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난 여행 같은 그림들

2017. 8. 21. 19:15미술/미술 이야기 (책)

 

 

 

 

여행자의 미술관 2016.10.25

 

 

 

 

길 위를 떠돌며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가 모여 탄생한 미술관!

여행작가 박준은 여권에 300개가 넘는 스탬프가 찍혀 있지만, 여전히 다른 세상이 궁금해 세계를 떠돌아다닌다.『여행자의 미술관』은 저자의 여행 가방에 고이 담겨 있던 그림의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미술관을 열어놓은 것이다.

세상이 궁금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 그들은 역시 우리와 같이 한 시대를 살았다. 저자는 독자들이 이러한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 그림 속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색다른 미술관을 열었다. 이 책은 작품에 대한 ‘앎’을 과시하지 않는 대신, 작품에 ‘나’를 온전히 투사하는 저자만의 감상법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화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모습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행자에게 미술관은 단순히 ‘미술관’이라는 이름 안에만 갇혀 있지 않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뉴욕 현대 미술관 등 초대형 미술관뿐만 아니라, 파리의 작은 카페, 섬마을의 작은 목욕탕,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의 주요소 등 저자가 떠돌아다닌 길 위의 모든 곳이 미술관이다. 미술관과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예술작품은 저자에게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는지 가르쳐 주었다. 저자가 길 위를 떠돌며 만난 그림과 삶의 이야기들을 들여다보자.

 

 

 

 

 

 

저자 박준

저서(총 10권)
박준  대학에서는 법학을, 대학원에서는 영화를 공부하고 몇몇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하였다. 94년부터 전 세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여권에 3백 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었다. 뉴욕의 다양한 미술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뉴욕 미술의 힘-다양성(2003)과 EBS의 제작지원을 받은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2005)를 만들었으며,에 대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On the Road』는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방콕의 ‘카오산 로드(Khaosan Road)’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자 책이다. 이곳에서 전 세계를 여행 중인 장기배낭여행자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다. 박준은 카오산 로드에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이상을 여행하고 있는 배낭여행자들을 만나 그들의 흥미진진한 여행이야기를 들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마리화나나 피우며 실업연금으로 생활했다는 독일인 요나스, 회사를 그만두고 아시아를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여행하며 명상과 마사지, 요가를 배우고 있는 독일인 안야, 운영하던 제과점을 정리하고 3개월간 인도와 네팔, 동남아로 결혼 30주년 배낭여행을 떠난 김선우 서명희 부부, 쉽게쉽게 시집가는 것 대신 긴 여행을 선택한 윤지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서 학교를 자퇴하고 인도로 간 여고생 이산하, 매일매일 머리를 감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상이 지겨워 세계여행을 떠난 심재동 커플 등 『On the Road』는 카오산 로드의 매혹적인 풍경과 함께 이들의 다양한 여행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달되는 작품이었다.『On the Road』의 후속작『언제나 써바이 써바이』에서는 박준이 만난 사람들은 타인의 삶 속에 더 깊이 들어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고 있는 이들이다. 수십 년 다닌 직장에서 명퇴하고 나서 그 길을 알게 된 사람, 20대에 이미 그 길 위에 선 사람, 삶의 무게를 조금씩 실감하기 시작한 30대와 40대에 길을 나선 사람, 우리는 그들은 봉사자라 부르지만 그들은 그저 몸과 마음으로 삶을 즐...

 

 

 

 

 

프롤로그

_ 그림을 보는 순간은 여행과 닮았다


1장. 미술관에서 꾼 꿈


낡은 구두 ─ 고흐
절반의 방, 절반의 인생 ─오노 요코

 

 

 

수십 개의 물병이 선반에 일렬로 놓여 있다.

이게 뭐람? 물병마다 이름표를 붙여놓았는데 헤르만 헤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하는 식이다.

이름은 달라도 모양은 똑같다.

오노 요코는 여기에 <물의 이야기>란 제목을 붙이고 이렇게 썼다.

 

 

당신은 물이예요.

나도 물이예요.

우리 모두는 다른 물병에 담겨 있어요.

언젠가 우리 모두는 증받되어 버릴 거예요.

하지만 증발되어 버린 후에도

아마 물병을 가르키며 말하겠죠.

저게 나야. 저거.

우리는 늘 물병을 걱정하죠.

 

 

 

 

 

 

<절반의 방>에선 제목처럼 하얀 방 안의 모든 물건이 절반으로 잘렸다.

서랍장도, 의자도, 주전자도, 쓰레기통도, 그리고 여행가방도 전부 반쪽뿐이다.

온전한 건 하나도 없다. 나머지 절반은 어디 있을까?

오노 요코가 대답한다.

 

"우리 모두는 반쪽이에요. 어차비 불완전한 인생, 남은 반쪽은 당신이 채워야 해요."

 

 

난, 오노 요코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했는데, 꽤 괜찮은 사람이구만.

