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바흐(Franz von Lehnbach)

2015. 10. 6. 11:36미술/서양화

 

 

 

 

 

 

 

   

I

 

나에게 한번도 속하지 않았던 나의 그림

그것은 내 삼촌 공부방에 걸려 있었다.

긴 의자 약간 들린 머리 부분 가까이에

그 의자에 눕는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던 그림이었다.

 

삼촌이 공부할 때 나는 그곳에 누웠었다.

문득 들어온 소년의 더러운 발, 흐트러진 옷매무새,

그것은 내게 놀라운 것이었다.

 

나의 깨끗한 의복에 비하면,

나는 눈 위에 놓인 움직이지 않는 그의 손을 응시했다.

그 위로는 푸르름이 있었고 나는 두려웠다.

 

 

 

II

 

수십 년이 지나 나는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바로 어제, 생각지도 않게

옛 목사관의 벚꽃나무 책상 위에서.

 

그 소년은 긁힌 자국이 없이 깨끗했다.

그 소년은 거기서 승리하였다.

그 소년은 소생하였다.

 

그리고 그 소년 위로 항상

푸르름으로 변장한 말 없는 하늘만이

흐르고 있었다.

 

 

 

엘리자베트 보르헤르스,「렌바흐의 그 목동」,1982

 

 

 

 

독일의 여성 시인 엘리자베트 보르헤르스가 쓴 「렌바흐의 그 목동」이라는 시다. 그녀는 『파울의 미술 시간』이나 『오늘 나는 하마가 갖고 싶어』같은 어린이 책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바 있다. 1982년에 이 시를 쓴 작가는, 1991년에 다시 같은 제목의 글을 발표할 정도로 이 그림에 매료되었다.

 

 

 

그림의 무대는 고향 슈로벤하우젠에서도 조그만 마을 아레징이다. 마을 옆 언덕 위에 누운 소년은, 바로 화가 자신의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남루한 옷에 흙이 묻은 맨발의 모습은 가난하고 일에 분주한 시골목동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래 친구들도 없이 언덕 위에 홀로 누워 있는 모습에서 고독감이 풍긴다. 하지만 들꽃과 나비들, 흙과 하늘이 벗이 되어주기에 그다지 쓸쓸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이는 노동이 가져다준 노곤함과 따스하게 내리쬐는 봄볕에 눈을 가리고 잠시 졸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다가 저 짙은 하늘처럼 푸르고 깊은 꿈을 꾸고 있는지도.

 

 

 

Franz von Lenbach 1836 - 1904

 

뛰어난 성격묘사로 19세기 후반 독일에서 사랑받은 초상화가이다. 그의 모델로는 황제 빌헬름 1세, 리하르트 바그너, 프란츠 리스트, 헬름홀츠, 글래드스턴 등 당대의 거물급 인사들이 있었다. 그중 80여 점이나 그렸던 비스마르크의 초상화들이 특히 유명하다. 티치아노,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조슈아 레널즈 등의 명암대조법, 색채, 그리고 회화적 특성들에서 크게 영향받았다. 줄곧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다가 1857년에야 비로소 필로티에게 그림을 배우게 되었고 함께 이탈리아를 여행하기도했다. 이 첫 여행에서 그린 작품들은 자연을 사생한 것들로서 '보잘것없는 사실주의'로 비난받곤 했다. 1862년 독일로 돌아온 직후 바이마르 미술학교의 교수로 임용되었다.

1863~68년에 개인 수집가들을 위해 특히 샤크 백작을 위해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지의 미술관과 개인 소장의 걸작품들을 모사하였다. 1868년 이후부터는 초상화에 몰두했으며 남은 여생을 이집트와 로마를 비롯하여 뮌헨·빈·베를린을 오가며 보냈다. (☜ 백과사전)

 

 

 

 

 

자료 그림을 찾아봤는데 없네요.

그림이 맘에 드는데.....

 

 

 

 

 

 

 

 

 

 

 

출처. 전광식,『세상의 모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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