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0. 18. 13:56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2018.01.10
12개의 주제를 통해 한국 동시대 미술의 지형도를 읽다!
현장에서 밀접하게 한국 미술의 현재를 전달하는 미술 평론가 반이정이 한국 동시대 미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펴낸 『한국 동시대 미술 1998-2009』. 2000년 전후의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 중 1998년부터 2009년까지 12년에 집중한 책으로, 세기가 바뀌는 짧은 10여 년 동안 한국 미술이 압축적인 성장을 경험할 때 그 현장에서 비평 활동을 펼쳐 온 저자가 몸소 경험한 생생한 한국 미술의 모습을 전한다. 전문 용어나 생소한 외래어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인 독자까지도 막힘없이 한국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쟁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전공자와 일반인 사이의 진도의 격차를 좁히고자 했다.
헌정 사상 첫 정권 교체가 있었고 세상 전체가 구조 조정을 겪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세상이 출현하던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 미술 역시 시대의 한 부분으로 많은 변화를 겪었다. 저자는 1998년부터 2009년까지 그 12년을 동양화, 전시장(대안 공간), 미술 비평, 관객, 미디어 아트, 팝 아트, 미술 시장/미술계 스캔들, 여성 미술 등 각각 독립된 12개의 주제와 연결시키고, 이때 각각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시대상과도 연관 지음으로써 미술과 현실의 유기적인 관계를 설득한다.
목차
1998 동양화 뉴웨이브
IMF 외환 위기, 정권과 미술계의 구조 조정│김학량의 난(蘭), 김학량의 난(亂)│새로운 동양화 빅뱅│전대(前代)의 신동양화│중산층과 일상이라는 주제│손동현 패러다임│신여성 동양화가: 여류 화가에서 작가로│동양화과 학풍의 균열│박이소의 난(蘭), 박이소의 풀│동양화를 향한 상반된 두 시선│ 긴 부록: 명칭 변경 약사
1999 세기말, 전시장의 변화: 대안적 실험의 예고된 흥망성쇠
세기말 대중문화의 실험│모래시계 세대 등판│대안 학교, 〈또 하나의 교육〉 │대안 미술 교육, 대안 미술 매체│세기말 지구촌│미술관 버블 시대와 장외로 나간 실험 전시회│대안 공간 1세대│국고 지원, 도약대에 오른 대안 공간 │대안 공간 황금기 2002년: 「럭키 서울」 전과 제4회 광주비엔날레│〈대안 공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작가 인큐베이터? 스타 작가의 보고?│대안의 예정된 위기│성공의 역설: 비주류의 숨길 수 없는 욕망│신생 공간│전시장의 변화, 미술의 변화: 복합 문화 공간, 포스트 뮤지엄│이것은 박이소가 아니다
2000 아주 오래된 브랜뉴, 〈일상〉
무지개 머리 CEO 안철수│미시 담론의 발견: 1인칭 미술과 1인 가구 │인터넷 미학: 내가 작품이다│탈냉전 세대교체│민주화 딜레마와 386세대 미술가의 자기 분열│유쾌한 주재환 씨의 1천 원짜리 미술│사물의 재발견 │새천년 경계 파괴│전위적 아마추어리즘│드로잉의 신(神)│그냥… 일상, 그냥… 소통
2001 19금 예술, 해석의 폭력에 반대한다
9·11과 실재의 귀환│2001년 성 표현과 검열의 전면전│2001년 해외 에로티즘 전시(피카소, 초현실주의, yBa)가 던진 질문│2000년 전후의 성 표현 수난기│2005년의 판단 보류│「세상의 기원」의 귀감│민중 미술의 새로운 표적, 섹스│여성기 독백│위키피디아, 정보 자유는 표현의 극단을 갈망한다│ 『플레이보이』 〈노 누드 선언〉│해석의 폭력 VS 해방구
2002 탈사진 시대의 사진 전성기
2002년 시대정신│탈사진 시대: 사진 미학의 세대교체│2002년 사진 빅뱅 │1998년 사진 영상의 해: 세대교체의 분기점│다큐멘터리 사진의 새 문법│노순택 프레임: 보도 사진이자 다큐멘터리 사진이자 예술 사진 │다큐멘터리 사진의 딜레마│유형학의 무표정한 유행│다큐멘터리 유형학 │미장센: 허구를 지어내는 연출 사진│미술(계)과 사진(계)의 뫼비우스 띠 │미술(계)과 사진(계)의 상호 의존│장르의 벽을 넘어│얼굴값하는 사진│#남는_건_사진뿐│ 사진이란