 

 


비행 ─ (파리 시립미술관)
자화상 ─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기괴한 여자들 ─ (미 컬렉티스 룸 베를린)
맨해튼의 기억 ─ (뉴욕, 현대미술관 MoMA)

텔아비브 남쪽에서 온 소년 ─ (예루살렘, 이스라엘 박물관)
총, 구름, 안락의자, 말 ─ (뉴욕, 현대미술관 MoMA)
그림에 부는 바람 ─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슬픔 ─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
캘리포니아에서 첨벙! ─ (런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데이비드 호크니
푸른 지구의 하늘 ─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꿈에서 본 풍경
고독
자살
집시 여인
고독한 주유소
구름 사이즈를 재는 남자
아비뇽의 여자들
생일카드
초록색 상자
달의 여행
깨진 달걀
여행자의 꿈
자유
땅으로 내려온 하늘
세상의 근원
인도의 세 소녀
굿 나잇 말레이시안
영웅적이고 숭고한 인간
꽃을 든 여인
그립지만 쓸쓸한
잠자리 헬기
바다의 조각
눈먼 사람
빛의 조각
여행과 기억
태양과 지구
슈프레강의 세 거인
맙소사
그림인가, 아닌가
그녀의 침대
빨간 방
내 곁에 있어 줘


2장. 미술관에서 만난 사람


그때 그녀가 생각 날 것이다
마르타의 초상화
런던의 방
사막의 새 ─ (호찌민 현대 미술관)
동방의 신랑 ─ (런던,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
여행하는 그림
흡혈귀 또는 사랑
그녀의 일기장
모로코의 테라스
페르라세즈 묘지에서 만난 남자
하얀 풍선
피렌체의 님프
여배우의 초상화
깡통과 예술
에밀리에의 키스
미라 신부
몽상가
존재하지 않는 향기
스캔들
붓꽃 한 다발
차라리 빠져 죽겠어!
지옥의 문 한가운데에는



3장. 길 위의 미술관


늪가의 유토피아
루브르
로키로 오세요
홀로 존재하는 시간
헝그리 라이언
우키요에 속 후지산을 찾아 ─ (시즈오카, 사타 고갯길)
파리의 청춘
미술관과 카지노
소설 같은 수영장 ─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빨간색 폭탄과 사과 깡탱이
아프리카의 빛
모네의 정원, 모네의 방 ─ (나오시마, 지추 미술관)

 

모네는 자기가 '본' 걸 그렸다기보다 자기가 봤다고 '느낀' 걸 그렸다.

 


파도가 조용히 끊임없이
카페 셀렉트
아오모리의 개

 

 

 

 


베를린의 냄새 ─ (베를린 그래페 거리)

 

 

베를린 그래피티는 다양하고 거대하다. 아주 집요하게 건물 외벽을 다 채웠다. 통일 이후 방치되어 있는 동독의 건물들은 그래피티와 잘 어울렸다. 그래피티는 엽서로 만들어져 관광객들에게 날개 돋친듯 팔려나갔다.

 

 


나가사키의 밤
연 날리는 아이들
함부르거 중앙역 미술관
아이러브유 목욕탕
치명적 사랑
기모노를 입은 벨기에 소녀 ─ (구라시키, 오하라 미술관)

 

 

 

아담한 수로에 쪽배가 오간다. 수로 주변의 건물은 옛 일본 정취를 물씬 풍긴다. 교토와 비슷하지만 소박하다. 인구 47만의 작은 도시에 어울리지 않게 세계적 수준의 미술관이다. 일본 최초의 사립 서양 미술관인 오하라 미술관은  사업가 '오하라 마사부로'가 1930년에 설립했다.

호하라 마사부로는 절친한 벗이자 화가인 고지마 토라지로를 세 차례에 걸쳐 유럽에 보내 공부하도록 도와주었고, 모네와 같은 화가를 직접 만나 그림을 구입하게 했다. 토라지로는 모네 말고도 엘 그레코, 고갱, 마티스 등의 작품 뿐 아니라 중국, 이집트, 중동 미술품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오하라 마사부로는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미술품을 사들인 것이 아니다. 그는 미술품을 통해 동서양 문화의 원류를 찾고자 했다. 세월이 흐르며 오하라 미술관은 앤디 워홀이나 리히텐슈타인의 작품 같은 현대미술품도 수집한다. 사립미술관이지만 컬렉션은 가히 세계적 수준이다.

 

 


러시아 남자, 파리 여자
저마다의 길
파리의 구슬 판타지
바닷가의 땡땡이 호박 ─ (나오시마, 미야노우라 항구) 야요이 쿠사마, 호박
제철소의 누드 사진
신이 비를 만드는 순간
섹시하지만 가난하지 않은 ─ 베를린

 

 

 

통독 후 26년의 세월이 흘렀다. 현재 베를린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여겨질 만큼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베를린은 어떻게 차가운 이미지를 벗고 창의적인 도시가 되었을까? 에술가들 때문이다. 런던과 파리의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한 에술가들이 통독후 舊동독지역으로 하나 둘 모여들었고, 1970-80년대 뉴욕 소호에서 그랬던 것처럼 건물이나 공장 등의 버려진 공간을 작업실, 스튜디오, 갤러리로 변화시켜 나갔다. 언젠가부터 베를린은 뉴욕과 런던을 이을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여겨지고 있다.

베를린은 코스모폴리탄 시티다. 중국, 터키, 베트남, 캐나다, 스위스, 이스라엘, 폴란드, 스페인, 타지키스탄, 러시아, 일본 이민자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페루에서 온 이민자들이 함께 산다. 자연히 베를린은 다국적인 문화의 도시가 됐다. 각양각색의 문화가 어우러지면서 매혹적인 공기를 풀풀 뿜어낸다.

베를린에는 현재 3500명 정도의 성소수자 난민이 있다고 한다. 복잡한 난민 문제 속에서도 성소수자를 위한 보호시설을 만들고,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이민자, 난민의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곳이 바로 베를린이다. 베를린 시는 외국 예술가들에게 무상 의료보험 혜택을 주었다.

 

 

 

적공장 호텔
삿포로의 피라미드 ─ (모에레누마 공원)
식물학자 예술가 ─ 가나자와, 21세기 ALTNFRHKS
파리에서의 하룻밤 ─ (파리, 산 레지스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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