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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미술 이야기 (책)

『그림, 영혼의 부딪힘』

 

 

 

 

그림, 영혼의 부딪힘 

 

 

 

 

1장 성격, 후천적으로 택한 감정의 습관

 


다혈질이어서 주변과 마찰이 잦다면
실력으로 모두를 무릎 굽힌 상남자 : 미켈란젤로

부모덕이 없어서 현실을 원망하고 있는가?
주변에 적을 두지 않았던 겸손함 : 라파엘로

내가 하는 게 주류의 색깔과 맞지 않을 때
고집을 소신으로 밀어붙인 뚝심 : 마네

여성 혐오증을 그림으로 극복한 아이러니
자신을 지켜내기 위한 내숭 : 드가

 

 

드가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어릴 적 모친의 외도를 알아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 외도의 상대가 드가의 삼촌이었다고 하니. 이런 까닭으로 드가는 여성 자체에 대한 불신을 지닌 채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여성을 혐오하게 된다. 드가가 발레리나들을 몰개성화시킨 것도, 그녀들의 아름다운 몸동작을 일일 노동자의 노동으로 격하해놓은 것도, 여성 노동자들의 불편한 모습을 거칠게 표현해 놓은 것도 그런 심리적 이유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주로 여성을 모델로 그림을 와성시켰으니 그의 행보는 참으로 별난 구석이 있다.

 


감정의 기복이 너무 심해 힘들 때
우울, 가장 강력한 감정의 공감 : 고흐

 

 

불쌍한 여자에게 연민의 감정을 가진 남자를 향해 그 여자는 사랑의 감정을 키웠다면 말이다. 이를 모르는 상태에서 관계를 지속하다보면, 남자는 언젠가 당황스런 상황을 맞게 된다. "왜 나를 오해하게 만들었어?"라든가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가지 왜 내 인생에 함부로 들어와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라든가 하는 비난을 받으며 순식간에 남자는 배신자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쌍한 상대에게 마음을 열 때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

 



2장 사랑, 감정의 가장 치열한 부딪힘

 


당신의 측은지심은 진짜인가?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 불행을 구경하는 것 : 밀레

 

 

밀레는 도시에서 받았던 상처의 원인이자 뼛속 깊이 서글픔의 원인이었던 가난한 농촌의 삶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바로 그들을 위로해야 자신의 상처가 위로받는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는 농촌과 농민 그리고 고달프기만 했던 농부의 삶을 고귀한 가치로 여기며 그림으로써 자신의 진심을 바친다. 밀레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 가난한 사람, 슬픈 사람, 외로운 사람, 그런 상실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보듬고 위로하는……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지옥 같은 선택 : 로댕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이 부딪힐 때
사랑과 섹스 사이 : 클림트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
슬픈 마스터베이션 : 로트렉

가난이 사랑의 방해물이 될 때
사랑의 비극 혹은 영원성 : 모딜리아니



3장 비밀, 감정을 지배하는 가장 은밀한 곳

 


도망자의 최후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 카라바조

디테일을 얻기 위한 노력
작업실 미스터리 : 베르메르


누구나 자기만의 정원이 필요하다
비밀의 정원의 주인 : 모네

 

 

모네는 부댕의 가르침대로 화구를 들고 직접 밖으로 나가 풍경을 관찰하고, 용킨트의 가르침대로 관찰한 빛들을 포착하는데 주력한다. 노르망디 바닷가 르아브르의 강렬한 햇빛 그리고 그런 햇빛에 아른대는 해안가의 물결은 모네의 외광회화를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도 남는 환경이었다.

아침해가 떠서 노을이 물들 때까지 하나의 대상을 두고 수십 장의 캔버스를 바꾸어가며 그림을 그린다. 이를 위해서는 연작이라는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색채의 동일한 대상들이 한 장 두 장 완성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평생 햇빛에 눈을 혹사시켰으니 결국 나이가 들어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고 만다. 그의 눈은 자신의 오랜 정원을 다시는 예전처럼 볼 수가 없게 된다. 파리 오랑주리 미술관에는 대형 벽화작업으로 제작되어 있는 그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수련을 볼 수 있는데, 모네가 죽어서야 공개되었던 이 그림은 모네의 마지막 작품이자 많은 이들이 그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인상주의 미학의 절정이다. 지금도 모네의 일본식 정원은 세계 10대 정원으로 불리며 아름다운 정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포기할 수 없는 두근거림을 위해
몰래한 취미 : 몬드리안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혁신적 사고를 통한 파격미 : 뒤샹

 


4장 광기, 감정을 다스릴 수 없을 때

 


자신의 인생을 방치하지 마라
진실보다 무서운 괴담 : 렘브란트

구역질 나는 세상과 담을 쌓다
고독, 꿈꾸는 사람들의 조용한 광기 : 고야

밖으로 나가야만 비상구를 찾는다
신경쇠약, 환경으로부터 받은 저주 : 뭉크

집착과 복수심에 사로잡혀 있다면
놓아줄 때를 알아야 사랑 : 카미유 클로델

엘리트라는 이름에 현혹되지 마라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열정 : 마티스



5장 운명, 반복된 감정의 종착점

 


내 재능을 남이 알아줄 때까지 기다리지 마라
사업가 마인드의 적극성 : 루벤스

인간적이진 않았지만 인류애적이었던
애국심, 가장 거시적인 사랑의 감정 : 피카소

힘들 때면 찾아가는 나만의 장소가 있는가?
내 고향 노스텔지아 : 샤갈

나를 사랑하는 법
눈치 보지 않는 인생 : 달리

 

 

달리에게는 형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달리가 태어나기 전에 형이 죽고 마는데 그 형의 이름이 「살바도르 달리」였다. 첫아들을 잃고 슬픔에 빠진 부모가 새로 태어난 아기를 보자 큰아들이 살아돌아온 것처럼 기쁜 마은에 세상을 떠난 아이 이름을 달리에게도 똑같이 지어준 것이다.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글씨가 적혀 있는 형의 묘비를 본 달리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은 분명히 숨쉬며 살아 있는 사람인데 왜 제 이름이 죽은 사람의 묘비에 적혀 있는 것일까? 그래서 그는 늘 자신이 살아 있는 사람이란 걸 확인하려는 듯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말썽을 피워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감을 인식시키도록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