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4. 21:39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어럅쇼? 생각 밖으로 꽤 괜찮은 책인디?
손에 잡히는 서양미술사
저자 박일호
2018.11.5. 원시 시대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까지,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읽는 서양미술사 입문서
이 책은 원시 시대 동굴 벽화에서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미술까지를 다룬 서양미술사 입문서이다. 미술 작품이란 시대와 사회의 문화적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서양사의 큰 흐름에 따라 사회가 어떻게 변했으며 그것이 문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그 결과 미술 작품에 어떤 조형적 특징들이 나타났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한 권에 담기 위해 핵심을 짚어 서술하였지만, 각 시대 배경과 주요 작품들에 대한 꼼꼼한 설명 역시 놓치지 않았다.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반인들과 미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파악하고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독자]
서양미술사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 미술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
저자 : 박일호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미학전공)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미학과에서 석사와 박사(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됐고,
2008년 제 5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 2009년 대구 텍스타일 아트 도큐멘터 전시 총감독을 맡은 바 있다.
충남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와 대전광역시립미술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미술은 언어다』, 『감성으로 보고 이성으로 읽는다』, 『예술의 길 문화의 길』, 『예술과 상징 상징형식』,
『문화와 미술』, 『미학과 미술』이 있다.
책을 내면서
1. 현실을 대신하는 이미지
2. 사실 세계에 다가간 미술
3. 종교적 의미를 위한 미술
4. 이성에 주목한 휴머니즘 시대
5. 새로운 미술의 길, 감성
6. 이성적 경향과 감성적 경향의 공존
7. 프랑스 대혁명과 서로 대립된 두 양식
8. 미술의 주제에서 방법으로 전환
9. 합리주의적 ·기하학적 경향의 미술
10. 주관주의적 ·표현주의적 흐름
11. 차가운 추상과 따뜻한 추상
12. 기하학적 추상미술의 유행과 반발
13. 자유분방한 추상표현과 절제된 형식
14. 대중문화와 다원주의 시대의 미술
책 속으로
사람들이 이런 점들을 이해하게 되면, 미술 작품을 보면서 나름대로의 관점과 즐거움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어떤 관점으로 대하든 그 그물망으로부터 빠져 나가는 의미나 느낌이 항상 남는다. 이 책이 포함하지 못하는 그 틈은 독자들이 각각의 경우마다 다르게 채워 넣어야 할 것이다.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해답은 없으며, 같은 작품을 보더라도 매일 다른 의미와 느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바로 예술이 주는 매력이기 때문이다. --- 에서
이제 미술가들은 ‘무엇을 그리느냐’보다 ‘어떻게 그리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윤곽선이나 형태, 입체감 등에 매달렸던 전통적인 미술의 목표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부터 자유를 얻은 미술가들이 현대미술의 다양한 양식과 창작 방법으로 향하게 되었다. --- <8장 미술의 주제에서 방법으로 전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은 미술 자체를 변화시켰다기보다 미술 작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을 좀 더 풍부하게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전통적인 재현 미술이나 추상미술이 우리에게 예술적 즐거움을 준다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술사 안에 무수한 미술 양식들이 있었고,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은 그 양식들 중 하나이며, 지금까지 미술에서 무시되고 제외되었던 점들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을 뿐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 다른 새로운 미술의 시도들이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에서
출판사서평
입문자를 위한 서양미술사
원시 시대부터 포스트모더니즘 시대까지 사회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미술사의 흐름
이 책은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다양하고 복잡한 미술 경향, 작품을 해석하는 심오한 의미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두 번째 목표는 미술대학 학생들에게 왜 미술사나 미술이론이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것에 있다.
자신의 작품을 보다 분명하고 강렬하게 나타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창작 방법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에서이다.
역사적으로 작가들이 어떤 문제의식을 가졌으며 해결을 위한 어떤 시도들이 해왔는지 살피는 것이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하여 저자는 미술 작품이란 그 시대와 사회의 문화적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서양미술사를 서술하였다.
예술가의 문제의식은 그 사람의 개인적인 성향뿐만 아니라 그가 살았던 시대나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역사적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였고, 문화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으며,
그 결과 미술 작품에는 어떤 조형적 특징들이 나타났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러한 관점 아래, 미술 작품의 조형적 특징에서 보이는 이성적 경향과 감성적 경향을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의 주요 양식과 작품을 살핀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번갈아 나타나기도, 동시대에 함께 등장하기도 하는 이성적 경향과 감성적 경향이
어떤 배경으로 인하여 작품에 나타났는지를 중심으로 미술 작품을 읽어나간다.
이렇게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서양미술사를 서술하였기 때문에 미술사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작품을 이해하는 것이 쉽게 다가올 것이다.
한 권의 책에 서양미술사의 큰 흐름을 담았기 때문에 시대와 양식을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을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작품에 대한 꼼꼼한 설명 역시 놓치지 않았다.
