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주소와 이름, 그리고 간단히 한 줄 쓰는 게 있고, 백지에 나름대로 몇 줄 적는 데가 있습니다.
하도 여러 사람들이 써놔서, 나 또한 덧붙여 본대야 그게 그거겠다 싶기도 하고,
방명록에다 또 뭘 쓰겠다고 미리 생각한 것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나오자니 서운하길래......
"반만년 역사 속에서 당신과 함께 했던 내가, 가장 자랑스러운 백성이 될 줄로 알았습니다."
여기까지 쓰고 났는데 막 눈물이 치솓는 겁니다.
바로 내 뒤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서 있는데, 눈물로 방명록을 흠뻑 적시게 생겼습니다.
그 담부턴 앞이 안 보여서 글씨도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그런데, 당신을 이리 보내고나니, 나는 이제 가장 쪽팔리는 백성이 되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휘갈겨쓰고 도망쳐나왔습니다.
지금도 다시 그때를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날려고 그럽니다.
*
노무현 대통령님 서거하시고 문상 다녀와서 썼던 글인데,
김기덕 감독의 저 말을 들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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