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중에서 이《카튼클럽》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 재밌었다, 감동이다, 뭐 그런 것보다도 영화 분위기가 ─
스토리는 그저 그런데, 온통 붉은 색으로 도배한 듯한 색조와 영화 전편 내내 흐르는 재즈음악,,
1930년 무렵의 미국 유흥가, 암흑가의 분위기를 어쩜 그렇게도 물씬!,,
이 영화, , 음악상, 미술상 타지 않았었나?
리차드 기어 연기는 별로였지만.......
(아래는 옮긴글임.)
맨하탄 북반부, 하렘의 한 복판에 카튼 클럽이 세계 제일급의 클럽이라는 명성을 누리면서 1923년에 문을 연다.
클럽 오디션에서 클럽의 운영자 덧치(제임스 레마 분)를 도와준 딕씨(리차드 기어 분)와 샌드맨(그레고리 하인즈 분)은 쉽게 합격,
무대를 누빈다.
덧치는 딕씨와 친한 베라(다이안 레인 분)를 정부로 삼은 것 이외에는 딕씨에게 잘해 준다.
그후, 딕씨는 헐리우드에 진출, 스타가 되고 한편, 탭 댄스에 재질이 있는 샌드맨은 백인 여가수 리아(로네뎃 맥키 분)를 사랑하지만,
흑인이란 이유로 설움을 받는다. 하지만 결국에 재능을 인정받아 흑인은 절대불가라는 카튼 클럽의 전통을 개고 무대에 서게 된다.
딕씨의 동생 빈센트(니콜라스 케이지 분)가 덧치의 부하 후렌치(프레드 그윈 분)를 납치, 돈을 갈취한 사건과
베라를 학대하는 것을 본 딕씨는 덧치와 정면으로 맞선다.
일대 접전을 벌인 후 딕씨는 서부로 돌아가는데, 리아도 마침내 그의 한결같은 사랑에 감동한다.
미국 | 127 분 | 개봉 1985-07-06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 리처드 기어, 그레고리 하인즈, 다이안 레인,
로렌스 피쉬번, 니콜라스 케이지
음악 존 배리 미술 리처드 실버트
<카튼 클럽>에 클래식 음악은 안 나온다. 그러나 재즈의 고전적 명곡이 푸짐하다.
올드팬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재즈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다만 <카튼 클럽>의 서울 흥행이 부진했다는 것은 이 대작이 그리는 시대적 배경과
거기 등장하는 실재인물이나 그때 유행했던 재즈를 아는 관객이 많지 않았다는 탓도 있겠다.
그리고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수법에도 그 원인은 있다.
기둥줄거리의 주류가 여러 갈래로 퍼져 일종의 극적 확산에서 오는 산만감이 있다.
<카튼 클럽>은 오프닝부터 매력있다.
모노크롬 영상에 가까운, 철저한 계산에 의한 색채처리로 떠오르는 나이트 스포트의 쇼 장면과
엇갈리면서 나타나는 타이틀. 관능적 느낌조차 준다.
이때 흐른 듀크 엘링턴. 그의「더 무티」이다.
1920년대 뉴욕. 흑인 할렘가.
그곳에서 이름 날린 카튼 클럽은 흑인 엔터테이너들의 쇼와 노래와 춤과 연주로 유명했던 나이트클럽이다.
영화를 통해 객석에 나타나는 당시의 실재인물 몇만 꼽으면 이렇다.
퍼니 브라이스(B. 스트라이샌드 주연 영화 <파니걸>의 실재 여주인공이다),
베이브 루스(뉴욕 양키즈의 강타자로 날린 메이저리그의 영웅), 찰리 채플린,
글로리아 스왠슨(무성영화 때부터의 대스타로 <선셋대로>는 1950년대의 히트 대표작이다),
제임스 캐그니(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얼굴―설명이 필요없다), 라키 루치아노(마피아의 보스),
오우니 마덴(갱의 유명 보스), 더치 슐츠(갱의 화제적 두목), 듀크 엘링턴(재즈의 거인),
라이오넬 햄프턴(재즈의 대스타), 캡 캘로웨이(화려했던 밴드 리더)…
이 정도로 그만두지만 이 영화 등장인물들, 주역들의 모델로 여겨지는 남녀들 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해준다.
