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쟁경』. 이 책은 춘추 전국 시대 명재상 관중에서부터 청나라 번영의 기틀을 닦은 옹정제에 이르기까지 중국 역사를 통해 배우는 설득, 협상, 논쟁의 기술을 담은 책이다. 중국 역사에서 빼어난 논변을 펼친 100여 명의 인물 이야기를 통해 겸애·평화·자유 같은 진리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을 알려준다.
총 4부로 구성하여, 강대국들 틈에서 빼어난 외교술로 나라를 지킨 자산과 자공,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말솜씨를 뽐낸 안자, 절묘한 비유로써 진리를 드러낸 공자, 상대방을 감동시켜 설득하는 유세의 기술을 가르친 귀곡자 등 춘추 전국에서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동양 논변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1부 춘추 전국 시대
- 책사들이 천하를 종횡하고 논술의 백가쟁명이 일어나다 -
탁월한 안목과 빼어난 논변으로 제나라 환공을 중원의 패자로 만들다 ?
- 관중 15
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말솜씨를 뽐내다 ?
- 안자 27
강대국 사이에서 정나라를 작지만 강한 나라로 만들다 ?
- 자산 48
백성 편에 서서 통치자에 맞선 중국 최초의 직업 변호사 ?
- 등석 61
성스러운 척, 아는 척을 그만두면 천하가 평안하다 ?
- 노자 67
비유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다 ?
- 공자 75
네 나라로 출사하여 춘추 대륙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다 ?
- 자공 92
천하가 어지럽거늘 마땅히 의로움을 행해야 하지 않는가 ?
- 묵자 105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 ?
- 맹자 121
자유를 갈망하고 권세를 가벼이 여기다 ?
- 장자 134
부귀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고결한 뜻을 지녀 숨어 살다 ?
- 진중 148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 학식이 풍부하고 절묘한 비유로 변론하다 ?
- 혜시 158
논리학자들이 기괴한 논변 명제로 자아도취에 빠지다 ?
- 변자 학설 21사 173
괴이한 논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하다 ?
- 공손룡 183
숨어 사는 은사였지만 말재주로는 겨룰 만한 맞수가 없다 ?
- 위모 195
송곳 끝이 자루를 뚫고 나오다 ?
- 맹상군 205
교묘한 수수께끼와 익살스러운 언사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다 ?
- 순우곤 215
한 차례의 논변으로 평범한 악공에서 제후국의 상국이 되다 ?
- 추기 227
부귀에 얽매이느니 가난할망정 자유롭게 살자 ?
- 노중련 235
오랑캐 옷을 입고 조나라를 강대국으로 일으켜 세우다 ?
- 무령왕 247
상대를 감동시켜 설득하는 유세의 기술 ?
- 귀곡자 258
「패합술」은 논변을 펼칠 때 마땅히 다양한 논변 대상과 정황에 근거해 각기 다른 방법으로 말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패'는 '열다', '합'은 '닫다'를 뜻한다. 즉 패합술은 마음을 제어하는 기술, 즉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감추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반응술」은 정탐을 통해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이다. 귀곡자는 어떤 활동이나 언사로 상대방이 입을 열도록 자극하고 다시 상대방이 하는 말을 근거로 상대방의 속뜻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건술」은 상대와 자신의 관계를 가깝게 하는 유세를 통해 상대가 자신을 늘 생각하고 지모를 바치도록 하는 기술이다. '내건'은 속마음으로부터 상대와 관계를 맺고 의기투합한다는 것으로 내재적인 관계의 결합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비겸술」은 「구겸술」이라고도 부르는데, 높이 띄워주는 말로 상대방을 벗어나지 못하게 묶어두고 옭아매어 상대를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췌마술」은 상대의 발언을 통해 그가 드러내지 않은 감춰진 정황을 이해하는 기술이다. '췌'가 외부적으로 자극하여 정황을 탐색하는데 중점을 둔다면, '마'는 상대를 접촉해 러우만져 상대의 마음과 뜻에 순종하고 서로 결합래 일을 성사시키는 데에 중점을 둔다.
