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1. 20:26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빈센트가 사랑한 책 (양장본 HardCover)
- 반 고흐의 삶과 예술에 영감을 준 작가들
저자마리엘라 구쪼니 | 역자 김한영 출판이유출판 | 2020.9.15. 페이지수232 | 사이즈 159*235mm판매가서적 26,100원
책소개
빈센트 반 고흐는 예술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책에도 엄청난 열정을 갖고 있었다.
이런 사실은 그가 쓴 편지를 탐독한 독자라면 잘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빈센트가 읽은 책과 그의 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긴밀한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살핀 책은 드물다.
이 책의 저자 마리엘라 구쪼니는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의 도서관에 여러 해 동안 머물며
빈센트가 언급한 100여 권의 책을 조사했다.
그리고 빈센트가 특별히 사랑한 저자들의 작품을 수집한 뒤
이들 사이의 개념적, 시각적 연결고리를 밝혀내고,
그 중 중요한 내용을 이 책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독자들은 빈센트가 살았던 시대의 문화적 맥락을 거닐면서
그의 작품을 이루는 배경에 몇 가지 중요한 측면이 숨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 : 마리엘라 구쪼니
여성 독립 학자이자 큐레이터.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살고 있다.
여러 해 동안 빈센트 반 고흐가 읽고 사랑한 책의 판본들을 수집하며,
그가 우리에게 남긴 예술세계를 서지학적 관점에서 연구하고 있다.
저서는 『반 고흐: 무한의 거울(Van Gogh: L’infinito specchio)』(Mimesis, 2014) 등이 있다
역자 : 김한영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오랫동안 번역에 종사하며 문학과 예술의 곁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적인 역서로는 『미를 욕보이다』, 『무엇이 예술인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빈 서판』, 『아이작 뉴턴』, 『건축의 경험』,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등이 있다. 제45회 백상출판문화상 번역부문을 수상했다.
목차
서문
1장 설교자에서 화가
2장 예술과 인생
3장 농민 화가
4장 빛의 도시
5장 프로방스에서
6장 빈센트와 책 읽는 사람
7장 시대를 넘어선 독서가, 빈센트
책과 함께한 삶: 간추린 연대
책 속으로
만일 우리가 빈센트의 복잡한 삶을 하나로 묶어주는 요소를 찾는다면,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책일 것이다.
독서에 대한 사랑은 죽는 날까지 그와 함께했다.
변화 많은 삶의 시기에 따라 그의 페르소나 - 미술상, 설교자, 화가 - 가 달라지긴 했으나
그의 사랑을 이끈 것은 언제 어디서나 배우고, 이해하고, 논의하고,
최종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나름의 방법을 찾고자 하는 지칠 줄 모르는 욕구였다.
-11쪽
빈센트는 꼬박 1년 동안 이 책들을 열심히 읽었다.
그가 선택한 책들은 공통된 주제를 갖고 있어 그의 사고 전환을 반영한다.
빈센트는 개인적으로 미래가 불투명하고
기성 ‘종교 제도’의 ‘편견과 인습’을 철저히 거부한 시기에
믿음직하게 기댈 수 있는 ‘현시대의 복음’을 찾고 있었다[155].
미슐레와 위고로 대표되는 낭만주의 작가들은
종교 제도와 사회 제도가 부과한 구속에서 개인을 자유롭게 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은 열정의 권리, 행복의 권리를 찬양했고,
천재성의 발현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어떤 것이라도 가차없이 비난했다.
빈센트가 새로운 도덕적 기틀을 다져 용감하게 재탄생할 수 있었던 건 그들 덕분이었다.
-30쪽
빈센트는 졸라와 자신의 세계관이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걸 알았다.
두 사람 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가혹한 현실이나
그 속에 사는 인물들을 보기 좋게 꾸미거나 이상화하지 않았다.
바로 그런 현실이 두 사람의 작품에 중심을 이뤘다.
1883년 7월 빈센트는 졸라가 예술에 관해서 쓴 에세이, 《예술의 순간》을 읽었다.
《예술의 순간》은 문학적 · 예술적 삶에 관한 졸라의 중요한 저작, 《나의 증오(Mes haines)》에 들어 있는 글이다.
이 책에서 졸라는 ‘사실주의적’이란 단어를 뛰어넘어
예술적 창조성의 중요한 일면에 대해 숙고했다.
-62쪽
이 철학을 보여주는 최초의 뚜렷한 사례는 〈성경이 있는 정물(Still Life with Bible)〉이다. 캔버스는 ‘레몬 옐로 색이 추가되어’ 광채가 난다[537]. 레몬 옐로 색이 칠해진 책은 에밀 졸라의 《생의 기쁨》으로, 이로써 빈센트의 전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소설이 색을 입고 등장했다. 이 제목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그건 즐거운 소설이 아니라 정반대로 졸라의 비관적인 작품에 속하기 때문이다. 빈센트는 예술이 힘든 현실의 삶에서 어떻게 영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졸라의 방식에 완벽히 공감했으며, 이 프랑스 소설가야말로 근대인에게 삶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진정한 대가라고 생각했다. -86쪽
그해 가을에 빈센트는 위에서 언급한 종류의 소설책들을 쌓아놓고 유화 두 점을 그렸다.