우선 리차드 기어가 연기하는 딕시 드와이어다.
이 인물의 모델은 갱 역의 연기, 암흑가의 주인공을 멋지게 해냈던 조지 래프트다.
조지 래프트를 알기 쉽게 설명하려면 <뜨거운 것이 좋아> 속의 갱 보스 역을 생각하면 된다.
또다른 하나는 흑인 탭댄서 그레고리 하인즈의 혼혈 애인 로네트 매키가 연기하는 리라 로즈 올리버다.
얼굴도 어지간히 비슷하게 생긴 유명한 가수 리나 혼이 리라 로즈 올리버의 모델이다.
이 영화에서 연주되고 소개되는 음악은 대부분이 듀크 엘링턴의 멋지고 향수 어린 넘버들이다.
남국의 밤을 배경을 한 남녀의 에로틱한 댄스를 수놓는 「클레오르 러브 콜」,
카튼 클럽의 화려한 활기를 묘사하는 「카튼 클럽 스톰프」, 라스트 크레디트를 채색하는 「무드 인디고」….
듀크 엘링턴은 1927년께부터 카튼 클럽에 자기 악단을 이끌고 출연하여 이름을 높였던 아티스트다.
그리고 듀크와 함께 인기를 양분했던 또하나의 재즈스타 캡 캘로웨이가 스스로 춤을 추면서 노래하면서 지휘하는
그의 독특한 스테이지 스타일이 영화 속에 재현된다.
「미니 더 무처」가 관객을 사로잡는데, 우리는 1920년대 말기의 뉴욕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다.
로네트 매키가 노래하는 스탠더드 넘버는 어빙 벌린의 가곡 「일 윈드」다.
이 노래가 흐르면서 갱단끼리의 싸움이 확대되어가는 어두운 세상이 몽타주로 전개된다.
가장 압도적 감흥을 주는 것은 그레고리 하인즈의 탭댄스 스텝만을 그라운드 뮤직 사운드로 깔면서
갱 두목 더치 슐츠 암살을 묘사한 시퀀스다.
높아가는 서스펜스. 리드미컬한 커트 백의 고양성(高陽性).
탭댄스 소리가 암살 총소리와 겹치면서 펼치는 오버랩의 효과.
잊을 수 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영화는 듀크 엘링턴의 레퍼토리를 접속곡으로 편곡한「데이브 레이크 익스프레스 메들리」를 배경으로 흘리면서
뮤지컬식 커튼콜로 끝을 고하지만 뉴욕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애인끼리 얼싸안는 고풍적 해피엔드 역시 즐겁다.
음악을 감독한 것은 존 배리―그는 재즈의 클래식과 아울러 자기가 쓴 새 곡을 중요한 테마로 사용하고 있다.
남녀 주인공 리차드 기어와 다이안 레인의 사랑의 테마 「딕시와 베라」가 그것이다.
그러나 엘링턴 사운드와의 위화감 같은 것은 전혀 없다. 과연 존 배리답다.
존 배리의 신곡 사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카튼 클럽>의 모든 것이 사실(史實)이고 실재인물 이야기는 아니다.
실재인물과 창작인물의 그래피티다.
첫머리의 뮤지컬 무드에 이어서 벌어지는 갱 영화로의 선회. 그리고 갑작스런 러브스토리로의 변신.
1920년대의 콜라주라고 할까.
듀크 엘링턴이나 캡 캘로웨이 말고도 카튼 클럽에서 인기를 다툰 재즈 음악인으로는 루이 암스트롱, 배시 스미스,
빌리 홀리데이가 있다.
(『객석』, 1985년 9월)
'Mood Indigo' 'Cotton Club Stomp' 'Drop me off in Harlem' 등 듀크 엘링턴의 명곡과
그 당시 할렘 재즈 클럽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으로 충분히 볼 만한 영화.
1. The Mooc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