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5. 13:42ㆍ여행/이태리
1.
베키오 궁전 Palazzo Vecchio
- 피렌체의 시청사 -
1332년 완공된 베키오 궁전은 현재 시청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입구에는 피렌체 공화국의 문장을 지닌 사자상이 놓여 있다. 건물 중앙에 있는 탑은 높이 94m로 1298년 착공한 후 16세기에 들어서 완성된 것이다. 궁전 안뜰에는 베로키오가 만든 〈돌고래를 안은 천사〉 작품이 있고, 궁전 내부는 2, 3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500인의 방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승리〉 상을 만날 수 있고, 백합의 방에는 도나텔로의 〈유디스와 홀로페르네스〉 작품이 있다.
시뇨리아 광장
피렌체의 가장 중심이 되는 시뇨리아 광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피렌체 정치의 중심이 되는 광장이다. 공화정 시대에 피렌체 시민들은 이 광장에 모여 토론을 하고, 거수 투표도 하면서 공공 모임에 참여하였다. 광장 중앙에는 ‘넵튠의 분수’가 있고, 분수 옆에는 지암볼로냐가 만든 코시모 1세 대공의 동상이 있다. 이 동상의 주인인 코시모 1세는 토스카나 지역을 통치하던 인물이다. 분수 근처에 청동으로 된 둥근 바닥돌이 깔려 있는 곳은 사보나롤라가 화형에 처해진 장소다. 사보나롤라는 도미니크회의 수도자이며, 종교 개혁에 앞장섰기 때문에 반감을 사서 다른 도미니크회 성직자 2명과 함께 화형에 처해졌다. 베키오 궁전 앞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의 복제품이 세워져 있다. 원래 이곳에 있던 원본은 현재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2. 우피치 미술관
우피치 박물관은 세계 최고의 르네상스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으며 1584년도에 건설되었다. 이 갤러리 안에는 르네상스 시기의 그림과 조각들이 가득하다. 이때부터 메디치 가문에서는 미술품들을 사 모았고 1737년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3층은 회화, 2층은 소묘와 판화, 1층에는 고문서가 있다.
우피치(Uffizi) 미술관이라는 어원은 이곳이 피렌체 시정부의 사무실(office)로 쓰였기 때문이다. 이 우피치 미술관은 여러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안전하게 보존될 수가 있었다. 안나 마리아 루도비코라는 메디치 가의 상속녀가 이 우피치 미술관을 피렌체 정부에 기증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피렌체의 잦은 홍수에도 이 우피치는 2층과 3층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작품들이 잘 보존되었다. 또한 2차 세계 대전의 혼란 속에서도 천운으로 바로 이 우피치 미술관과 인접한 베키오 다리만큼은 폭격을 당하지 않았다.
1560년에 바자리가 건축하였으며 완성은 20년 후에 이루어진다. 입구는 3층부터이며 총 45개의 방이 있으며 2500점의 작품이 있다. 따라서 감상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들어가기 전 어떤 작품을 봐야지 하는 계산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우피치 앞에는 항상 거리의 악사, 싸구려 모조 그림을 파는 동구권 사람들, 중국인들이 많다. 우피치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ㄷ 자 모양의 건물이다. 외벽에 주요한 토스카나 출신 인물들의 조각들이 있으니 절대 놓치지 말 것.
가격 6.50유로(전시회가 있을 때 보통 11유로)
전화 예약이 인터넷 예약보다 싸다.(예약비 4유로)
※ 요금은 성수기, 비성수기, 특별전, 일반전, 시간과 요일에 따라 다르다.
예약을 못 했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최소한 7시 이전에는 가야 한다.
오후 3시나 4시경에는 줄이 많이 줄어드니까 피렌체 관광을 마치고 마지막에 우피치에 오는 방법도 있다.
오후 3시 정도부터는 많이 기다리지 않아도 되지만 여름 성수기일 때 우피치의 줄은 베키오 다리까지 갈 때도 있다.
기다리고 있으면 전광판에 다른 미술관의 사정을 알려 준다. 입구는 3층에 있다.
