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 14:16ㆍ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靑天有月來幾時 我今停盃一問之
人攀明月不可得 月行却與人相隨
皎如飛鏡臨丹闕 綠煙滅盡淸輝發
但見宵從海上來 寧知曉向雲間沒
白兎搗藥秋復春 姮娥孤栖與誰隣
今人不見古時月 今月曾經照古人
古人今人若流水 共看明月皆如比
惟願堂歌對酒時 月光長照金樽裏
- 李白, 「把酒問月」
내
잔 멈추고
묻노니,
저 하늘 저 달의
내력을 말해주오.
사람은 저 달에
오를 수 없어도
저 달은 떠돌며
사람 따라 왔거늘,
하늘을 나는 거울이
단청 마루에 걸린 듯
푸른 연기 사라지면
다시 휘영청 밝아오네.
누구나 밤이
바다로 뜨는 것 알지만
누가 새벽녘 구름 사이로
사라지는 것 알았을까?
흰 토끼 불로약 찧고
가을, 그리고 봄
항아는 혼자 살며
뉘와 이웃하는가?
지금 사람은
옛 달을 보지 못하지만
지금 달은
옛 사람 비추었으니
옛 사람, 지금 사람
모두가 흐르는 물처럼
저 밝은 달
바라보기는 마찬가지이거늘.
지금 내 노래와
내 술잔을 보거든
달님이여!
부디
이 금빛 술통 비추어 주오.
- 이백, '쐬주병 나발불며' -
양해, <발묵선인도(潑墨仙人圖)> 화첩. 종이에 수묵. 세로 48.7, 가로 27.7
모든 것은 정점에 이르면 다시 되돌아오는 법이다.
송대 화원의 엄격한 사생화법에도 그에 반하는 인물이 등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화가가 감피(減筆)과 발묵(潑墨)으로 유명한 양해(梁楷)이다.
그는 원래 화원의 대조(待詔)로서 인물과 산수에 능했지만,
서역이 괴팍하여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금대(金帶)를 정원에 걸어두고 갈 정도였으며,
술을 마시고 스스로 이르기를 '미친 양씨'라 했다.
'성근 감필'로 불려진 그의 화풍의 특징은빠른 운필과 간결한 조형이라 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백음행도(李白吟行圖)>를 들 수 있다.
열 번 남짓한 붓질로 시인의 기개와 고고함을 훌륭하게 그려냈다.
(『중국회화산책』에서 발췌)
.
.
이백의 詩도 멋지고, 번역도 멋지고, 그림도 멋지고,
한마디로 쥑입니다.^^
양해(梁楷)는 남송(南宋)시대의 화가입니다. (1140?-1210?)
서양화랑 비교하면 얼마를 앞섰을까요?
근거 없는 생각이지만 마티스 이후로 봐야하지 않을까요?
헠! 거의 700년을 앞서는 셈이로군요.
문인화라는 게 결국은 상징주의거든요.
20년 뒤쯤엔 미술사가 훌러덩 바뀌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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