책은 테이블 위에 흩어져 있고, 제목은 읽을 수 없다.
두 번째 그림이 앞서 그린 습작보다 더 크고, 더 세밀하다.
책들은 소프트 커버에, 당시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책이 그렇듯 다수가 노란색 계열이며,
조르주 샤르팡티에가 출판한 것이 대부분이다.
전경에 펼쳐진 책이 있고 오른쪽에 파란색 표지의... 책이 있어서 대비를 이룬다.
그 책은 ‘모파상의 걸작’인 《벨아미(Bel-Ami)》거나,
어쩌면 ‘지금 막 읽은’ 《몽토리올》일지 모른다.11 -108쪽
프로방스에서 빈센트의 손을 잡은 길동무는 보다 덜 진지한 책,
파리에서 읽은 것보다 더 재미있고 유쾌한 책이었다.
빈센트는 도데의 《타라스콩의 타르타랭》과
그 뒤에 나온 《알프스의 타르타랭(Tartarin sur les Alpes)》의 넉살좋은 주인공에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표지 삽화부터 희극적인 내용을 암시한다.
시골뜨기 주인공이 허풍을 치고 다니다가 난처한 상황에 빠진다.
도데의 풍자소설은 프랑스 남부 사람, 특히 타라스콩 토박이를 희화화했기 때문에
빈센트는 눈길 닿는 모든 곳에서 그런 희화적인 인물
- ‘순수한 도미에’를 생각나게 하는 인물-을 보았다[695].
-122쪽
가족의 편지를 보면,
그들이 저녁마다 한자리에 모여서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습관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족들은 성경에서부터 시와 동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작품을 읽었을 뿐만 아니라,
서로 공유하고 싶은 편지도 큰 소리 읽었다.
그렇게 친밀하게 시간을 보낸 탓에 가족의 유대가 아주 단단했다.
1874년에 아버지 테오도루스는 테오에게 이렇게 썼다.
‘우린 저녁에 자주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
지금은 불워의 《케넬름 칠링리Kenelm Chillingly)》를 읽고 있어. 아름다운 문장이 아주 많구나.’
-147쪽
심지어 가장 혼란스런 몇 달 동안, 주변의 모든 환자가 ‘책 한 권 없고,
기분을 전환할 아무것도 없이’ 식물처럼 ‘지독한 나태함’에 빠져 있을 때도,
빈센트는 삶의 오랜 신조를 단단히 붙잡고 있었다.
‘공부하지 않으면,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길을 잃는다’.
그는 다른 환자들을 괴롭히는 ‘역병’과도 같은 ‘나태함’에 ‘저항하는 것이 그의 의무’라고 믿었다.
-186쪽
출판사서평
“내게는 책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열정이 있다.”
빈센트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열정’일 것이다.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도 "나는 책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라고 썼듯이.......
그는 네덜란드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4개 국어를 사용했는데
같은 책을 각각 다른 언어로 되풀이해서 읽으며 여러 구절을 외우고 필사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빈센트가 무엇을 읽고 썼으며,
독서에 대한 열정이 그의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목하면서
그의 삶과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살핀다.
“책과 현실과 예술은 나에게 같은 것이다.”
빈센트는 동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자신이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열정적으로 언급했는데,
이들 편지 속에서만 이백 명 넘는 작가를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들 가운데 그가 특히 좋아했던
찰스 디킨스,
에밀 졸라,
빅토르 위고,
쥘 미슐레,
피에르 로티,
해리엇 비처 스토,
토마스 아 켐피스,
오노레 드 발자크 등
위대한 작가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이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빈센트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인생의 경로를 과감히 바꾸어 화가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우린 저녁에 자주 소리내어 책을 읽는다”
빈센트는 동생 테오를 포함해 가족들과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편지들은 빈센트가 자신의 인생과 예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빈센트의 독서습관도 가족들이 저녁마다 한자리에 모여 큰 소리로 책을 읽는 시간을 통해 어려서부터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겐 그의 불운과 광기 어린 천재성이 트레이드마크처럼 강하게 각인되어 가족들과 유대가 단단했던 그의 평범한 모습은 가려져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노력하며 삶의 가치를 ‘진실과 아름다움’에 두고 이를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밀고 나간 한 인간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작가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예술가를 찾는다”
책은 빈센트의 성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그에게 책은 믿을만한 길동무이자 가르침을 주는 스승이었고 소울메이트였다.
그는 예술 간의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좋아하는 작가들과 세대를 초월하는 대화를 나누고,
예술적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다.
그는 또한 책을 쓴 작가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여동생에게 쓴 편지에도 ‘나는 책을 읽을 때 그 안에서 책을 만든 예술가를 찾는다’고 했다.
이런 독서 경험을 통해 빈센트는 책 속에서 회화적 이미지를 포착하고
그 느낌을 내면화한 뒤 자신만의 그림으로 표현해냈다.
이 책은 당대의 문학과 회화를 자신의 방식으로 통합한 빈센트의 독특한 면모를
풍부한 시각자료를 통해 보여주는 연구서이다.
고흐의 독서수준이 매우 높군요.
책 제목을 모두 옮겨적어야 하는데 제가 몸이 성칠 않아서 못 적습니다.
아쉽네요. 꼭 옮겨적어야만 할 내용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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