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아닌가?
술을 안 마셔서인가?
내 주위엔 게장 잘 담그는 사람이 없어.
먼저 살던 동네에 여수가 고향인 아줌마가 좀 담을 줄 알았는데,
김장할 때나 부르지 내가 나 혼자 저거 먹자고 부를 수야 있나.
천상 작은어머니가 담을 수밖엔 없는데, 작은 어머니가 게장을 뭘 아나.
내가 어쩌구 저쩌구 하면,
기본 솜씨가 있으시니까 그 말로 미루어 짐작해서 자꾸 담가주실려고는 하는데,
허벌나게 짜. ㅎㅎㅎㅎ.
내가 게 비린내 를 좋아하니까 그냥 먹기야 하지.
근데, 게장을 먹는 사람이 식구 중에 나밖에 없다는게 또 문제야.
게장을 담으려면 겨우 한 두 마리 담자고 그 번잡을 떨 수는 없잖아.
적어도 열 마리 이상은 담아야 하는데,
그걸 혼자 먹자니 또 망가지지 않게 냉동실에 눠놔야하거든.
꺼내서 해동시켜 먹자면 급해죽겠는데 시간도 걸리거니와 맛도 생물 같진 않아.
게장 얘기는 전에도 많이 했던 거고, ...
어제 이모 제사에 가서 밥을 참 맛있게 먹었어.
이모부한테 물었봤지.
“어? 웬 밥이 이렇게 맛있대요?”
“어어 그거 햅쌀이야.”
“예에? 벌써 햅쌀이 나와요?”
이모네 논 추수를 좀 빨리했다더군.
이모네가 직접 짓는 것은 아니고 남 줬지.
농사 짓는 수확의 3할인가를 쌀로 받는다는 것 같았어.
요즘 보통은 2할인데, 이모네 논은 평야지대라서 농사짓기가 수월커든., 달라는 사람이 많으니까..
쌀을 가져오면 전에는 우리 형제들에게도 한 자루씩 줬는데,
아버지가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셨지.
그거 집집마다 들어다 주는 게 힘들어 보여서 그러셨던 건데,
그래도 이모가 계셨으면야 줬지.
이모가 안 계시니 얼씨구나지 뭐.
이모부를 비롯해서 이모네 식구가 좀 자딸긴 해.
쫌팡스러울 때가 많은데.. 하긴 우리 형제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으니까. ㅋㅋㅋ.
그러니까 이모네는 쌀이 남아돌게 됐어.
그렇다고 그걸 들고 나가서 내다팔 수도 없잖아. 그럴만한 주변도 못되고..
그러니 쌀이 묵을 수밖에..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자꾸 묵은 쌀을 먹나 보더라고.
거 왜 유통기한 임박하면 그거부터 먹게 되잖아.
그건 또 그렇고....
11시에 맞춰서 아들 두 녀석을 데리고 제사 보러 갔는데,
벌써 제사 끝내고 밥까지 다 먹고는 상을 치우려는 상황이더라고.
늘 자시(11시)에 땡 하면 제사를 지냈었는데, 어제부터 10시로 당겼다는 거야.
절도 못 드렸지 뭐.
이모부나 동생들이나 좀 머쓱했겠지.
하긴 내가 미리 전화를 하고 갔으면 됐는데,
글치만 내가 이모 제사에 빠져본 적이 없었으니 전화를 한다면 그쪽에서 먼저 해야지 않았을까?
이모 제사엔 형도 안 가고 동생도 안 가고 나만 가는데 말이야.
암튼 아들놈들도 밥이 맛있다고 하더군.
당최 그런 말이라곤 할 줄도 모르는 녀석들인데..
마누라가 그 말을 듣더니 당장에 전화주문 했나 봐, 우리도 낼부터 햅쌀 먹어. ㅋ.
쌀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옛날에 아버지랑 추석때 큰집엘 다녀오다 이천쯤에서
혼자 걸어가시는 할아버지를 한번 태워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천 쌀에 대해서 물어봤지.
이천쌀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라데.
품종에 따라서도 틀리고, 건조하고 도정하는 데 따라서 차이가 많다는 거야.
아스팔트 길가에다 널어서 햇볕에 말린 놈이래야 진짜배기라면서 자기네 집으로 가자더군.
외지에 나가 사는 자식들 다 주고, 그래도 집에 한 가마 정도는 팔 게 남아있을 거라면서.....
이런 얘기 재미 없지? 난 재밌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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