우피치 미술관 관람하기
어떻게 우피치 박물관을 볼 것인가를 알아 보자.
총 2500여 점의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다 볼 수는 없다. 우선 우피치 박물관은 어떤 모습으로 되어 있을까?
* 관람 포인트
ㄷ 자 모양의 복도를 다니면서 방마다 들어가게 된다. 총 45개의 방이 있다.
모든 방을 다 봐야지 욕심을 내지 말고 어떤 방에 들어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
3층 도면
Ⓗ 베키오 궁전
Ⓐ Ⓑ 복도로 나와 관람 시작
Ⓕ 아래로 내려와 밖으로 나갈 수 있다.
Ⓖ 야외 간이 매점
※ 특별전이 있을 경우 작품의 위치가 변경되기도 한다.
지오토의 〈장엄한 성모〉
원근법이 초기적이지만 발달하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인물을 크게, 부수 인물을 작게 그리는 것에서 원근법의 초창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우첼로의 〈산 로마노의 전투〉
1400년대 본격적인 회화의 발전, 즉 공간감의 확대와 원근법의 적용을 확인할 수 있다. 르네상스 초기의 모습이며 원근법의 제대로 된 적용과 구도의 안정성이 이루어졌다.
〉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우르비노의 초상화〉
1460년대 화풍으로 당시 초상화가 옆모습을 그리는 것이 유행이었다. 정확한 배경 묘사와 인물의 사실적 묘사가 발전한다. 여기서 우르비노 공작은 얼굴에 핏기가 있는데 옆의 아내는 얼굴이 분을 칠한 듯 하얗다. 그의 아내가 죽고 난 뒤에 시신을 보고 그렸기 때문이다.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프리마베라는 이탈리아어로 ‘봄’을 뜻한다. 1478년도 작품으로 중앙에 있는 여인이 비너스다. 비너스 위에 아기 천사가 있고 바로 오른쪽에 꽃으로 둘러싸여 있는 여인은 꽃의 여신인 플로라이다. 그리고 바로 오른쪽에 꽃의 여신을 따라다니는 요정을 감싸고 있는 험악한 얼굴은 서쪽 바람의 신인 제퓌로스다. 이 그림에서는 남자가 한 명 등장하는데 바로 왼쪽의 헤르메스이다. 헤르메스는 봄에 꽃이 피는데 방해가 되는 구름이 오는 것을 손으로 제지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1484년에 만들어진 보티첼리 최고의 명작이다. 비너스가 조개를 타고 키티라 섬에 도착한다. 그림의 왼쪽에서 바람을 부는 인물이 위에서 보았던 〈프리마베라〉에서도 바람을 불던 서풍의 신 제퓌로스이고 그 옆은 미풍의 신 아우라이다. 이들이 바람을 불어 비너스가 탄 조개를 해안으로 보내자 계절의 여신이 옷을 들고 그녀에게 입히려 한다. 이 그림이 바로 최초의 본격적인 누드화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은 이후 서구 회화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주었고 특히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비너스의 얼굴은 후일 성모 마리아 얼굴의 원형이 될 정도로 많은 화가들이 모방하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수태고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이 그림을 그리던 당시는 약 23세 정도의 나이였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명 화가의 반열에 들어갈 만큼의 정확한 묘사와 원근법, 구도, 그리고 섬세한 표현은 스승인 베로키오와 주변 사람들의 입을 다물게 해 버렸고 실제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이라고 믿지 않기도 하였다. 이 그림은 당시로서는 일반적인 화풍을 뛰어 넘고 있는데 우선은 배경이 그러하며 인물의 표정, 그리고 옷의 주름과 정밀한 손가락의 모습 등이 당시의 일반 화가에게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예수의 세례〉
스승인 베로키오와 같이 그린 것이다. 뒷배경의 기하학적이고 수학적 계산에 의한 계단의 모습에서부터 역동적인 말의 움직임을 보면 그의 그림이 상당히 과학적임을 알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림이면 그림, 설계면 설계, 발명이면 발명, 도대체 그는 누구일까? 