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탐닉』

2018. 1. 18. 12:28미술/미술 이야기 (책)

 

 

 

 

그림탐닉 2017. 8

 

저자 박정원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국민대 회화과에서 공부했다. 누구에게도 보여 주지 않을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던 유년 시절을 보냈고, 현재는 매일같이 그림을 보고, 가르치며, 그리는 화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집 안방을 작업실로 사용해도 이해해 줄 화가 남편과 결혼해서 그와 매일 그림 이야기를 하다가 잠든다. 스무 살 이후로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인도, 일본 여행을 했고, 이때 수많은 명화를 감상했던 경험은 그림에 대한 솔직한 감상을 에세이로 엮을 용기를 주었다. 평생 혼자 읽을 글만 써 왔지만 이제부터는 누군가를 위한 글을 쓰려고 한다.

 

 

 

 

 

 

 

 

프롤로그

 

 

감상자는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물감이 발린 평평한 화면 위에서 화가가 놀다 간 시간과 만납니다. 화가의 시선으로 세상의 장면을 바라볼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죠. 어느 순간 나와 전혀 상관 없는 누군가의 감정과 생각에 감동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

글을 시작하면서 내내 조심스러운 마음이었습니다. 혹시나 작품의 내용을 곡해하거나 억지를 부리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이야기를 욱여넣거나 뻔한 정보들을 지루하게 나열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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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대하여


슬픈 기억의 화석_ <연인> 014
화난 풍경_ <베를린 거리 풍경> 018
슬픈 영웅의 자화상_ <부산당한 사슴> 022
사랑이란?_ <우주, 대지, 디에고, 나, 세노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026

 

 

프리다 칼로, <우주, 대지,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 (1949) 60.5 × 70cm

 

 

 

"매일 거의 모든 순간 그는 나의 아들이다. 매일매일 나로부터 그가 새로 태어나는 것만 같다. 나는 그를 두 팔 가득 감싸안기를 원한다. 마치 새로 태어난 아기처럼."

이것은 프리다 칼로가 남편 디에고 리베라를 향해 했던 말입니다. 남편 디에고는 연인이자 스승이자 자식같은 존재였죠.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리베라 역시 아내 프리다를 사랑했으나 타고난 여성편력은 프리다의 여동생마져도 건들이는...... 결국 그래서 둘의 결혼은 10년 만에 파경을 맞았지만, 이혼한지 1년 만에 경제생활과 성생활을 나누지 않는다는 관계를 전제로 재결합을 합니다.

 

그림 한가운데 프리다는 벌거벗은 디에고를 무릎에 눕힌 채로 안고 있습니다. 끔찍하게 절단된 목에서 흐르는 피가 그녀의 드레스까지 붉게 적셨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자태로 남편을 품은 프리다. 이는 다름아닌 그녀의 모성을 가리킵니다. 남편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가 아물지 않았으나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디에고의 이마에 있는 '제3의 눈'은 고대 지혜를 상징하는 신화적 표현으로, 디에고의 천재성과 예술가적 가치와 재능을 나타내죠. 손에 든 작은 불꽃은 남성으로서의 혈기, 자유분방한 성적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이 그림 곳곳을 지배하는 이미지는 아즈텍 문명신화를 배경으로 한 것입니다.

부부를 감싸고 있는 선인장 가득한 녹색의 여인은 대지의 여신입니다. 그리고 그 대지의 여신을 감싸 안은 우주의 여신은 낮과 밤으로 나뉜 모성의 모습을 은유합니다.

 

이 복잡하고 정교한 표현은 인간의 힘, 대지의 힘, 우주의 힘을 빌려서라도 자신의 배우자를 감싸안으려 했던 사랑의 표현일 것입니다. 그녀의 반려견 세르뇨는 외부의 악귀로부터 그들을 지켜내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 그림을 보면서 노랄 만한 것이 있다면,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얼룩지고 상처 입은 프리다의 일생이 정교한 질서 속에서 완전한 균형을 이룬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의 아침은 어떠십니까?_ <아침의 태양> 030
성장, 그 불안에 대하여_ <사춘기> 034
낭만의 이면을 들추어낸 그림_ <생의 춤> 038
검게 탄 감정을 그리다_ <질투> 042
우주를 품은 화가의 밤_ <별이 빛나는 밤> 046

 

 

 

 

 

<별이 빛나는 밤>은 생레미 정신병원에서 요양 중이던 고흐가 침실 오른쪽 창문을 통해 바라본 6원의 밤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는 낮과 밤, 계절과 기후에 따라 변하는 병원 창밖의 풍경을 수십 개의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그런데 유독 이 작품에서만은 사이프러스 나무 오른쪽을 자신의 고향 네덜란드 마을 풍경으로 바꿔 그렸습니다.

고흐가 남긴 글을 통해 우리는 이 장면이 동트기 전 새벽, 가장 적막한 밤의 끝자락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의 고독한 밤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밤이며, 사이프러스 나무가 상징하는 죽음의 장소를 상상하는 밤이며, 무한한 우주와 대화하고자 하는 화가의 희망을 담은 밤입니다.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 "타라스콩이나 루앙에 가려면 기차를 타듯이 우리는 별에 닿기 위해 죽는다." 

