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베 마사유키 지음
『눈으로 보는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는 두 거장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의 대표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고 작품세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미술 역사에서 항상 거장으로 평가받았던 렘브란트와 19세기 말에 재평가가 시작된 새로운 거장 페르메이르, 이 신구 거장의 숨겨진 예술의 깊이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피터 파울 루벤스 등 17세기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화풍과 활동상을 소개하여 네덜란드 ‘회화의 황금시대’를 이해하는데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시작하며
신구의 거장에게 숨어 있는 깊이와 신비
제1부 광선과 명암의 마술사 렘브란트
생애 / 성공과 명성에 가려진 비극
자화상 / 그림을 보면서 삶의 철학을 묻는다
여성들 / 사실적이면서도 만인의 이상
렘브란트 광선 / 빛이 연출하는 명암과 신비성
동판화 / 어둠에서 빛을 만들어내다
제2부 고요와 시정의 거장 페르메이르 (= 베르메르)
생애 / 환상 속의 화가와 현실을 이어주는 이미지
사진가 페르메이르 / 과학기술과 거장의 기묘한 융합
고요의 화가 / ‘빛의 거장’인 이유
트로니 / 유형적 인물로 보는 개성
고향 델프트 / 소도시를 소우주로 바꾼 예술
그림 속 그림 / 그림 속의 세계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메이헤런 사건 / ‘위조 작가의 왕’의 집념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독일이 패전한 직후의 일이다. 오스트리아의 산악지 알트아우제 호수 근처의 암염을 채굴하는 소금광산 갱내에서 미군이 막대한 미술품을 발견한다. 그 미술품들은 나치 독일이 히틀러의 고향 린츠에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하고 거기에 전시할 미술품들을 점령지에서 약탈했던 것이다. 이렇게 유럽 각지로부터 약탈했던 미술품들은 원래의 소장자에게 반환되었다.
그런데 의외의 사건이 일어났다. 그 걸작들 속에 아무도 몰랐던 '명작'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베르메르의 유채화 <간통란 여인과 예수>다. 알려지지도 않은 걸작이 뜻밖에 발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옛 소장자로 알려진 네덜란드 출신 귀부인의 행방은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의 관심의 초점은 도대체 누가 그 걸작을 나치에 팔아넘겼는가 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의 대리인으로 무명의 화가이자 화상인 메이헤런에게 수사가 미쳤고 그는 즉시 체포됐다.
메이헤런은 국보적 미술품을 적에게 팔아넘긴 국가 반역죄로 경찰에 6주 동안 그금되어 추궁당했다. 그런데 메이헤런이 법정에서 뜻밖의 사실을 고백한다. 문제의 <간통한 여인과 예수>는 자신이 만든 위작이며, 그 외에도 위작이 8점 이상이 더 있으며 그들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중에는 보이만스 미술관에 소장된 <엠마오의 그리스도 제자들>이 있었기에 파장은 더욱 커졌다.
처음에 사람들은 메이헤런이 허튼소리를 한 것이라고 여겼다. 베르메르는 완벽한 기교와 높은 예술성으로 품격을 표현하는 대표적 화가들 중 최고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신만만한 그에 대하여 재판장은 역사상 유명한 지시를 내린다. 위작이 가능함을 직접 제작해보라는 것이었다.
1945년 7월 메이헤런은 옥중에서 게속적인 감시 하에 반입된 재료로 새로운 베르메르의 유화 위작을 한 점 더 그리게 되었다. 그리고 불과 2개월 만에 멋진 솜씨의 위작 <학자들 사이에 있는 그리스도>를 완성시켰다. 그러자 메이헤런의 실력을 우습게 여기던 미술 전문가들이 이번에는 돌변하여 그의 기술을 '회화의 기적'이라며 칭찬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베르메르를 잃었다. 그 대신 메이헤런을 얻었다."라고.
메이헤런은 헤이그의 미술학교에 단기간 다닌 후 학위를 얻어 미술 아카데미 조수를 하기도 했다. 화랑에 계약도 하고 개인전도 열어 잘나가는 초상화 작가가 되어 화단을 오르는 중이었다. 하지만 메이헤런은 당시 네덜란드에서 유행하던 추상화와 모더니즘으로 인해 화단에서 내몰리는 위기를 맞게 된다. 이를 추진했던 것은 미술 평론가들이었다. 고전 기법을 신봉하고 전위미술을 혐오하던 이들이 1926년 예술지 <투계>를 발간하여, 반 모더니즘을 표방하고 심지어 미술 평론가들의 뇌물 실태를 폭로하기도 했다. 그것이 치명적인 사건이 됐다. 소송을 하지는 않았지만 메이헤런의 업적을 철저히 무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메이헤런의 이름은 사라져 갔다.
한편, 메이헤런을 복수의 증오로 내몬 직접적인 동기가 있었다. 1928년 메이헤런의 동료 중 하나인 복원 화가 테오 반 베인하르덴이 프란츠 할츠의 작품으로 짐작되는 기사의 초상화를 발견해서 복원한 일이 있었다. 다소 무리하게 복원을 하기는 했지만 대발견이었다. 감정서도 확보한 상태였고 한 수집가가 구입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고 권위자인 아브라함 브레디우스가 이를 위작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베르하르덴은 명예도 실추되고 게약도 놓치게 된다. 이에 메이헤런은 미술 전문가의 안목에 격앙하면서 이때부터 철저한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에 나선다. 그는 미술 역사가의 사고 논리와 학술적 야망에서 감식의 허점을 찾게 되었다.
제3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 황금시대의 화가들
피터 파울 루벤스 | 프란스 할스 | 야콥 요르단스 | 야콥 판 로이스달 | 피터르 더 호흐 |
헤르쿨레스 세헤르스 | 토마스 드 케이세르 | 얀 리벤스 | 헤라르트 테르 보르흐 |
카렐 파브리티우스 | 니콜라스 마스 | 프란스 판 미에리스
마치며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 관련 연대표
유화 갈치는 선생님에게 베르메르의「델프트 풍경」을 보여줬습니다. 이거 엄청 유명한 작품인데도 모르고 있습디다. 그걸 보니까 미대 교수일지라도 미술사를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일반인이나 똑같더라는.... 나에게는 상식적인 미술사 지식이 금시초문인 경우처럼....... 암튼, 왜 이 그림을 名作/名品이라고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하였더니, 딱 보더니 ─ 놀랍도록 잘 그린 작품이라고 ─ 한눈에 알아봅디다. 그이의 실기 경험상으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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