그는 과학자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젊은 시절에 베로키오로부터 미술을 배웠는데 베로키오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가르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흔히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미켈란젤로나 라파엘로처럼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아서 이 사람이 도대체 왜 그렇게 주요한 인물인가 모를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모든 조각과 그림의 기초가 되는 인체 근육의 모양이라든가, 인체의 특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였고 또한 그림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구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했다. 그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전 세계의 예술 경향과 단절하고 르네상스의 기초를 세웠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를 르네상스 제1의 천재라고 부른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연구했던 인체해부학 노트
미켈란젤로의 〈똔도 도니, 성 가족〉
1504년 둥근 원 안에 그린 그림이다. 우선 ‘똔도’라는 말은 ‘둥글다’는 뜻인데, 이는 장식용으로 사용되던 은제품이나 동제품의 원형 쟁반을 뜻한다. 그리고, ‘도니’라는 말은 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의 이름이다. 이 그림은 현재 남아 있는 미켈란젤로의 유일한 유화이다. 이 그림에서 1508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스티나 예배당의 천장화와 유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다.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
티치아노(1488~1576)는 베네치아 화풍의 대표적인 화가이다. 이 작품은 1538년에 만든 작품으로 상당히 자극적이다. 그림 속 여인은 고급 창부라는 말에서 일반 부인이라는 말까지 있으나 누구인지는 모른다. 티치아노는 당시 최고의 화가였으며 최고의 초상화가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베네치아 화파의 대표화가답게 색채 감각이 탁월해서 그의 작품은 로마와 피렌체 중심의 이탈리아보다 서유럽쪽으로 더 알려져 있다. 나중에 마네와 같은 작가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카라바조의 〈메두사〉
1590년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원형의 판넬에 그린 그림으로 카라바조 특유의 사실성이 극적으로 잘 나타난다. 뱀과 사람 표정의 사실성, 그리고 과감한 명암의 색채 대비는 카라바조를 기존의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와구별되게 한다.
카라바조의 〈바쿠스〉
1596년 작품으로 카라바조의 천재성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유리병에 담긴 포도주의 모습, 그리고 유리병 사이로 투영되는 배경의 굴절, 바쿠스가 기대고 있는 천과 쿠션의 모습, 잔을 들고 있는 손의 새끼 손가락, 대단히 비사실적이지만 너무도 사실적으로 그린 바쿠스의 머리 장식 등을 보면 그가 색채와 명암에 대하여 기존의 화가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바쿠스의 얼굴과 몸을 분리해서 보면 몸은 건장한 남성이지만 얼굴은 남성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성도 아닌 중성적인 모습이다.
기타
3.
산타크로체 성당
1295년 아르놀포 디 캄피오가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성당으로 건축한 산타 크로체 성당은 피렌체 고딕 양식의 걸작이다. ‘산타 크로체’는 ‘성스러운 십자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 성당은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상징인 ‘타우 십자가’의 T자 형태로 건축되었다. 이 성당이 유명한 이유는 바로 성당 내에 있는 유명인들의 무덤 때문이다. 내부에는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마키아벨리, 로시니 등의 무덤이 있고 단테의 가묘가 있다. 피렌체에서 유명한 극작가인 단테는 생애 마지막에 추방을 당해서 객사했기 때문에, 시신 없이 가묘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단테는 베네치아에서 병에 걸려 라벤나에서 숨을 거두었고, 그의 묘는 현재 라벤나에 있다. 피렌체에서는 단테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라벤나에게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라벤나가 끝까지 거부하고 있어 여전히 라벤나가 묻혀 있다.