2003 팝 아트의 탐미적인 표면, 예능주의로 발전하다
참여 정부의 직설 화법│귀여니, 얼짱 문화, 개인주의│2003년 코리안 팝│2005년 정점 찍은 팝│코리안 팝의 여러 기원설│코리안 팝 세대론│팝 아트는 어떻게 정의될까?│예능주의Entertainmentism│엔터테이너Entertainer 만능 시대│캐릭터의 양면성, 대중의 양면성
2004 미디어 시대 〈내일은 예술의 틀이 바뀔 거예요〉
더 새로운 플랫폼을 향하여│2004년 미디어 아트가 던진 화두 │미디어 시대에 눈뜬 2000년 전후│미디어 아트의 세분화│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미디어 아트의 한계 상황│전성기는 짧다
2005 극사실주의를 넘어 메타 회화까지
2005년 강림한 시뮬라크르 사건들│인사동 구조 조정│미술 시장과 동반 상승한 극사실주의│1978년 극사실주의 1세대│HD 화면과 극사실주의 2세대│극사실주의를 초월한meta 회화술│메타 회화를 초월한meta 재현 놀이│극사실주의 후일담│설화에서 오락 산업까지: 환영주의 우군의 긴 계보
2006 관계적 태도Relational Attitudes가 새로운 형식New Form이 될 때
미술 시장과 우파 정치의 여명│백남준 사망│박이소│2006년 인천의 폐가에서│관계 미학│남의 것을 내 작품으로│〈참여〉라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사회 참여 미술│관계 미학/참여형 미술이 부상한 배후│관계라는 양날의 칼
2007 시장과 사건의 일장춘몽: 미술이 인구에 회자될 때
뜨거운 미술, 냉담한 대선│2005, 2006, 2007 3연타석 홈런│미친 경매장│ 최고 가격 연속 갱신│실소유주는 누구?│메멘토 모리│예술→ 상품→ 예술…, 미술의 뫼비우스 띠
2008 포스트 페미니즘 미술의 리비도 해방 전선
불타는 서울의 밤│한국 여성 미술의 중간 결산, 〈입장 차이가 큰〉 언니들이 돌아왔다│여성 지위 상승│새로운 언니들│인형의 집에서 탈출한 포스트 페미니즘: 여자들은 단지 즐거움을 원해요│자매애│여성 에로티카의 배경 화면: 걸 그룹 노출 경쟁│프랑켄슈타인의 후예
2009 비평의 고백
여기 사람이 있다│1세대 비평가의 사망, 후대 비평가들의 전시회│비평가와 작가│비평의 위기│(작가와 편집자의) 비평에 관한 말말말│형질이 변한 미술과 비평│전시 기획자 우위│비평의 확장│뉴미디어 시대의 비평│비평가의 생계
미술비평은 <말없는 대상>을 언어로 풀어내는 번역이다. 이는 김춘수의「꽃」에 나오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던’ 무엇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를 달아주는 ‘이름 불러주기’에 비유할 만하다.
말없는 대상에게 말을 건네는 비평은 고도의 주관주의여서 무분별하게 남용될 여지도 크다. 언어로 구성된 문학이나 영화 같은 시간 예술 비평은 독자가 이해하기 쉬운 반면, 공간예술 비평은 독자와 교감하기에는 너무 주관적인 언어를 쓴다. 미술 비평의 주관주의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감옥이 된다.
많은 니술 비평문이 난해한 관념어와 외계어로 유통되면서 견제받지 않는 데에는 비평의 주관주의에 대한 묵인탓이 크다. 미술 독자나 업계 관계자조차 잘 소비하지 않는 죽은 글, 그것이 미술 비평의 진짜 얼굴이다.
- 반이정,「미술비평의 자의식」
비평의 위기를 초래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는 많은 미술 비평문에 스며든 <기성 평문 유형>이 있다. <기성 평문 유형>이라는 바이러스는모든 비평에 균질하게 스며 있다. 읽히지 않는 논문 투의 수사법, 구체성이 결여된 추상적인 논변 등이 <기성 평문의 유형> 바이러스다. 진솔하게 핵심을 요약해도 될 걸 <기성 평문>을 흉내내어 장황하게 풀어쓴 작가 노트가 많다. 대부분의 비평 공모나 신춘문예가 요구하는 학술논문 형식의 지원양식은 미술현장을 읽는 데 거의 쓸모가 없는 사문화된 비평 형식으로 연결된다. 이는 읽히지 않는 <기성 평문>이 반복되는 이유이며, 그 누구도 진지하게 읽지 않는 지루한 글이 양산되는 배경이다.
- 반이정,「심사총평 : 평론 동네의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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