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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미술 이야기 (책)

데비한 <- 학생들의 질문

 

 

 

 

 

선생님은 왜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으세요?

 

 

─ 저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아름다움이 외부에서 습득된, 사회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아름다움의 실체를 본다고 할까.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너무 쉬운 것 같습니다.

그건 구태여 제가 표현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트는 제품, 상품이 아닙니다. 누구든 교감되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게 아트의 힘입니다.

인식을 바꾸고 교감하게 하는 것, 추하고 역겨운 걸로 감동을 주는 것도 있습니다.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하시는 이유는요?

 

─ 현대의 개념미술작가들은 남에게 제작을 맡깁니다.

작가는 아이디어를 내고, 어시스트 군단을 데리고 모든 걸 지시만 하며,

제작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시스템이 유행처럼 돼 가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에 반기를 듭니다. 작가의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 시대의 모든 것들을 知的으로 설명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대 저 시대, 했다가 해체해 버리는,

보는 시각 자체를 크리틱(critique 1.비평2.평론)하기 시작한 게 포스트모더니즘입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은 또한 언어유희입니다. 영혼, 손이 없어 보입니다.

그게 개념미술의 한계입니다. 즉 비주얼 아트에서 비주얼이 빠지는 위험성, 극단까지 간 거에요.

제 경우 그 반발의 결과는 노동입니다. 지우개똥 작업, 사진 문대는 작업 등,

이런 점이 제가 믿는, 예술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입니다.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미술(fine art)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닙니다.

저는 미술이 사람들이 원하는 걸 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편하게 엔터테인먼트로 가세요.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예술은 탐구라고 생각합니다.

보는 것 외에 또 뭐가 있을까요. 그게 궁금하다면 예술이 아주 재미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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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는 예술가다』 p 108~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