「전환술」은 '둔근 구슬을 굴리듯' 유세하는 변설의 기교를 원활하고 민첩하고 교묘하며 뛰어나게 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상대방의 생각을 앞서 헤아려 그의 욕구를 받드는 것이 '아첨이며, 화려한 말을 꾸며 많은 것을 드러내는 것이 '박식'이며, 책략을 잘 선택하고 나서 진언하는 것이 '임기응변'이며, 자신의 부족함을 먼저 알고 상대방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이 '역공'의 기술이다.
세 치 혀로 치욕을 극복하고 재상의 자리에 오르다 ?
- 장의 270
합종책을 주도하여 육국이 다함께 진나라에 맞서게 하다 ?
- 소진 282
죄인의 몸으로 진나라로 달아나 말재주로만 재상이 되다 ?
- 범저 295
무혈 혁명처럼 손쉬운 논변의 승리로 역사에 길이 남다 ?
- 채택 307
호랑이와 같은 진나라에 땅을 떼어 줄 수는 없다 ?
- 우경 315
죽음을 두려워하면 삶을 얻을 수 없다 ?
- 모초 324
백성을 위하지 않는 논변은 정치의 가장 큰 재앙이다 ?
- 순자 329
비루한 것을 묻는 자에게는 대답하지 말 것이며, 비루한 말을 하는 자에게는 묻지 말 것이고, 비루한 애기를 하는 자의 말은 듣지 말 것이며, 다투려는 자와는 말씨름을 말 것이다.
타고난 말더듬이였으나 명석한 두뇌로 법가 사상을 집대성하다 ?
- 한비 340
천하를 통일한 재상이 명예와 이익만을 좇다 비참하게 퇴장하다 ?
- 이사 353
2부 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
- 백가쟁명이 끝나고 궁정 논변이 펼쳐지다 -
세 치의 혀를 놀리니 제나라 왕이 유방에게 귀순하다 ?
- 역이기 369
말 등에서 천하를 얻었다고 말 타고 천하를 다스릴 수는 없다 ?
- 육가 377
하늘이 준 기회를 받지 않으면 도리어 벌을 받는다 ?
- 괴통 384
제자백가를 내치고 오로지 유학만을 존숭하다 ?
- 동중서 397
익살스러운 농담으로 난제를 교묘하게 풀어내다 ?
- 동방삭 406
흉노에서 19년 동안 억류되었으나 투항하지 않고 청사에 길이 남다 ?
- 소무 417
소금과 철의 국영화는 백성을 이롭게 하는가? ?
- 염철 회의 427
황제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으며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다 ?
- 장석지 443
전국 시대 책사들의 지략과 논술을 엮어 『전국책』을 펴내다 ?
- 유향 448
썩은 나무는 기둥으로 쓸 수 없고 비천한 사람은 주인이 될 수 없다 ?
- 곡영 459
무릇 논변이란 사실과 어긋나면 효과를 볼 수가 없다 ?
- 왕충 469
왕충은 유물주의 철학자로서 한나라 시절에 유행하던 귀신 관념을 가장 맹렬하게 규탄했다. 당시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사람이 죽은 뒤에 귀신으로 변하고, 또한 귀신은 지각이 있어 사람들을 해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왕충이 이를 반박해 논술했다.
"천지개벽 이래 죽은 자는 억만이 넘어 이룰 셀 수가 없을 터이고,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도 이미 죽은 사람에 비해 그 수가 턱없이 적을 것이다. 만일 사람이 모두 죽어 귀신으로 변한다면 길바닥 위 곳곳은 귀신 천지일 것이고, 만일 곧 죽을 사람이 귀신을 볼 수 있다면 마땅히 귀신이 집과 방에도 수두룩할 터인데도 단지 귀신이 두셋만 있다고 말하니 이는 자기모순이다.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귀신이 죽은 사람의 정신이 변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귀신을 본 사람은 단지 귀신의 적나라한 나체만 보아야 하고 귀신이 옷을 입고 모자를 쓴 것은 마땅히 볼 수 없어야 하지 않은가? 옷은 정신이 아니기에 그 형체가 썩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정신이 변해 귀신이 되었다면 어떻게 썩은 옷을 입고 있을 수 있겠는가?
