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x Degrees

2008. 12. 22. 12:20책 · 펌글 · 자료/예술.여행.문화...

 

 

이야기에 앞서서 

 

 

울먹이는 땅이 바람을 토해내고, 진홍빛 하늘엔 한줄기 번개가 빛나,

거기에 내 온 감각이 압도 당하더니, 나는 잠에 취한 사람처럼 쓰러졌느니라. 

- 단테 『신곡』 「지옥편」 제3곡 중에서, '첫번째 지옥문'에 들어선 단테

 

 

 

 

 

 

 

나는 이미 지구온난화에 관한 최근의 과학 문헌들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따금 아주 놀라운 연구 결과가 신문에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한다.

하지만 그런 예측들의 절대다수는 어려운 전문 잡지에 파묻혀 다른 기후학자들만 읽어보는 처지가 된다.

이런 저널들은 대부분 옥스퍼드 대학의 래드클리프 과학도서관에 소장되는데,

희미한 조명 아래 서가에 꽂힌 채 몇 주 아니면 몇 년씩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신세가 된다.

 

그 해 초부터 나는 거의 매일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래드클리프 과학도서관 지하실로 향하는 순례를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거기서 수천만의 과학논문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작업은 관련 있는 글을 찾을때마다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식이었다.

예컨데 2도 상승의 지구온난화에 관한 논문이 있으면 2도의 자리에,

5도 상승의 온난화에 관한 논문은 5도의 자리에 입력했다.

 

모든 것이 컴퓨터모델을 이용한 예측은 아니었다.

제일 흥미로운 자료들은 고기후(古氣候) 연구에서 얻어진 것들이었다.

이는 선사시대의 지구온난화 사태 때 기온의 변화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에 대한 조사 보고서들이었다.

나는 이러한 과거 온실효과 사례들에 대한 기록이 미래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들 역시 그 각각이 대변하는 기후별 시대의 기온에 따라 내가 작성한 6도의 표에 들어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2장은 기온의 1도상승과 관련된 지구온난화의 모든 영향을 다루었다.

제3장은 2도 상승과 시나리오인 6도 상승까지 살펴봤다.

일찍이 어떤 과학자나 저널리스트도 이런 문제를 이렇게 자세히 다뤄본 적이 없다.

또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책이라는 형태로 일반대중에게 포괄적으로 제공한 적도 없다.

 

작업을 시작하면서 내 머릿속에는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줄곧 떠올랐다.

이 책이 지구의 어느 부분이 버려질 수 있고, 어느 부분이 살만한 곳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지를 말해주는 정보가 가득한

일종의 서바이벌 매뉴얼처럼 느껴지기 시작해서였다.

아마도 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만 이 정보를 알려줌으로써 조용히 가장 가가운 사람들에게만 유리한 일을 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

 

나는 『6도의 악몽』이 우울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솔직히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가 제시한 온난화의 영향이 끔찍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그것들은 대체로 피할 수 있는 것들이다. 아직은 말이다.

지금 상황에서 우울해하는 것은 거실에 무기력하게 앉아 부엌이 불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집안에 불이 번질수록 점점 더 불행해하는 것과 같다.

그보다는 소화기를 집어들고 불을 끄는 게 상책 아닐까.

 

이 책을 비전문가들에게 설명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균기온이 2도나 4도나 6도 올라갔음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았다.

밤과 낮 사이에 수은주가 15도씩이나 오르내리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변화는 아주 작게 느껴진다.

우리들 대부분에게 목요일이 수요일보다 6도 덥다는 것은 코트를 집에 두고 나오면 된다는 의미다.

그런 것은 매일 날씨의 변화일뿐이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6도 올라간다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1도 상승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은 동식물들이 슬며시 멸종한다.

미국의 대평원을 비롯한 기존의 곡창지대들이 파멸하고,

식료품 값의 국제적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기 시작한다.

흙을  붙잡아줄 식물이 줄어들면서 모래폭풍이 내륙 곳곳을 유린한다.

산호초가 붕괴되고 극 지대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저지대들과 섬나라들이 침몰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모든 재앙의 시작이다.

 

 

 

2도 상승 

 

비를 동반하는 몬순 기후의 성격이 변하면서 초거대 가뭄이 발생한다.

더위에 지친 노인들이 수력발전소의 가동중단으로 정전된 집에서 죽어간다.

농업은 붕괴되고, 실직한 사람들에게 물 한 병 사마시는 것도 고통이다.

높은 산의 빙설 같은 수원의 고갈로 물 또한 귀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북국의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북극 항로가 열리지만,

미래의 인류는 북극곰이 보고 싶으면 반드시 동물원에 가야한다.

 

  

 

3도 상승

 

더위로 인해 인간 생존의 한계점에 도달했다.

저수지의 물이 증발하고, 굶주림과 거주지의 사막화가 곳곳에서 빈발한다.

건조해진 아마존 우림지대에 사상 최악의 화재가 발생, 숲 전체가 전멸한다.

해안 지역은 '슈퍼 허리케인'에 파괴되고, 열대 지역은 벌레들에게 점령된다.

