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35년에 또 큰 화재로 중창불사를 일으키는데, 그것이 선암사 5차 중창이었다고 한다. 선암사가 산은 강하고 물이 약한 산강수약의 지형이어서 화재가 빈번히 일어난다며, 조계산을 청량산이라고 겸하게 부르게 하고 절 이름도 해천사(海川寺)라고 바꾸었다. 그래서 선암사 일주문 '조계산 선암사'라는 현판 안쪽에는 전서로 쓴 '古 청량산 해천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만세루에 걸려 있는 '육조고사'라는 현판은 선종의 6조인 혜능대사를 모신 오래된 절이라는 뜻으로
글씨가 아주 멋스럽고 힘찬 필치로 쓰여 있다. (※ '견조고사'가 아님.)
우리나라의 山寺는 그 위치와 건물구조에 따라 대략 네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첫째는 강진 무위사처럼 소박한 절집이다. 둘째는 부안 내소사처럼 규모가 화려한 절이다. 셋째는 구례 화엄사처럼 궁궐 같은 장엄한 절이다. 넷째는 영주 부석사처럼 장대한 파노라마의 전망을 가진 절이다.
그러나 선암사는 이도저도 아닌 마치 묵은 동네 같은 절이다. 오늘날에는 25채에 이르고 한국전쟁 전에는 50채나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건물 규모도 일정하지 않고, 건물이 앉은 레벨도 일정하지 않아 올라가는 계단도 각기 다른 모습인데, 곳곳에 담을 둘러 공간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연륜 있는 양반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전문적으로 말해 선암사의 평면에는 중심축이 보이지 않는다.
선암사는 불조심을 위해 절마당에 석등을 세우지 읺았다.
한때는 쌍등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석등을 없애 옛 모습으로돌아왔다.
대웅전 옆 심검당은 본래 요사채의 부엌으로 쓰인 건물이다.
이 부엌 위쪽에 설치된 환기 구멍에는 물 水자와 바다 海자를 새겨 불조심을 강조하고 있다.
묵은 동네 같은 절
선암사 경내에 들어와서는 대웅전 앞마당부터 시작해 경내를 두루 산보하듯 걸어다녔다. 대웅전 뒤로 돌아 돌축대를 올라 정원처럼 가꾼 빈터에서 매화나무 벚나무 철쭉나무 老木 사이를 지나 팔상전과 불조전을 둘러보고, 처마 밑 길을 통해 다시 돌계단을 올라 원통전과 노전 앞을 지났다.
스님의 허락을 받아 달마전 안채로 들어가 4단 석조를 보고 돌아 내려오면서 무우전 툇마루에 앉으니 (......) 무우전(無憂殿) 툇마루에서 무덤덤한 산등성이 느리게 뻗어나가는 조계산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듬직하고 차분한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조계산의 이런 모습을 六堂은 "천지변화를 통으로 잡아 수제빗국으로 끓여내는 것 같은 장관"이라고 했다.
이렇게 티나는 글자도 복사본을?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정호승,「선암사」-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비1999)
종정집이라고 돼 있는데, 여기가 그 무우전(無憂殿) 같습니다.
(※출입금지임.)
선암사 공간 구조에서 무우전(無憂殿)은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화재로 여러차례 중수하면서 위치가 달라졌지만 본래는 여기가 대웅전 자리였다고 한다.
무우전(無憂殿) 툇마루에서 무덤덤한 산등성이 느리게 뻗어나가는 조계산의 모습을 보면 그렇게 듬직하고 차분한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조계산의 이런 모습을 六堂은 "천지변화를 통으로 잡아 수제빗국으로 끓여내는 것 같은 장관"이라고 했다.
선암사에서 가장 그윽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곳은 무우전이다. 그리고 뒤편 역시 아늑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달마전 뒤편에는 石函 네 개를 연이어 놓은 4단 석조가 있다. 커다란 석조가 아니라 네 개를 연이은 물확의 멋스러움이 선암사의 자연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저 ‘동부도’ ‘북부도’ 라는 집들은 차(茶)와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지금 이곳이 최초로 차를 재배했던 땅이랍지요.
이길로 가면 주차장 가는 길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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