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 좀 넘어서 전화가 왔는데,
선병원 응급실이라고.
혼자 119 불러서 타고 가셨다는데,
손목이 부러졌다는.
아니, 연통을 어서 줘 오신겨 어떡한 겨?
아무리 함석 쪼가리라 해도
한 겨울도 못 나고 그렇게 금방 삭어???
연탄난로 연통 때우려고 의자 위에 올라갔다가
기우뚱 하셨디야.
가뜩이나 키 작은 양반이 그걸. ㅠㅠ
그래도 현관 신발 벗은 데로 떨어졌으니 망정이지,
모서리에 엉치뼈를 같은 데를 그랬어봐?
오줌 똥 받아내고... 아이고오~~~!
딸 아들 며느리 다 울산 살고 있는디.
여기저기가 다 아프셨을텐데,
당장은 손목이 많이 아프니까 다른 덴 모른갑디다.
부러진 위치가 다행히도 관절이 아니라서.
손목 윗쪽으로 1.5센티 정도 되는 덴데
어긋난 걸 세 명이 같이 매달려서 껴 맞췄답디다.
아효! 죽게 아팠을테지요.
맞춘 다음엔 괜찮더랍디다.
내가 엑스레이 사진을 봤는데,
접합부위가 표시가 좀 나긴 해도 (5mm정도)
대충 잘 맞췄습디다.
수술 여부는 모르겠는데, (응급실 의사도 긴가민가)
글쎄‥ 그냥 둬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작은엄니가 심장박동기를 달고 계십니다.
수술을 한다치면 심장박동기 시술한 병원으로 가랍디다.
- 박동기 그건 우리 동네서 하셨디요.
수술을 한대도 급박한 건 아니니까
2주 내에 아무 때고 외래로 천천히 가도 된다고 합디다.
그래서 어제 바로 퇴원(?)했는데
우리집으로 가자니깐 잠자리 편한 데로 가시겠다고.
글쎄, 오늘 토요일이라서‥ 진료가 어찌 될랑가?
그나저나 이제 우리가 큰일났시요.
밥해주고 살림해줄 사람이 없으니.
수술을 안한대도 두 달은 손을 쓰질 못하실 터,
왜 하필 그게 또 왼손목이리야?
작은어머니가 왼손잡이시거덩.
그렇지 않아도 요즘,
작은어머니가 울산으로 ‘아주’ 가야 할지
말아야 할런지를 놓고 갈등 중이셨습니다.
동생인 이모가 울산에서 제재소를 했는데,
그걸 요 얼마 전에 작은어머니 딸에게 인계해줬시요.
울산서 젤 큰 제재소디요.
이모부가 이번에 농협 조합장 재선됐고,
땅도 많고, 현찰도 많고, 돈은 벌만큼 벌었으니,
나이 먹고 힘들다며 넘겨준 것이디요.
사위는 당최 못 믿겠다며 (사위가 제재소 직원으로 있었음.)
반드시, 조카딸이 운영해야 한다고 했답디다.
그러니까 제게는 처제인데, (2남1녀 중 장녀)
그집에 늦둥이가 있시요. 초등학교 6학년.
아들만 셋인데, 둘은 대학생입니다.
한 녀석은 할머니인 작은엄니한테 와 있다가 얼마 전에 군대갔시요.
허니 이젠, 처제가 아침 일찍 제재소엘 나가야 하니까,
어린애 등교를 시키네 못시키네 하더랍니다.
그래서 즈 엄니 와달라고 연일 SOS를 치는 모양인디‥‥.
작은어머니 아들 두 명도 울산 산다고 했잖습니까.
여동생도 남동생도 울산 살고요.
연고가 단단히 있디요.
*
방금 개인병원에 먼저 다녀왔는데,
수술은 하지 말랍니다.
지금처럼 기브스한 상태로 손 운동만 하면서
달포나 2개월 지나면 다시 일상생활을 할 수가 있답디다.
글타믄 됐고. 난 이제 워쩐디야?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살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칠복이도 없는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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