뜨겁고 메마른, 혹은 침수된 지역의 주민즐이 식량과 살 곳을 찾아 대이동을 개시하고,

가난한 나라의 고통 받는 사람들과 '원인을 제공한'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갈등한다.

 

  

 

4도 상승 

 

거대한 제방이나 방벽도 소용없이, 바다에 면한 모든 지역이 수몰되고,

불이난 바닷물에 생활터전을 잃은 수억 명이 피난길에 오르기 시작한다.

해안 지역파멸에따른 경제력 손실과 사회불안 때문에 재건은 고사하고,

난민이 된 사람들을 부양하거나 새로운 거주구역을 건설하는 일마저 요원하다.

한국에서도 강수량이 4분의 1정도 늘어나지만, 육지의 기온도 상승하여 땅이 건조하다.

비교적 시원한 북쪽 지역사회가 피난 온 남쪽 사람들로 붐비면서 법과 질서가 무너진다.

 

  

 

5도 상승 

 

지구를 둘러싼 가뭄의 띠가 확산, 한국과 일본, 동남아이사도 건조대에 편입된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분출되고,

이로 인해 해양사면이 붕괴되어 거대한 파도를 동반한 쓰나미도 발생한다.

국제 무역 시스템은 소멸되고, 자본시장도 붕괴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난다.

북극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와 캐나다를 침공하고,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생존자들 간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6도 상승 

 

갑작스런 심한 온실 상태에 적응하는데 실패한 동식물이 죽어간다.

해수면이 뜨거워져 바닷물의 흐름과 순환이 중단되고,

메탄하이드레이트 구름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이 증발한다.

죽은 동식물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도 발생한다.

오존층은 완전히 파괴, 지표면에 방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

 

 

 

 

우리가 선택할 미래

 

"우리는 모두 눈이 어두워 가까운 것은 전혀 보이지 않고,

멀리있는 것은 볼 줄 알지요." 그가 대답했다.

"그나마 하늘의 은혜로 빛이 아직 우리를 비추고 있는 동안만.

가까이 있거나 지금 벌어지는 것은 우리의 눈이 볼 줄 모르지요.

남의 말을 듣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전혀 알 수 없지요.

그러니 미래의 관문이 닫히는 순간 우리의 모든 지식은 소멸되겠죠." 

 - 단테『신곡』「지옥편」제10곡 중에서,  '여섯 번째 지옥문'에 들어선 단테

 

 

  

 

 

 살해 위협속의 아마존 환경운동가들


브라질 환경운동가 치코 멘데스가 아마존 삼림보호 운동을 하다 벌목꾼들에게 살해된 지 꼭 20년이 지났다.

브라질 정부와 루이스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동지였던 멘데스의 20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기념식을 성대히 치를 예정이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활동중인 그의 후예들은 지금도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브라질 가톨릭 토지위원회(CPT)는 멘데스 20주기를 맞아 21일 환경보호 운동가들에 대한 위협을 고발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톨릭 주교를 포함해 환경운동가 260명이 벌목기업가들과 거대 농장주들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월에는 땅 없는 농민들을 위한 토지분배운동을 벌여왔던 프란시스코 다 실바라는 운동가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2005년에는 미국 출신의 도로시 스탱 수녀가 역시 벌목꾼들에게 사살됐다.


아마존 오지 싱가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프랑스 사제 프레이 앙리 데 로시에르에게는 5만헤알(약 2700만원)의 현상금이 걸렸다.

아동성매매 금지운동을 벌여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돔 크라우틀러 주교, 여성 환경운동가 마리아 다 코스타 등도 살해 위협을 받았다.

CPT는 “멘데스 사후 20년이 흘렀지만 아마존의 숲을 지키려는 이들은 여전히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CPT는 내년초 환경운동 탄압에 관한 종합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개발업자들에 맞서다 88년 12월22일 가족들 앞에서 살해됐다.

그의 이야기는 <불타는 계절>이라는 영화로 세계에 알려졌고, 그는 아마존 환경운동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숲을 보호하려는 이들의 목숨 건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파괴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개발에 파괴된 아마존 삼림이 지난해 9월 이래 1년 동안 64%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2008. 12. 23 경향

 

 

 

2

 



 
지구온난화로 남·북극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빙하도 녹고 있어 환경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히말라야 로체봉(8516m)에 속해 있는 칼라파타르(5550m)에 도전하고 있는 ‘2009 한국 로체 청소년 원정대’ 대원들이
14일 로부체(4910m)로 이동 중에 쿰부빙하지대를 지나고 있다.
이 지역은 1975년 12월만 해도 얼음에 덮여 있는 빙하 지역이었으나(아래 작은 사진) 지금은 빙하가 완전히 녹아 없어져
황량한 벌판으로 변해 있다.
스위스 글랑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세계야생생물기금(WWF)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매년 10~15m가량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히말라야 빙하는 인도의 갠지스강과 인더스강·브라마푸트라강, 인도차이나의 살윈강과 메콩강, 중국으로 향하는
양쯔강과 황하의 발원지여서 이들 하천 유역에 거주하는 수억 명의 주민과 자연 생태계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네팔 로부체=강정현 기자. 기아자동차·버그하우스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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