽어낸《사람 보는 눈》, 마음씨 곱고 속 깊은 우리 옛 그림 68편을 꼽아 사계절로 나누어 감상하는《옛 그림 보면 옛 생각 난다》, 인생길에서 만난 정다운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은《꽃피는 삶에 홀리다》, 동서양 미술계의 변방에서 중심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오독과 편견을 옹호하는 그림 읽기와 옛 사물에 담긴 추억의 정조까지 버무려낸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등을 통해 독자들을 드넓은 그림의 세계로 안내해왔다.


옛 그림을 해설해오던 저자가 국악에 눈 돌린 인연은 2011년 가을 첫 선을 보인 ‘화통 콘서트’였다. 그 후 2014년 가을에는 ‘풍속화 속 풍류음악’이란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고, 2015년 봄에는 ‘토요정담’을 통해 국악 작곡가와 함께 조선시대 그림의 음악적 성향을 두고 대화를 나누었다. 2015년 여름부터는 국악방송에 게스트로 나가 한 해가 넘도록 옛 그림을 해설하면서 청취자들 옛 가락을 더불어 즐겼고, 재계 CEO들과 함께 옛 그림과 옛 음악을 공부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만남들이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 책에는〈월하탄금〉,〈허유와 소부〉,〈생황 부는 소년〉등 60여 점의 옛 그림과 〈백설양춘〉,〈영산회상〉, 거문고, 생황, 비파 등 음악이 서로 스며들어 조화를 이루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만의 맛깔스런 해설을 듣다 보면 어느새 그림을 보는 눈이 뜨이고, 음악을 듣는 귀가 열릴 것이다. 옛 그림의 가만한 멋과 국악의 곰삭은 맛이 어디 가겠는가!


그림이 소리를 내면 음악, 음악이 붓을 들면 그림, 둘 사이의 깊은 사귐과 정분을 알면 절로 흥이 난다
“우리 옛 그림은 우리 정서와 가락을 담은 예술이다.”


《흥, 손철주의 음악이 있는 옛 그림 강의》에서는 선조들의 독특한 삶의 태도를 ‘은일(隱逸)’과 ‘아집(雅集)’과 ‘풍류(風流)’ 등 세 가지 갈래로 나누어 음악이 그림 속에 들어와 앉은 양식을 은근하게 살펴보았다. 첫 번째 주제 ‘은일’은 숨어 사는 옛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홀로 음악을 즐기는 은사들이 등장하는 그림 위주이다. 산수를 거닐며 음악을 듣고 연주하기도 하고, 속세의 번다함을 떠나 자기만의 세계에 탐닉하는 장면도 있다. 세상 사람과의 절교, 세상 시비와의 절연 등이 소제가 되기도 하고, 수양과 명상 그리고 자연과 독대하는 깊은 성찰의 순간 등이 묘사된 그림들도 있다.


두 번째 주제 ‘아집’은 아름다운 모임을 일컫는 말이자 그 모임에 들 수 있는 고아한 선비의 풍경을 뜻한다. 마음이 맞는 친구 혹은 선후배들이 서로를 방문하거나, 초대하거나 하면서 시·서·화를 즐기고 술과 음악을 곁들여 교유하는 장면들이 주로 등장한다. 사사로운 교제와는 달리 공식화된 연회도 나온다. 관리나 양반 계층의 나라 또는 집안 행사에는 춤과 노래와 연주가 반드시 동반된다.
세 번째 주제 ‘풍류’는 여러 갈래의 뜻으로 확장되었는데, 음악 자체를 지칭하는 말이 되기도 하고, 이른바 ‘농탕한 놀음놀이’를 풍류의 다른 얼굴로 이해하는 부류까지 있다. 풍류의 의미는 세월이 갈수록 변질되었지만 진정한 의미는 ‘잘 놀자’이다. 남녀상열지사나 유흥을 위한 곁들이로 동원된 그림과 음악을 다룬다.









1




傳 이경윤, <월하탄금> 16세기




"군자는 樂道를 구하려 하고, 소인은 樂音을 욕심낸다." - 《禮記》樂記편



만약 거문고에 소리가 있다고 말한다면

갑 속에 두었을 때 어찌 소리가 울리지 않는가

만약 손가락 끝에 소리가 있다고 말한다면

어찌 그대 손가락 끝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 소동파 <거문고>



음악은 무엇이고 소리는 어디에서 나올까요?

이를테면 '천출허발(天出虛發)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나와서 사람에 깃들고, 빈 것에서 발생해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音樂'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악학궤범》序文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런 음악이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게 하여 혈맥을 뛰게 하고 정신을 유통케 한다.' 음악은 결국 자연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 운산만첨(雲山萬疊) 고예독왕(孤詣獨往) : 구름중중 산첩첩 깊은 곳에서 외롭게 (조예를) 이루고 혼자서 가라.

* 독립불구(獨立不懼) 둔세무민(遯世無悶) : 홀로 서 있되 두려움이 없고, 세상을 벗어나도 걱정이 없다.

* '처마 끝의 빗소리는 번뇌를 끊어주고, 산자락의 폭포소리는 俗氣를 씻어준다.'






