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유화반 종강을 앞두고,
오늘은 그림 그리지 말고 자기작품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저는 이 그림을 선택했습죠.
"10년 전쯤에 발칸반도 여행을 함께 하셨던 분이십니다.
아저씨가 73세인가 74세인가고 아주머니가 일곱 살 아래라죠.
여행을 많이 다니신 분들이더군요.
저 나이에 여행사 상품가격을 일일이 비교해서 오셨다니깐.
패키지 상품으론 세계 곳곳 다 가보셨대요.
서울 강남구 사신다는데,
벌써 노인정엘 나가신답니다. 그 동네 분위기가......
이제 여행 마치고 다시 노인정엘 나가게 되면,
해외여행을 못하고 온 사람은 왕따 취급당한대요. 대화에 껴들지를 못하니까.
그래서 헐수없이 온 거라고. ㅋㅎ
다른 일행하고 대화 나누거나 참견하는 바가 없으셨고,
내외간조차도 별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렇다고 경치를 골몰히 보는 것도 아니시고,
가이드 설명을 귀담아 듣는 것도 아니고,
홀로 사색하며 글을 읽고 쓰는 사람 같지도 않고,
그야말로 묵묵히 날짜 가기만을...... ,,
저 사진은, 차창밖 풍경을 찍는 척하며 슬쩍 도찰한 것입죠.
'작품이 되겠다' 싶은 예감으로.....
십여 년 후의 내 모습일 듯도 하고. ^__^
암튼 그림이 잘 나왔습니다. 사진 실물과 똑같이 그렸습니다.
각설하고요, 근데 이 그림을 보시면서 뭔가 떠오르는 음악은 없으십니까?
??????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가 없을까',
칸딘스키처럼 음표나 악기를 그려 넣지 않더라도,
말하자면 음악기호 등으로 감상자에게 연상작용을 강요하지 않더라도,,
"야, 이 그림에선 뭔가 음악이 들리는 것 같지 않눼?,
그으래, 나도 첨 본 순간부터 그 생각을 했어!"
저는 오래 전부터 이 생각을 했어요.
'詩와 繪畵는 그리는 세계가 일맥상통한다' 에는 금방 이해 되시죠? 동의도 하시죠?
그런데 음악과는 좀 거리를 두는 게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는, 음악에선 미술을 못 느껴도
미술에선 음악을 느낍니다.
(저는 그림 그릴 때도 항상 음악을 틀어놓고 그립니다.)
다시 각설하고,,
"자, 이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니깐,, 제가 뭔 생각을 하며 그렸을지 느낌이 옵니까?
그림을 처음 볼 때와 느낌이 달라지든가요?"
제 얘기는 그러니까,,
굳이 음악을 안 들려줘도 그림을 보면서 음악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 그리고 꼭 그런 경지에 도달하겠다는 것.
.
.
자, 블친 여러분도
아래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다시 한번 봐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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