복잡하다고만 느껴졌던 다양한 미술 양식과 어렵게 다가왔던 작품 읽기가 한결 쉬워질 것이다.
1
미켈란젤로 - 피에타
1545년경. 233cm. 피렌체 두오모 대성당
여기서는 성모님 맞은편에 마리아 막달레나와 니코데모를 등장시키고 있다. 니코데모는 예수님의 뒤에 구부정하니 허리를 굽혀 예수님의 육신을 부축하고 있다.
2
이상의 작품들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바로크 미술은 지적인 이해보다 마음의 느낌과 감동을 목표로 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르네상스 미술에서 볼 수 없던 활력이나 역동성을 느낄 수 있고, 다채로운 색과 명암 대비에 의한 생동감도 접할 수 있다. (루벤스. 렘브란트)
프랑스의 고전주의는 감성적 내용이나 작가의 정서적 표현 같은 바로크적 특성을 수용하되, 그것을 절제되고 균형잡힌 형식 안에 담는 절충의 형태를 취했다. 프랑스에는 루이 14세라는 절대군주가 있어 정치적 안정으로 외부의 영향이 적었기 때뭉이다. (푸생. 로랭. 망사르)
고전주의의 산실인 왕립 아카데미의 틀에 박힌 교육은 푸생과 로랭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의 훌륭한 미술가를 배출하지 못했다. 관료주의적 사고와 경직된 원리를 창의적인 미술에 적용하는 것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 때문이었다. 급기야 데생을 중시하는 푸생파와 색채를 중시하는 루벤스파의 논쟁의 결과, 사람들은 회화가 전문가들의 교양을 위한 지적인 분야라는 생각보다 회화의 궁극적인 판단은 일반인이 해야한다는 루벤스파의 회화 양식이 프랑스 전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런 사회적 인식론적 변화를 배경으로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감성적 미술경향인 로코코 미술이 18세기 중엽에 일어났다.
바로크 미술은 한 時代라는 보다 큰 분위기를 강조하고, 궁정이나 귀족들의 대저택, 거리 등과 같이 큰 규모의 환경을 장식하는 대작 위주로 전개되었다. 그리하여 장엄하고 권위적이며 격정적 역동적인 스타일을 이루었다. 이에 반해 로코코 미술은 개인들의 감성적 체험에 주목하고, 지방 귀족이나 중산층 개인의 주거 장식을 위한 소품 위주의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하여 우아하고 친근하며 아늑하고 감미로운 부위기를 전하려 했다. (바토. 부셰. 티에폴로. 카날레토.)
3
세잔은 인상주의 그림에서 형태가 사라지면서 보인 혼란스런 감각 세계에 회의를 가졌고, 그 해결을 위해 지적이며 합리적인 방법을 시도했다. 고갱과 고흐는 인상주의를 표피적인 묘사에 치우친 기교 위주의 양식으로 보았으며, 정신적 사상이나 주관적 감정을 강조하는 작품을 만들어 가려 했다.
그후 세잔의 시도는 입체파를 거쳐 기히힉적 추상미술로 이어지면서 현대미술의 합리주의적 · 기하학적 흐름을 형성했고, 고갱의 양식적 특징은 야수파와 나비navi파로, 고흐의 시도는 표현주의와 표현주의적 추상으로 이어지면서 현대미술의 주관적 표현주의적 흐름을 형성했다.
나비파(Nabis 派)는 고갱에게 영향을 받은 폴 세뤼지에(1863~1927)가 파리의 젊은 화가들을 모아 이룬 집단이다. 인상주의에 염증을 느낀 젊고 반항적인 화가들이 주 였다. 히브리어로 예언자라는 의미인 ‘나비’는 자신들의 미술이 과거의 종교의 기능을 대신한다는 뜻으로 시인 Henri Cazalis가 붙였다. 반항적인 젊은이였던 이들은 보라리 가(街)의 카페에 모여 고갱의 작품경향을 토론하였다.
인상파가 말 그대로 자연의 인상 - 미묘한 색채 - 을 분석해 묘사하는 것이라면, 나비파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분석하여 화면을 완성해 나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나비파 작품 안의 형태나 색채는 현실과는 상관없이 작가의 해석으로 좌우됐다. 하지만 1900년 이후 나비파의 화가들은 나비파라는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강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체되었다.
4
(1)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는 1920년대와 1930년대 추상미술이 하나의 기하학처럼 되어버린 것에 반발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미술가들이 조형적 방법보다 예술과 사회의 관계나 예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고민을 나타내야 한다고 보았다.
19세기가 혁명의 세기였다면 20세기는 전쟁의 세기였다. 1차 세계대전은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한 낙관주의와 이상주의를 무너뜨렸다. 기계화된 무기로 수백만 명을 살상시킨 비극적 상황을 사람들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전쟁터로 나가게 했던 애국주의나 국익 같은 공적 가치에 대한 불신이 생겨났고, 전통적 형식이나 관습에 대한 부정적 사회현상도 나타났다.