만일 어떤 사람이 매를 맞고 상처를 입었다면 벼슬아치를 찾아가 고소를 해야 한다. 벼슬아치는 살아 있고 지각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살해를 당했다면 누가 죽였는지 모르고 가족들도 돌연 시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다. 만일 죽은 자에게 지각이 있다면 틀림없이 그를 죽인 흉악범을 원망하여 마땅히 벼슬아치에게 가 고발하며 살인자의 이름을 가르쳐 주고 집으로 돌아가 자신의 유체가 어디에 있는지를 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두 불가능하기에 죽은 자는 지각이 없다.
만일 어느 음란한 간부와 동침하여 간통을 했다면 그녀의 남편이나 혹은 그의 아내가 이로 인해 싸움을 벌일 것이다. 만일 그 남편이 죽으면 그 아내는 개가를 하고, 아내가 죽으면 남편은 다시 처를 얻을 것이다. 만일 죽은 자에게 지각이 있다면 반드시 더더욱 본노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아무런 해를 입지 않은 채 재가하고 혹은 재취하여 평안하게 살고 있다. 이것은 모두 죽은자에게는 지각이 없다는 것을 설명해 준다."
방 하나를 청소한들 천하의 더러움이 씻겨 나가겠는가! ?
- 진번 482
유가, 불가, 도가를 집대성하다 ?
- 모자 492
꾀가 많고 지략이 풍부해 귀신처럼 앞날을 예상하다 ?
- 제갈량 501
오나라와 촉나라는 ‘입술이 헐면 이가 시린’ 사이와 같다 ?
- 등지 510
글을 쓰는 것은 본성의 발로이다 ?
- 진복 514
사람다운 사람의 말이 없어지면 나라가 망한다 ?
- 유총 520
충신을 살해하고 폭정을 펼치니 언로가 막히다 ?
- 석호 532
살인마 폭군이 부끄럼도 모르고 교활한 궤변을 늘어놓다 ?
- 부생 541
불교에 귀의해 황제로서의 허물을 감추다 ?
- 소연 549
불교를 비판하고 무신론 사상을 널리 퍼뜨리다 ?
- 범진 561
3부 당나라 송나라 시대
- 쟁신을 육성하여 궁정 논변의 황금기를 이루다 -
겸허하게 간언을 받아들이고 잘못을 하면 반드시 고치다 ?
- 당태종 577
사람으로 거울을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 ?
- 위징 592
과거는 미래의 스승이다 ?
- 무측천 601
군주는 사해를 집안으로 삼으니 어느 것인들 집안일이 아니랴 ?
- 적인걸 622
‘황충 박멸 논변’으로 메뚜기 떼의 재난에서 백성을 구하다 ?
- 요숭 634
하늘을 놀라게 하고 귀신을 울게 하다 ?
- 한유 643
산림은 너무나 쓸쓸하고 속세는 너무나 시끄럽다 ?
- 백거이 655
말재주 좋은 송나라 태조가 술잔을 돌리며 병권을 쥐다 ?
- 조광윤 665
하늘은 악을 징벌하고 선을 권장하는 데 언어를 쓰지 않는다 ?
- 손석 674
천하의 근심을 먼저 걱정하고, 천하가 즐거워진 다음에 즐거워하다 ?
- 범중엄 684
공공을 위하여 뭉치면 참된 붕당이다 ?
- 구양수 694
저는 붕당(朋黨)이라는 설법은 옛날부터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오로지 임금께서 군자의 붕당인가, 아니면 소인의 붕당인가를 구별하시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무릇 군자와 군자가 지향하는 '도(道)'가 같으면 의기를 투합하여 붕당을 짓고, 소인은 '이익'이 같으면 붕당을 짓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러나 저는 소인에게는 붕당이 없고 군자에게만 붕당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 겠습니까?