피렌체 출신인 미켈란젤로의 묘는 바사리가 만든 것으로 무덤에 장식된 인물들은 각각 회화와 조각, 건축을 상징하고 있다. 무덤 이외에도 이 성당 내에는 많은 예술품들이 있다. 특히 지오토와 그의 제자인 타데오 가디가 만든 14세기 프레스코화가 유명하다. 바르디 예배당에 그려진 이 프레스코화는 프란체스코 성인의 일생을 묘사한 것으로, 서양 회화 최초로 밤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성당에는 치마부에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1966년에 있었던 홍수로 크게 손상이 되었지만, 이 성당에 보관된 작품 중에서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그 밖에도 도나텔로의 〈성 수태 고지〉 등의 걸작들을 이 성당에서 만날 수 있다.
산타 크로체 성당(Basilica di Santa Croce)
Henry Holiday (1839-1904)
Dante and Beatrice
Oil on canvas, 1883
푸치니: 오페라《쟌니스키키》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희극 오페라는 대체로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상다반사를 다루면서 세태를 반영해왔습니다. 구두쇠 노총각 소재를 즐겨 다룬 초기 오페라 부파 시대부터 계속된 전통이죠. 희극 오페라의 가장 빈번한 단골 소재는 역시 결혼인데요, 부모를 비롯한 주변의 반대를 젊은 주인공들이 기지와 속임수로 극복하는 스토리가 일반적입니다. 이 기본 소재에 유산상속을 둘러싸고 벌이는 친척들 간의 싸움을 조합한 이야기가 바로 [자니 스키키 GianniSchicchi]랍니다.
평생 비극 오페라로 관객을 울렸던 자코모 푸치니(GiacomoPuccini, 1858-1924)가 말년에 시도해본 희극이어서, 베르디 최후의 희극 [팔스타프]나 바그너의 거의 유일한 희극 [뉘른베르크의 마이스터징어]와도 비교되는 작품이지요.
1918년 12월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연된 이 푸치니의 걸작은 [외투 IlTabarro], [수녀 안젤리카 SuorAngelica]와 함께 [일 트리티코 IlTrittico](3부작)로 함께 선보였습니다. 단테의 [신곡]을 바탕으로 3부작 모두가 ‘죄와 죽음’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외투]와 [수녀 안젤리카]가 처절한 비극인 것과는 달리 [자니 스키키]는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는 즐거운 희극입니다.
유산상속에 목숨 건 군상을 그린 단테의 원작
이야기의 무대는 지금으로부터 7백여 년 전인 1299년 이탈리아 피렌체.
죽음을 코앞에 둔 돈 많은 부오소 도나티의 침대를 둘러싸고 일가친척들이 다 모여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듯이 울고들 있지만,
모두의 관심은 어서 부오소 아저씨가 세상을 떠나 유산을 받게 되는 것뿐이기 때문이죠.
마침내 부오소가 숨을 거두자마자 다들 유언장을 찾느라고 야단들인데요,
온 집안을 발칵 뒤엎어 겨우 찾아낸 유언장에는 “전 재산을 수도원에 헌납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친척들은 분노와 절망에 휩싸여 망연자실이죠. 이 세상에 종말이라도 찾아온 듯한 얼굴들입니다.
유산을 상속받아 결혼하려고 5월 1일로 날짜까지 잡아둔 리누치오는 연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 라우레타! 우린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라고 절박하게 외칩니다.
부모 대신 리누치오를 청년이 될 때까지 키운 숙모 치타는 처음엔 신이 나서 “유산만 많이 받는다면
네가 악마의 딸과 결혼한대도 상관없다”고 하더니, 유산을 한 푼도 못 받게 되자 “이렇게 된 마당에,
지참금도 없는 가난한 라우레타랑 결혼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결혼을 목숨 걸고 반대합니다.
그러자 마음이 다급해진 리누치오는 친척 아이를 시켜 자신의 장인이 될 라우레타의 아버지
자니 스키키를 모셔오게 하죠. 법률에 정통해 있고 두뇌회전이 민첩한 자니 스키키가
이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해 줄 유일한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위선을 드러내는 음악
단테 알레기에리(1265-1321)의 [신곡 DivinaCommedia] 중 ‘지옥편’의 한 부분을 바탕으로 한
[자니 스키키]의 주인공 스키키는 단테가 창조한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인물입니다.