(2)
다다이즘은 이런 배경에서 등장했으며, 전통적인 미술 원리의 부정을 넘어 미술 자체까지도 부정하는 반예술 운동으로 퍼져나갔다. 다다이스트들은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허무주의적 경향을 보였고, 문명을 폐허로 만든 전쟁에 대한 반발심과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지금까지 예술을 지배해온 모든 주의, 주장, 미학을 배제한 채,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예술적 가치 창조의 길을 모색해보자고 주장했다. 그래서 계획된 화면 구성이나 예술가의 의지보다 우연적인 것, 엉뚱한 것, 돌발적인 것에 의한 작품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성적인 인식이나 인과관계 또는 일상세계의 논리에서 벗어난 미술을 시도하기도 했다.
아르프(1886-1966)의 <우연의 법칙에 따라>는 그런 시도의 대표적인 예이다. 아르프가 작품 이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자 들고 있던 색종이를 찢어버린 후 다시 돌아와 보니 바닥에 놓인 그 조각들이 바로 자신이 구상했던 것임을 깨닫고, 그 조각들을 주워서 그대로 화면에 맞춰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마치 어린아이의 장난 같은 이런 작업과정을 통해서 우연적인 것이라는 동기를 작품 창작의 원천으로 삼으려 했다.
뒤샹(1887-1968)은 사람들이 전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미술작품으로 제시함으로써 당시 예술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1917년 봄, 뒤샹은 뉴욕의 한 화랑 전시회에 <샘 Fountain>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는데, 기성품(레디메이드) 소변기에다 자신의 이름이 아닌 ‘R. MUTT(뉴욕 변기 제조업자인 리처드 머튼의 이름을 따온 것)’ 라고 서명하고 제목을 붙인 것이었다. 미술작품이란 새롭게 창조하는 것이라는 전통적인 생각을 부정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물론 전시는 거부되었다. 그 이유는 예술가의 표현행위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뒤상은 자신이 선택했고, 그것을 예술작품으로 결정했으며, 제목을 붙여 전시장으로 보낸 행우ㅏ 만으로 예술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 세상에는 흥미로운 물건들이 이미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예술가가 그런 상태를 가중시킬 필요가 없으며, 그 속에서 발견한 물건 하나를 선택하는 행위가 진정한 창조 행위다"라고 했다.
"6달러라는 참가비를 낸 모든 화가는 작품을 전시할 권리를 갖는다. 〈샘〉은 아무런 거론도 없이 종적을 감추었고 전시에서 제외되었다. 〈샘〉을 거부한 것은 어떤 근거에 의한 것인가? 혹자는 그것이 부도덕하고 상스럽다고 말한다. 혹자는 그것이 단지 화장실 용구의 모사품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샘〉은 부도덕하지 않다. 그것은 우리가 매일 화장실 용구 상점의 진열장에서 볼 수 있는 부품일 따름이다. 그것을 직접 자기 손으로 제작했는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화가가 그것을 선택했다. 평범한 생활용품을 사용하여 새로운 이름과 새로운 관점 아래, 그것이 갖고 있던 실용적 의미가 사라지도록 그것을 배치했다. 이리하여 이 소재의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 냈다. 화장실 용구 설비품을 모사했다고 운운하는 것은 부당하다. 미국이 만들어 낸 유일한 예술품은 바로 이 화장실 용구들과 교량들뿐이기 때문이다. "
이 일을 계기로 미술계에선 작품의 창작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졌다. 創作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예술가의 '손'에 의해서 물리적인 제작으로 이루어져야만 하는가, 아니면, 뒤상의 말처럼 예술가가 '마음'으로 선택해서 결정하고, 전시장으로 옮기는 '행위'만으로도 창작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였다. 예술가가 어느 시점을 선택하고 작품으로 결정하는 것이 손에 의한 물리적 제작 행우ㅏ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3)
1924년 프랑스 시인 브르통(1896-1966)의 <초현실주의 선언>으로 시작된 초현실주의는 1차 세계대전 후의 절망적인 현실을 배경으로 했다. 거리에는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잔해가 즐비했고, 전쟁 후유증으로 정신이상자가 넘쳐났으며, 전사자로 인한 가족 파괴나 상실감도 극에 달했다. 현실 앞에서 사람들은 절망감과 반항심만을 갖게 되었고, 그 어느 것에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타난 초현실주의는 비참하고 절망적인 현실을 넘어서는 또 다른 현실이라는 의미의 '초현실' 세계를 예술을 통해서 제시하려 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미지를 표현해서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놀라움과 신비감을 느끼게 하며, 잠시나마 절망적인 현실로 위축된 심리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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