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drick Avercamp
(Dutch painter & draftsman born 1585 - died 1634)
Winter, landscapes, skaters:Scenes on The Ice
1) Winter Landscape with Skaters c. 1608 / Oil on wood, 78 x 132 cm / Rijksmuseum, Amsterdam
작품의 오른쪽을 보면 푸른색과 분홍색, 흰색 깃털로 화려하게 장식한 백마가 특별 제작된 붉은 썰매를 끌고 있습니다.
지위가 남다른 사람으로 보이는 인물이 앉아 있는데요,
이 썰매 바로 위쪽에서 네명이 일렬로 발을 맞춰 스케이트를 타고 있습니다.
‘하나 둘, 셋!’ 저절로 숫자를 중얼거리게 되지요.
이번에는 붉은 썰매가 끄는 방향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얼음판에 그만 미끄러져 ‘꽈당’ 앞으로 넘어진 사람이 모자는 벗겨지고 뒷발은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그 사람 바로 앞쪽에는 한껏 멋을 낸 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는데
그들의 아름다운 의상과는 대조적으로 너무도 남루한 차림의 걸인이 손을 내밀어 구걸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선을 바로 왼쪽으로 옮겨봅니다.
골프와 하키의 중간쯤 되는 콜프(Kolf)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죠?
조금 더 왼쪽으로 가봅니다.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제 그림자를 따라 신나게 뛰어 다니고
걸음마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아가가 엄마 쪽으로 아장아장 걸어오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겨울 풍경화를 그린 대표 화가로 첫손가락에 꼽히는 네덜란드 출신의
헨드릭 아페르캄프(Hendrick Avercamp, 1585~1634)의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이 있는 겨울 풍경>(1608)입니다.
이 작품에서 지위고하, 남녀노소, 빈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을 빙판으로 불러낸 주인공은 바로 ‘겨울’입니다.
‘캄펜의 말 못하는 자’라는 별명으로 더 자주불렸던 작가는
지금의 아이젤(Ijssel)호 동쪽 해안에 있던 작은 도시 캄펜(Kampen)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선천적으로 듣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그는 풍경화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는데요,
캄펜의 겨울 풍경, 그 중에서도 겨울 스포츠나 여가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꼼꼼히 관찰해 세밀하게 묘사하는 데 뛰어났습니다.
네덜란드는 아시다시피 강과 운하의 나라죠.
아페르캄프가 겨울철 놀이 장소로 꽁꽁 언 강과 운하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그린 것은 평범한 겨울 풍경이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폭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앞서 언급한 겨울을 즐기는 사람만이 아닙니다.
장어가 가득한 그물과 작살을 들고 가는 어부,
화면 왼쪽에 보이는 소변보는 남자와 엉덩이를 내리고 용변 보는 여인,
갈대를 이고 가는 사람,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 등
당시 일상 속의 사람들을 그렸는데 단 한명도 같은 표정이나 같은 옷매무새를 한 사람이 없습니다.
모이를 쪼는 닭과 하늘을 나는 새조차 날개짓과 고갯짓이 다 다릅니다.
왼쪽 화면의 한 건물 앞 빙판에 둥그렇게 구멍이 나 있고 물을 긷는 두레박이 설치된 것이 보이시는지요?
맥주 양조에 필요한 물을 긷는 장치로 이 건물이 양조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극사실적인 장치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생동감 넘치는 필치로 한 화폭에 담는 것은 네덜란드 풍경화의 특징입니다.
공간 전체에 동적인 성격과 공간의 깊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씁니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상을 전경에 쓰고 뒤로 갈수록 옅은 색과 희미한 윤곽선을 쓰는 이른바 공기 원근법(색체 원근법)과
관객의 시선을 화면 뒤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전경에 몇가지 장치를 배치하는 ‘르푸수아르’가 그것인데요,
이 그림에서는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쭉 배치된 나무들 사이에 사선으로 놓인 붉은 썰매와 사람들의 크기 차이가
그 예가 되겠죠.
또한 네델란드 풍경화의 특징인, 마치 관객이 야트막한 언덕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는 공간감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날고 있는 새 역시 하늘의 공간감을 강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죠.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그림의 원근법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양조장은 마치 위에서 보는 듯한 각도로 그렸지만 뒤쪽의 교회나 집, 나무 등은 관객의 시선 높이로 되어있거든요.
이는 아페르캄프가 일부는 스케치, 일부는 기억에 의존해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다시 구성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당시의 화가들은 야외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예가 드물었고 대부분은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했다고 하네요.
등장인물이 많은 이 그림은 화가가 어디에다 자신의 사인(sign)을 남겼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오른쪽 맨 끝에 자리한 나무 바로 뒤 다 쓰러져가는 작은 집 문 위에 마치 흰 분필로 낙서한 것처럼 쓴 ‘Haenricus Av'가
당시 최고의 풍경화가인 헨드릭 아페르캄프의 소박한 사인입니다.
- 某여행잡지에 실린 '겨울을 보는 다섯가지 시선'(magazine S)에서 발췌해서 옮겨봤습니다.
김지은이란 젊은 여자가 쓴 글인데요, MBC 아나운서이자 작가라네요.
2008년 뉴욕 크리스티 대학원에서 미술시장, 감정, 경매, 미술이론을 수학했다고 합니다.
그림 설명하는 말투가 오주석님 흉내낸듯 비슷하지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같은 그림입니다.
♧
2) Hendrick Avercamp 의 다른 Scenes on The Ice 입니다.
Ice Landscape
Oil on panel
Staatliches Museum, Schwerin
Skaters
Oil on wood, 24 x 38 cm
Pushkin Museum, Moscow
A Scene on the Ice
Watercolor, 190 x 310 mm
Teylers Museum, Haarlem
Ice Scene
Oil on panel
Rijksmuseum Kröller-Müller, Otterlo
A Scene on the Ice near a Town c. 1615
Oil on wood, 58 x 90 cm
National Gallery, London
Winter Landscape
Oil on wood, 29,4 x 46,4 cm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Winter Scene at Yselmuiden c. 1613
Oil on panel, 47 x 73 cm
Musée d'Art et d'Histoire, Geneva
Winter Scene at Yselmuiden c. 1613
Oil on panel, 47 x 73 cm
Musée d'Art et d'Histoire, Geneva
Winter Scene on a Canal
Oil on wood
Toledo Museum of Art, Toledo, Ohio
Winter Landscape
Oil on panel
Pinacoteca Ambrosiana, Mi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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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 on panel, 36 x 71 cm
Mauritshuis, The Hague
Winter Landscape with Skaters
Oil on wood, diameter: 30,5 cm
Museum of Fine Arts, Budapest
Oil on wood, diameter
그림출처 http://cafe.daum.net/jdj03260/ArX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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