2


"야, 강산이 그림 같네!"

연암이 그 말을 듣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는 江山도 모르고, 그림도 모르는 놈이야! 강산이 그림에서 나왔냐, 그림이 강산에서 나왔냐?"

연암의 이 말은, 명나라 동기창이 "山水眞山水畵, 山水畵假山水(산수가 진짜 산수화, 산수화는 가짜 산수다)"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3


최북의 그림이 김홍도 그림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림 크기도 30센티미터로 소품이건만,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2014년에 리움미술관이 거금을 들여서 인수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공산무인 수류화개'를 畵題로 그린 많은 유명 화가의 작품 중에서도 최북의 그림이 제일 낫다는 얘긴데, 왜 그럴까요? 그 '공산무인'의 의미에 가장 근접한 방식의 조형적 성과를 이룬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인상에 남게 하려는 그런 다듬은 손길이 보니지 않습니다. 내바려둬서 황량하되 그것대로의 섭리에 따라가는 듯한 장면이 어쩌면 최북다운 放逸함이 아닐까요.




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情送落花 : 떨어지는 꽃은 뜻이 있어 흐르는 물을 따르건만

흐르는 물은 무정타, 떨어진 꽃 흘러보내네.







4


이재관 <송하처사도> 19세기, 중앙국립박물관





 

이인상(1710∼1760) <송하독좌도>(1754년)  80.0×40.0㎝  평양 조선미술박물관 소장



 이경윤 <탁족도>




전 이경윤 [탁족도] <산수인물화첩> 16세기






5


이하응, <지란도芝蘭圖>, 19세기, 종이에 수묵, 44.5×33.5㎝, 개인소장

 



與善人 居 如 入 芝蘭之室 :

선한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은 지초와 난초가 피어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선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지내는 것은 생선가게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 처음에는 그 비린내가 느껴지지만 오래되면 그 냄새에 젖어버린다.)

낙관 有爲者亦若是 : 무릇 하고자 하는 자는 역시 그렇게 되리라






6


송월헌 임득명(松月軒 林得明)(1767~?)


가교보월



등고상화



산사유약



설리대적

설리대적(雪裏對고기구울 )은 눈 속에서 고기를 굽는다는 의미입니다.

옥계시사(玉溪詩社)라고 하는 모임의 誓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장기와 바둑으로 사귀는 모임은 하루를 가기 어렵고, 술과 여색으로 사귀는 모임은 한 달ㅇ르 가기 어렵고, 잇속을 따져서 모이는 모임은 1년 가기 어려우니, 살아서 평생 갈 수 있는 모임은 문장을 남기는 모임이다.'








석당 이유신(石塘 李維新, 18세기 중반-19세기 전반) , <행정추상(杏亭秋賞)>



천원이라는 사람이 시를 남겼습니다. 화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一間城下屋 寒菊耐秋風 한 칸짜리 성벽 아래의 집 차가운 국화가 가을바람을 견디네
采采霜楓葉 染來兩頰紅 알록달록 단풍잎이 사람들 양쪽 뺨을 붉게 물들이네


시의 격이나 글씨로 보아 천원이라는 사람은 여항문인인 것 같습니다. 아래에 찍힌 도장엔 '往來無白丁' 오고가는 사람 중에 백성은 하나도 없다. 전부다 떵떵거리며 사는 분들만 있다'고 우쭐대는 게 엿보입니다.






7


"바가지 술잔은 너무 소박하고 옥으로 만든 잔은 사치스러워, 눈꽃처럼 빛나는 도자기 잔을 나는 가장 사랑하지. 길이 풀리고 봄이 다가와 갈증이 생기는 병이 도졌으니, 꽃 아래서 流霞酒를 마실까 하노라."

- 이조판서 이명한이 사옹원에 술잔 하나 만들어 달라고 쓴 편지. 

* 流霞酒 : 흐르는 노을





백자 무릎 모양 연적 큰 이미지

<백자무릎모양연적>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하늘의 선녀가 어느 해 한쪽 가슴을 잃어버렸는데

우연히 오늘 문방구점에 떨어졌네

나이 어린 서생들이 앞다투어 손으로 어루만지니

부끄러움 참지 못해 눈물만 뚝뚝




8


혼자 마시는 술 : 독작

혼자 마시는 차 : 이속(離俗)

둘이 마시는 술 : 대작

둘이 마시는 차 : 한적(閑寂)

셋이 마시는 술 : 품배(品杯)

셋이 마시는 차 : ‘고요한 맛이 사라져서 속되다’,하여 이름이 없음.



물이 끓는 단계 : 해안(蟹眼) - 하안(蝦眼) - 어목(魚目) - 연주(連珠) - 등파고랑(騰波鼓浪)

찻물이 끓는 소리-송풍회우(松風檜雨) : 소나무 가지에 이는 바람소리와 전나무 가지에 떨어지는 빗소리





9


혜원 신윤복의 특장점

1) 세련된 필치

2) 정확한 묘사

3) 도회적 감각

4) 뛰어난 연출력

5)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스토리텔링 미장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