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늘이 재활용품 내놓는 날이로군요. (↓) 저 종이박스 뒤에 세워진 것이 ‘예술 조형물’이란 겁니다. 아파트 준공받을 때 의무적으로 설치한 것이겠죠. 도대체 누가, 얼마의 제작비를 받고, 무얼 표현했단 것인지, 차라리 대리석만 깔아서 공터로 두었더라면 고추라든가 주민들이 가을겆이 말리는데 유용하게 쓰일텐데 말입니다. 造景植樹 가리고, 시야도 가리고…, 아주 생뚱맞고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어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철거하면 불법입니다. 그럴려면 다른 예술조형물로 대체해 놔야합니다. 법이 그렇다는 거지요.
「1퍼센트 법」이란 일정한 크기 이상의 건물을 지을 때 건축비의 1퍼센트를 미술 작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프랑스의 법을 흉내낸 우리의 건축법이다. 1퍼센트 법의 뿌리는 1972년에 만들어진 문예진흥법 13조의 건축물에 대한 미술장식에 관한 조항이다. 미관지구 안에서 건축하는 10층 이상의 건물과 건축 연면적이 1만㎡이상의 건물에 대하여는 건축 공사비의 1퍼센트 이상의 금액에 상당하는 미술품을 설치해야 한다는 법이 만들어졌다. (1989년 개정으로 건축비 100억원 이하는 1파센트, 100억원 이상은 0.5퍼센트를 적용하고, 미술품의 범위를 옥외 조각과 벽화뿐 아니라 회화 판화 공예 등까지 확장시켰다.)
그러나 효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는 건축가와 조형물을 맡고 있는 작가와의 관계가 멀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작가의선정이나 작품의 선정을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주가 한다. 건축주는 어떻게 하면 비용을 더 들이고 준공검사를 무사히 받을까만이 주된 관심사이다. 조각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니 거기에 브로커가 끼어든다. 브로커가 끼어들면서 건축비용의 1퍼센트에서 가격은 할인되기 마련이고, 작가는 줄어든 예산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밖에 없다. 브로커가 30~50퍼센트의 커미션을 떼어가는 것이다.
공정하게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공모(公募)라는 방법을 통해 선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공모 심사를 맡은 관료들이 미술계 내의 권력집단과 유착하게 된다. 그 유착은 오랜 친분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유지되는데, 한 명의 작가가 그 지역의 조각품을 싹쓸이하는, 그러다 더러는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구속 수감되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도 한다.
또한 건물 앞에 서 있는 조각들은 조각을 보는 데 필요한 공간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조각들은 옹색한 자리에 서서 단지 빈 자리를 메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대개의조각은 주위환경과의 조화도 고려되지 않았다. 조각이 담고 있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구상적인 작품은 달리고 있거나 아니면 母子像이거나 가족상이 대부분이고, 추상적인 것은 모더니즘 냄새를 어중간하게 풍기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보기에도 괴로운 작품들이 상당수 있다.
글 출저.『원작 없는 그림들』(강홍구 지음)
25 of the Most Creative Sculptures and Statues from Around the World
1. Mustangs By Robert Glen, Las Colinas, Texas,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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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pansion by Paige Bradley, New York,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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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almon Sculpture, Portland, Oregon,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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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People Of The River By Chong Fah Cheong, Singap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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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The Shoes on The Danube Bank by Can Togay & Gyula Pauer, Budapest, Hun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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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The Knotted Gun, Turtle Bay, New York, USA
8. Break Through From Your Mold By Zenos Frudakis, Philadelphia, Pennsylvania,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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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Black Ghost, Klaipeda, Lithu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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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s Voyageurs, Marseilles, F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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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Nelson Mandela, South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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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e Vaartkapoen, Brussels, Belg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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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attle Drive, Dallas, Texas,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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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Spider, Tate Modern, London,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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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Hippo Sculptures, Taipei, Tai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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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Sinking Building Outside State Library, Melbourne,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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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Iguana Park, Amsterdam,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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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Man At Work, Bratislava, Slova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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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Mihai Eminescu, onesti, Rom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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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A Scene From The World War With Real-Size Statues, Eceabat, Tur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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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Man Hanging Out, Prague, Czech Re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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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Kelpies, Grangemouth,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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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Rundle Mall Pigs, Adelaide,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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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The Unknown Official, Reykjavik, Ice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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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The Shark, Oxford,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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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 미술계, 아니 우리들 모두의 문화수준이 참 한심해요, 그쵸?
50년간의 일제식민지와 30년간의 군사독재 문화에 적응된 관성으로 인해서,
- 단순 암기와 획일화가 익숙해진 -
우리들의 머릿속을 긁어내고 새걸로 채우기 전엔
미학적 문화 예술에서의 창의성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 같아요.
아이들 역사 교과서를 또 國定化하겠다는 짓을 봐요, 이런 토양에서 뭐가 나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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