단테의 아내 젬마(Gemma)는 바로 이야기 속 부오소의 집안인 도나티 가문의 딸이었다는 군요.
돈에 대한 욕심으로 이성을 잃고 가족끼리도 서로 철천지원수가 되고 마는 사람들,
내세의 보상을 내걸고 사람들을 유혹해 부를 축적했던 세속화된 중세의 가톨릭 교회.
이들을 비판한 대본작가 조바키노 포르차노의 재치 있고 감칠맛 나는 대사가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이 [자니 스키키]입니다.
푸치니는 가슴을 파고드는 서정적인 선율로 대중적인 인기를 모은 작곡가였지만,
그런 그의 센티멘털리즘은 이 작품 [자니 스키키]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와 후반부 사랑의 이중창을 제외하면 [라보엠]이나 [나비부인]을 휘감고 있던
그 ‘마법의 멜로디’는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원래의 목소리로(convocenaturale,
또는 ‘자연스러운 목소리로’)’라는 지문대로, 등장인물들은 오케스트라 음악 위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낭송조의 대사를 들려줍니다.
한 시간 남짓한 이 단막극에서는 열댓 명이나 되는 등장인물 중 열 명 정도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위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친척들은 경우에 따라 개개인으로 움직이며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지만, 다 함께 의견의 일치를 보거나 공동의 적(스키키)에게 대항할 때는
음악적으로도 전체가 하나로 움직이는 ‘단체행동’을 보여줍니다.
리누치오의 ‘피렌체 찬가’ 중간에 갑자기 오케스트라가 박자를 전환하며
O miobabbinocaro의 모티프를 연주하고 극의 끝부분에서 다시 이 선율이 스쳐가는 것도
이 작품에서 푸치니가 추구한 음악적 통일성의 좋은 예입니다.
라우레타의 아버지이자 통쾌한 사기극을 벌이는 자니 스키키.
그러나 숙모를 비롯한 오만한 친척들은 피렌체 출신이 아닌 시골뜨기라며 스키키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스키키와 사돈을 맺는 것은 가문의 망신이라고 떠들어대죠. 하지만 리누치오는
자니 스키키가 얼마나 영리하고 물정에 밝은 사람인가를 설명하고 나서,
예술과 학문의 도시이자 번영의 상징인 피렌체를 예찬하는 노래 ‘피렌체는 꽃피는 나무 같아
Firenze e comeunalberofiorito’를 부릅니다.
이 집에 도착해 유산상속의 속사정을 알게 된 스키키는 부오소 친척들의 멸시에 분노하며
딸 라우레타의 손을 잡아끌고 나가려 합니다. 하지만 빨리 결혼하고 싶어 속이 타는
라우레타와 리누치오는 꾀 많기로 소문난 스키키에게 어서 묘안을 생각해 보라고 끈질기게 졸라댑니다.
“이런 인간들을 위해 나더러 지혜를 짜내라고? 천만에, 그러고 싶지 않아!”
이렇게 계속 거절하는 아버지 스키키에게 마침내 최후통첩을 하는 라우레타.
“아빠, 저희는 결혼반지를 사러 가기로 약속했어요. 하지만 리누치오와 결혼할 수 없다면
저는 베키오 다리로 달려가 아르노 강에 빠져 죽어버릴 거예요.
그러니 아빠,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영화에도 광고에도 자주 등장하는 라우레타의
이 유명한 아리아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O miobabbinocaro’는 이처럼 사랑에 빠진 철없는
딸이 아버지에게 애원 반 협박 반으로 매달리는 노래랍니다.
이 매혹적인 선율은 리누치오가 피렌체를 찬미할 때부터 배경에 우아하게 깔리죠.
딸을 결혼시킬 돈은 없고, 그렇다고 사랑하는 딸을 물귀신 만들 수도 없고... 잠시 고민하는 스키키.
곧 머리에 전구가 반짝 켜집니다. 부오소가 죽었다는 사실을 방안에 있는 친척들 말고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용해 사기극을 벌이기로 작정한 것이죠.