소인이 좋아하는 것은 이익과 봉록이고, 탐하는 것은 재물과 돈입니다. 그들은 이익이 서로 같은 때에는 잠깐 무리를 끌어다가 사사로운 붕당을 짓지마는, 이것은 거짓이옵니다. 만일 어디에 이익이 있다고 할 때에는 앞을 다투어 차지하지만, 이익이 다하면 사이도 금방 서먹해집니다. 심지어는 서로 미워하고 해치기까지 하여 피를 나눈 형제와 친척 사이라도 서로 그 사이를 온전히 유지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소인들에게는 본래 붕당이 없고, 그 붕당이 잠시 맺었다손 치더라도 단지 가짜 모양새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군자가 지키는 바는 도덕과 의로움이요, 실천하는 바는 충성과 믿음이요, 아끼는 바는 명예와 절개입니다. 이러한 것으로 몸을 바르게 닦으면 道를 함께 하여 서로를 돕고, 이러한 것으로 나라를 섬기면 마음을 하나로 하여 서로를 도우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습니다. 이것이 곧 군자의 붕당입니다. 그러므로 임금께서 마땅히 소인들의 거짓된 붕당을 물리치시고, 군자의 참된 붕당을 중요하시면 천하는 곧 잘 다스려져 태평성세를 이울 것입니다.
『書經』은 "은나라의 마지막 임금 주(紂)는 억만 신하를 두었으나 각자의 마음이 달라 억만 개의 마음이 있었고, 주나라 무왕은 삼천 명의 신하를 두었으나 그 마음이 오직 하나뿐이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주왕의 억만 사람은 붕당을 짓지 못했지만 도리어 그로 인해 망했습니다. 무왕의 삼천 명 신하는 한 마음이라 붕당을 만들 수 있었고 그로 인해 흥성하게 일어섰습니다.
후한 환제 때에는 사악한 환관들이 권력을 독차지하여 천하의 명사를 모조리 감옥에 가두고, '당인(黨人)'이라는 죄인의 이름으로 멀리했습니다.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 한나라 황실이 크게 어지럽게 되어서야 잘못을 뉘우치고 당인을 모두 풀어주었으나 때가 늦어 나라를 구할 길이 없었습니다.
당나라 왕조 말기에 또 붕당 싸움이 차츰 불붙더니, 예제(당나라 마지막 임금) 때에 이르러 조정의 명사를 모조리 죽이고, 혹은 황하에 내던지면서 "이들은 스스로를 이른바 청류의 무리라고 했으니, 응당 탁류에 던져야 마땅하다"라고 내뱉었습니다. 그러자 당나라가 마침내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서로 기리고 서로 추천하고 서로 양보하며 서로를 조금도 의심치 않는 것으로는 순임금의 신하 스물두 명을 따를 만한 사람이 없었고, 순임금 또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들을 모두 아끼어 썼습니다. 그렇다고 훗날 사람들이 순임금이 속았다고 꾸짖지 않고, 오히려 순임금을 밝고 어진 임금이라고 칭송했습니다. 무릇 나라가 흥하고 망하고 잘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는 도리를 임금은 마땅히 거울로 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 구양수, 붕당론
이리하여 구양수는 같은 부류의 패거리들이 사사로이 이익과 목적을 위하여 서로 결탁하는 것을 뜻하던 기존의 붕당 관점을 완전히 뒤집어 '참된 붕당'이란 '의로움과 정도를 같이라는 무리들이 공공의 목적을 위해 뭉친 집단'이라는 것을 밝혀주고, 동양 정치사에서도 상당한 의의를 지닌 정치 철학 논술문을 쓰게 되었다.
개혁에 대한 투철한 신념으로 보수파와 극렬하게 논쟁하다 ?
- 왕안석 704
악한 세력과 투쟁할 때는 털끝만큼도 물러서지 않는다 ?
- 정호 717
살아서는 위학으로 탄압받다 죽은 뒤 신유학의 종사로 부활하다 ?