 

 

 


고통의 신비를 담다_ <영원의 문턱에서> 050
공포라는 이름의 초상_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054

 

 

 

 

 

1808년 나폴레옹 군대는 스페인을 점령했고 시민들을 참혹하게 학살했습니다. 당시 궁정화가였던 고야는 무능한 국가와 왕실이 어떻게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희생시키는지를 지켜본 목격자이자 기록한 화가였습니다. 자식을 집어삼키는 비정한 아버지는 자신의 국민들을 전쟁터로 내몰고 국가를 팔아넘기는 권력자들, 왕실과 정부의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자식에게 권력을 넘겨주지 않으려는 사투르누스처럼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스페인 왕실의 어리석은 아짐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희생시키는지, 그런 진실을 사투르투스의 잔혹함에 빗대어 거침없이 표혀한 것은 아닐까요.

 

 


공포와 관능, 폭력의 게임, 악몽_ <악몽> 060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 1_ 미술계에 대한 궁금증


 


사람에 대하여


연약한 삶 속에서의 용기_ <크리스티나의 세계> 076
화가의 시간_ <담비를 안은 여인> 080
최초의 인간을 그린 최초의 르네상스 화가_ <낙원에서의 추방> 086
아부하지 않는 초상화_ <교황 이노센트 10세의 초상> 090
화가의 아내_ <노란 의자에 앉은 세잔 부인> 094
비밀의 뮤즈_ <헬가의 초상> 098
젊음의 광채를 담은 화가의 감탄사_ <리비에르 양의 초상> 102
의뢰인의 사연을 담은 초상화_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와 바티스타 스포르차> 106
빛바랜 여인, 어머니_ <회색과 검은색의 구성 No1> 110
모성의 낙원_ <성 안나와 성 모자> 114
날지 못하는 새_ <솔리테어> 120
영혼의 일기_ <자화상> 126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 2_화가들의 영원한 뮤즈, 고양이 


 


삶에 대하여


고단한 구두의 초상_ <구두 한 켤레> 144
일상의 완벽한 균형을 담다_ <우유 따르는 여인> 148
아름다움을 위해 바친 즐거운 기다림_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152
시공간의 뒤태를 열어 보이다_ <시녀들> 156
인간의 절밤함이 남긴 첫 번째 그림 _ <알타미라 동굴벽화> 160
장례식 풍경 속으로_ <오르낭의 매장> 164
고독한 도전, 피카소의 청색시대_ <인생> 168
너무나도 사실적인 풍자_ <맹인의 우화> 172
시간을 초월하는 우정_ <노인과 어린이> 176
화가의 인생을 닮은 그림_ <돌아온 탕자> 180
명상이 그림이 되다_ <수태고지> 184
아내의 시간을 수놓는 화가_ <욕조 속 누드> 188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 3_ 메멘토 모리 192


 


시대에 대하여


타인의 고통_ <압생트> 202
세기말, 비틀거리는 밤_ <물랑루즈에서> 206
회색 도시 위에 그려진 미스터리_ <골콩드> 210
‘맨발의 신발’ 앞에서 철학하기_ <붉은 모델> 214
비정한 현실 속 비너스_ <올랭피아> 218
풀밭 위의 스캔들이 몰고 온 모더니즘_ <풀밭 위의 식사> 222
사랑에 관한 치명적인 수수께끼_ <미와 사랑의 알레고리> 228
뽀얀 풍경 속의 진실_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234
신비, 공포 그리고 욕망의 그녀_ <오달리스크> 242
시대의 부조리를 담은 열차 칸의 풍경_ <삼등 열차> 248
역사의 한가운데 선 그림_ <마라의 죽음> 252
전쟁의 아픔을 담은 자화상_ <군인으로서의 자화상> 256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 4_ 예술가의 독립 선언, 낙선전


 


풍경에 대하여


캔버스 앞에 선 노장의 춤_ <버드나무 두 그루> 268
기계 문명을 맞이한 파리지앵의 벅찬 흥분_ <생 라자르 역> 272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그림의 언어_ <외로운 두 사람> 276
삶과 죽음, 그 한가운데 맺힌 꽃나무_ <꽃이 핀 아몬드 나무> 280
‘일요화가’가 표현한 환상과 현실의 세계_ <카니발의 저녁> 284
늦가을 나무들의 붉은 노래_ <네 그루의 나무들> 288
관객과 공모하는 속임수의 현장_ <사기꾼> 292
비통한 아름다움을 그리다_ <오필리아> 296
놀이, 지나간 시절의 기억 속으로_ <아이들의 놀이> 300
익명의 거리_ <거리> 306
불륜이야? 로맨스야?_ <밤의 사무실> 310
광기의 얼굴들 속 비극의 표현_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316
그림을 넓고 깊게 보는 방법 5_ 서촌의 이색 갤러리

 

 

 

 

 

 

 

 

 

 

 

 

 

 

 

 

 

 

 

 

 

 

 

 

 

 

 

 

 

 

 

 

 

 

 

 

 

 

 

 

 

 

 

 

 

 

지난 번 양구 <박수근 미술관>에서 찍어온 사진입니다. 색감이 좋아서 모사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미지 사진을 검색해봤는데 이만큼 선명한 사진이 없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