그는 친척들에게 부오소의 시신을 숨기게 하고는 그의 병상에 자기가 대신 환자로 꾸미고 눕는답니다.
성대모사의 달인이기도 한 스키키는 병세를 살피러 찾아온 의사를 부오소인 척하며
근사하게 따돌립니다. 친척들은 이제 스키키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고,
그에게 있는 대로 아부를 하면서, 스키키가 시키는 대로 새 유언장을 작성할 공증인을 불러옵니다.
그런데 공증인이 오기 전에 스키키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법률 상식을 알려 잔뜩 겁을 주죠.
“유언장을 위조한 사실이 발각될 경우, 위조범과 공범들은 모두 한쪽 손을 잘린 채
피렌체에서 영원히 추방됩니다.” 탐욕스러운 친척들은 각각 은밀히 자니 스키키에게
자기들이 상속받고 싶은 유산의 내역을 귀띔합니다.
공증인이 오자 친척들은 기대에 부풀어 스키키의 입만 쳐다봅니다.
그러나 스키키는 부오소가 남긴 현금과 자질구레한 세간살이를 친척들에게 골고루 분배한 다음,
정작 다들 군침을 삼키던 부오소의 저택과 물방앗간과 노새는
“헌신적인 친구 자니 스키키에게 상속한다”라고 선언합니다.
가장 덩어리가 큰 중요한 유산은 자기 혼자 챙긴 것이죠.
공증인이 돌아간 뒤 기가 막혀 고함을 지르며 아우성치는 부오소의 친척들에게 스키키는
유언장 위조 공범이 받게 될 끔찍한 처벌을 다시 일깨우며 그들을 집밖으로 몰아내 버립니다.
드디어 결혼할 수 있게 된 딸과 사윗감이 기쁨에 넘쳐 사랑스러운 이중창
‘나의 라우레타Laurettamia’를 부르는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스키키.
그는 관객을 향해 “부오소의 재산이 이보다
더 훌륭하게 분배될 방법이 있었겠습니까?” 라고 물으며 박수를 보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작품의 희극성은 주인공 자니 스키키가 펼치는 사기행각이 이중적이라는 데에도 있습니다.
서울에 상경해 겨우 자리 잡고 '촌뜨기' 취급받는 가난한 스키키가 ‘뼈대 있는 가문의
서울내기들’의 의뢰로 법률가인 공증인 앞에서 보란 듯이 사기극을 펼치는데,
그 사기극 자체가 ‘의뢰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자신과 딸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신분과 가문을 뽐내는 지배계층에게 평범한 주인공이 지혜로 한 방 먹임으로써
관객에게 유쾌하고 통쾌한 기분을 선사하는 작품이죠. 자니 스키키 역은 티토 곱비,
레오 누치, 알레산드로 코르벨리 등의 저음 가수가 풍자와 익살 가득한 연기로 탁월하게 표현해왔습니다.
2016.04.01. 08:23
푸치니(1858-1924)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푸치니의 유일한 코믹 오페라 ‘잔니 스키키’中에 나오는 감미로운 아리아입니다. 1918년 12월14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연되었지요. 극중에서 로레타 (Lauretta)가 아버지 지안니 스키키에게 리누치오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입니다. 감미로운 멜로디 속에는 결혼시켜 주지 않으면 물에 빠져 죽겠다는 애교 섞인 위협이 담겨 있습니다 13세기 피렌체 (Firenze)지방의 도나티라는 어느 구두쇠 부자가 죽었다. 모든 재산은 수도원에 헌납한다는 유언에 가족들은 기절초풍. 농부인 지안니 스키키 에게 아직 도나티가 죽지 않은 것처럼 목소리로 연기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의사가 사망확인을 하러 왔는데 지안니 스키키가 대신 침대에 누워 유언을 하겠으니 참관인을 부르라고 한다. 참관인들이 오는 사이에 지안니 스키키 는 가족들에게 이게 밝혀지면 모두가 손목이 잘린다고 경고를 한다. 참관인들이 오자 도나티인척 유언을 시작한다. 땅은 누구를 주고 집은 친구인 지안니 스키키에게 줘라… 가족들이 펄쩍 뛰는데, ‘손목’ ‘손목’ 소리에 다들 기가 죽어 버린다. 지안니 스키키는 이렇게 집을 차지하고 친척들을 내 보낸다. 마지막에 관객에게 이건 사랑하는 딸을 위한 사기이므로 무죄라고 말하면서 막이 내린다 딸이 아버지에게 연인인 도나티의 조카 리누치오와 결혼하겠다며 부르는 노래가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입니다.