- 주희 724
가을 하늘이 높아지고 말이 살찌면 오랑캐들은 반드시 남하한다 ?
- 이강 735
4부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
- 소수 민족 정권과 함께 논변의 격변기를 맞다 -
벼슬아치가 백성을 보살펴야지, 백성이 벼슬아치를 보살피랴! ?
- 개묘 751
불교 맹신이 원나라의 멸망을 자초하다 ?
- 장양호 756
빈농 출신 황제가 탐관오리를 엄중하게 처벌하다 ?
- 주원장 765
꼬리가 너무 커서 몸통을 흔들 수 없으면 후환이 생긴다 ?
- 주윤문 774
신하는 죽을지라도 두 임금을 섬길 수는 없다 ?
- 방효유 783
환관이 대권을 틀어쥐고 국사를 전횡하다 ?
- 왕진 792
군주를 행락의 늪에 빠뜨려 천하를 어지럽히다 ?
- 유근 801
하늘도 사람의 마음이 없다면 누가 그것을 높다고 우러르겠느냐? ?
- 왕수인 813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황제에 맞서다 ?
- 해서 823
평생 다 갚지 못한 나라의 은혜를 혼백으로 남아 보답하리라 ?
- 양계성 837
과감한 개혁 정치로 난세를 구하다 ?
- 장거정 853
주색에 빠진 황제에게 상소문을 올린들 바다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
- 만력제 864
선비는 한가하게 머물러도 뜻은 세상일에 열중해야 한다 ?
- 동림당 876
고자 무리의 우두머리가 대권을 잡고 천하를 기울게 하다 ?
- 위충현 887
쉰 살 이전의 나는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
- 이지(이탁오) 902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이 담긴 책을 읽어왔지만 왜 그 책에 성인의 가르침이 담겨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 공자를 존경했지만 공자가 왜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지를 알지 못했다. 단지 난쟁이가 광대놀음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잘한다고 소리치면 따라서 잘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었다. 앞의 개가 짖으면 뒤의 개도 따라 짖듯이, 쉰 살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 개에 불과했다. 만약 남들이 짖는 까닭을 물어오면 그저 벙어리처럼 웃기나 할 따름이었다.”
“무릇 하늘이 한 사람을 나게 하면 저절로 그 사람의 쓰임이 있기 마련이다. 결코 공자에게 가르침을 받은 뒤라야 사람으로서의 자격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만약에 반드시 공자의 가르침을 받아야만 한다면, 공자가 아직 태어나지 않았던 천고 이전에는 제대로 된 사람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단 말인가?”
뛰어난 논변으로 ‘다민족 왕조’ 청나라의 지배 체제를 확립하다 ?
- 옹정제 914
"예로부터 군주가 없는 백성이란 없다. 군주를 세운 뒤에 충의를 다하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다. 중국의 성인도 이렇게 가르쳤다. 충의는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이며, 이것을 거스르는 것은 인간도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정당한 군주인가? 그것은 바로 천명을 받은 군주이다. 『상서』에는 '하늘은 공평하며 오르지 덕이 있는 자를 돕는다.'라고 쓰여 있다. 천명을 받은 군주라면 중국인인지 이민족인지 따질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청나라 황제들은 이 말을 절대적으로 믿고 실천했다. 비단 이것뿐인가?