Gianni Schicchi 쟈니 스키키는 푸치니의 3부작 오페라"Il Trittico" 중의 마지막 작품으로 "Il Trittico"는 원래는 "세 폭의 그림"이라는 뜻이다. 그의 전기에 의하면 친구들과의 대화 도중에 나온 이 말을 자기의 오페라를 위해서 빌려 썼다고 한다. 이 3부작 의 구상 - 각각 다른 특색을 가진 오페라를 하나로 묶은 것 - 은 "토스카"를 완 성할 무렵부터 했었다고 하니 상당히 오래 전부터 생각해 왔었고, 그는 이 생각 을 단테(이태리 극작가, 1265 - 1321)의 "신곡"의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에서 얻었다고 한다. 3편의 이야기는 비극적이고 베리스모적 색채가 강한 '외투', 신비하고 종교적인 '수녀 안젤리카', 그리고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가 넘치는 '자니 스키키'로 구성되어 있다. 이 세 작품들은 모두 다른 분위기와 내용을 갖고 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는 인간의 죽음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외투'에선 질투에 찬 늙은 남편이 아내의 정부를 죽임으로써 사실적이고, 비참한 죽음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수녀 안젤리카'는 그녀의 죄와 구원 사이의 정화된 죽음이 묘사되었으며, '자니 스키키'에서는 인간의 욕망에 근거한 우스꽝스럽고 신랄한 풍자가 부호의 유산 분배를 둘러싸고 펼쳐진다. 이렇듯 '3부작'의 내용은 밀도 있는 응축력이 있어 푸치니로서는 흥미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으며, 이리하여 그의 재능이 남김없이 발휘된 뛰어난 명작이 탄생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에는 가수 등, 여러가지 외적인 제약 때문에 따로따로 상연되는 일이 많다 주요 아리아
등장인물
쟈니스키키 (Gianni Schicchi) - 단 막 - 도나티의 침실이다. 도나티의 친척들은 그의 임종을 지켜 보기 위해 모두 모여 침대 곁에 둘러앉아 있다. 염불보다 젯밥이라고, 겉으로는 그의 영혼을 위하여 열심히 기도하는척 하지만 그들의 머리 속은 도나티의 유산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그때 베토가, 도나티의 전재산이 수도원에 기증되었다는 놀라운 소문에 대하여 말을 꺼낸다. 그러자 한때 주 장관을지냈던 시모네가 그의 말을 받는다. 만약 그 소문이 사실이라면, 또 도나티의 유언장이 마을 서기관에 의해 이미 문서화되었다면 모든 유산은 물거품이 된다고 소리치며 당장 유언장의 초안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친척들이 희극적인 몸 놀림으로 서로 먼저 찾으려고 다투어 법석을 떠는 바람에 집안은 엉망진창이된다. 리누치오도 "라우레타 내사랑 (Lauretta, amore mia)"이란 노래를 부르며 유언장을 찾는 일에 열중한다. 드디어 그가 금고 안에서 유언장을 찾아낸다. 그는 유언장을 집안의 최고 어른인 치타에게 넘겨주기 전에,만일 친척들이 도나티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면 자신과 라우레타와의 결혼을 승락해달라는 약속을 받아낸다. 친척들이 유언장을 읽으려고 소란한 사이에 리누치오는 라우레타와 그녀의 아버지인 쟈니스키키에게 사람을 보낸다. 시모네는 신중하게 세개의 커다란 양초에 불을밝히고 이어서 침대의 모서리에도 촛불을 켠다. 그러나 오케스트라가 엄숙한 곡을 연주함과 동시에 그들의 표정은 즐거움에서 충격적인 놀라움으로 변한다. 시모네는 분개하여 촛불들을 모두 꺼버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Dunqueeravero!)"라고 노래부른다. 친척들이 말다툼하기 시작하자, 리누치오는 그들에게 지혜로운 쟈니 스키키와 상의할 것을 제안한다. 쟈니 스키키는 피렌체의 영광에 매우 많은 공헌을 한 바 있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리누치오는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피렌체는 꽃이 활짝 핀 나무와 같도다 (Firenze e come un alber fiorito)"라는 노래를 한다. 그때 스키키와 라우레타가 도착한다. 치타가 그들을 내보내려고 하자 스키키도 언짢아 그냥 돌아선다. 라우레타는 제 아버지에게 매달리며 사랑하는 리누치오와 결혼할 수 있을 만한 방법을 찾아 달라고 조른다. 라우레타는 응석받이처럼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O mi o babbino caro)" 이라는유명한 아리아를 부른다. 그러자 스키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딸의 부탁을 수락한다. 그는 라우레타를 문밖으로 내보내고 친척들에게 도나티의 죽음이 마을에 알려졌는지를 묻는다. 그들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하인들까지도 모르고 있다고 대답한다. 스키키는 도나티의 시신을 다른 방으로 옮기고 그의 침대 위에는 다른 물건을 대신 놓으라고지시한다. 그때 의사인 스피넬로치오가 진찰차 나타나자 일동은 당황하는데, 스키키는 얼른 침대 밑으로 들어가 도나티의 목소리를 흉내낸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으며, 지금은 몹시 피로하니 나중에 왕진해 달라고 말하여 의사를 돌려보낸다. 이 속임수가 성공하자 친척들은 도나티의 새 유언장 을 작성하기 위해 서둘러 공증인에게 사람을 보낸다. 그들은 차례로 돌아가며 스키키에게 자신들이 분배받기를 바라는 유산에 관해 밝히느라 호들갑을 떤다. 그들이 탐내는 유산이란 제분소, 방적기, 성 등인데, 스키키는 그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속임수가 들통나 는 날이면 공모했던 모든 사람이 오른손을 절단당한 채 국외로 추방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그는 거듭 "안녕, 그리운 피렌체여! 나는 손이 잘린 팔을 흔들며 작별을 고하네 (Addio, Firenze, addio, cielo divino, io ti s auto conquesto moncherino)"라고 겁을 준다. 모두들 함께 따라 부른다.스키키는 이와같이 그들을 위협하여 아무 말도 못하게 한 후, 공증인에게 새로운 유언을 받아적게 한다. 새 유언장의 내용에는 장례식과 수도승들을 위하여 실체적으로 계산된 비용들이 첨가되었을 뿐 일체 수도원에 기증않는대신, 친척들에게는 기본적인 분배만을 한 후, 노란자위인 당나귀와 별장, 제분소 등은 가장 충실한 친구 쟈니 스키키에게 준다는 유언을 구술한다. 이 말에 모두들 격분하여 유언을 중지시키려고 하지만탄로가 나면 손이 잘리어 유형을 당하게 된다는 생각에 아무도 어쩌지 못한다. 그는 "안녕, 피렌체여 "라는 노래를 되풀이하여 은근히 그들에게 형벌의 공포를 일깨워준다. 그러나 공증인이 나가자 친척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에게 덤벼든다. 하지만 이제 이 집의 주인은 스키키로, 그들은 오히려 쫓겨난다. 정원에서는 사랑하는 연인들이 마지막 2중창 "나의 라우레타 (Lauretta mia)"를 부른다. 스키키는 여기서 관객을 향해 도나티의 재산이 더 좋은목적으로 쓰일것과, 청 중들은 딸의 행복을 위해 죄를 지은 이 스키키에게 무죄 판결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며 인사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이태리어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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