이민족인 우리 조정만큼 정정당당하게 천명을 수행했던 왕조는 없다. 생각해 보라. 중국은 혁명의 나라로 자주 왕조가 바뀌었는데 개국의 군주란 이전 왕조에서 보자면 반역자이다. 명나라 태조는 원나라 왕조에서 보자면 무뢰한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청나라는 이와 달리 만주에서 일어나 원래 명나라와는 대등한 우호국이었다. 명나라가 역도들로 인해 멸망하자, 천명이 우리 조정에 내렸다. 그것도 명나라를 멸망시키고 이를 대신한 것이 아니라, 명나라가 스스로 망해 버린 뒤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구원하기 위해 중국을 지배해 준 것이다. 역사를 보더라도 이처럼 정당하게 천하를 차지한 일은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 하늘의 이치로 보건대 백성은 군주를 선택하고, 단순히 중원을 차지한 자가 아니라 덕이 있는 자를 옹호한다. 하늘에 부끄럼 없이 오로지 덕으로 다스린다면 오랑캐라도 충분히 위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 역적들은 본조(청나라)는 만주인이 중국의 군주가 되었다면서 아무런 까닭도 없이 이쪽과 저쪽의 경계를 나누려는 사심으로 비방과 조롱을 일삼는 주장을 퍼뜨리고 있다. 그들은 본조는 만주이지만 마치 같은 중국인도 서로 다른 본적을 갖고 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모른다.
만일 이민족이어서 안 된다고 한다면 맹자는 '순임금은 東夷사람이고 문왕은 西夷사람이다.'라고 했는데, 이를 어쩔 것인가? 출신 지역때문에 군주가 될 수 없다면 그들은 성인의 덕을 해치는 것이 아닌가? 만약에 이적을 일률적으로 배척한다면 공자는 천하를 주유할 때 초나라 소왕의 요청에 응해 초나라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이적을 배척해야만 한다면 진나라 목공이 서융에서 패자로 군림한 것을 두고 공자는 『상서』를 편찬할 때 마땅히 「진서」를 주서안으로 편입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청나라 왕조의 통치는 중국에게 적지 않은 이로움을 안겨주었다. 청나라 왕조는 중국의 영토를 광활하게 넓혀 주었다. 이는 중국 신민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남북조 시기에 군주는 오로지 한쪽 지역만 다스리기에 바빠 남쪽 사람들은 북쪽 사람을 색노라고 멸시하고, 북쪽 사람은 남쪽 사람을 도이라고 헐뜯었다. 명나라 주원장은 몽고를 완전히 복속시키지 못해 늘 북쪽 변방을 조심하며 전전긍긍했다.
청나라를 만주라 하는 것은 지리적 개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만주족이 덕이 있다면 순임금, 문왕과 마찬가지로 천하의 성군이 될 수 있다. 화이(華夷)의 구분은 이론적으로 아무 근거도 없는 것이다. 청나라 왕조가 천하를 통일한 뒤 천심과 민심이 따르고 백성이 안락한 삶을 사는 태평성세를 이룩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사방이 안전하고 백성들은 편안한 삶을 즐기고, 호구는 계속 늘어나고 논밭은 나날이 개간되고 있다. 대의와 순리를 따라 천하를 이롭게 했는데 어찌 한족을 저버렸다 하겠는가?
청나라 왕조는 이자성이 도둑질한 천하를 얻었고 명나라를 대신해 복수해 주었다. 그러므로 복명의 기치로 반청을 주장하는 자들은 청나라의 적일 뿐만 아니라 명나라 왕조의 원수이기도 하다. 한인이 오로지 명나라 후예인 것만 내세워 반청의 기치를 든다면 이는 반역행위다. 또한 청나라 왕조의 의관은 하늘의 명을 받아 중국을 다스리는 하나의 형식이므로, '갓은 공작. 소매는 말발굽 같아 의관이 금수로 보인다'라는 말은 무지한 자들의 근거 없는 비방일 뿐이다.
중구인이 몽골인을 이민족이라고 천하게 여기면 몽골인 역시 중국인을 오랑캐라 부르며 경멸할 것인데, 서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후세의 타락한 사고방식을 가져올 것이다. 충의는 중국의 성인이 가르친 부동의 교훈이며 민족을 초월해셔 가치를 지니는 도덕이다. 화이의 구분은 통치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족 출신 군주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하고 이족 출신 군주를 자극하여 분노하게 할 뿐이다. 화이사상은 사악한 소인이 반란을 일으키기 위해 만들어낸 구실에 불과하다. 만에 하나 이 구호로 반란을 꾸민다면 만대의 죄인이 될 것이다.
- 옹정제, 『대의각미록(大義覺迷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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