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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미술 이야기 (책)

『그림은 사랑이다』

 

 

저자 장소현 (男)

저서(총 1권)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동양미술사 전공)을 졸업했고, 지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사회에서 극작가, 동네신문 발행인, 시인, 미술평론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자칭 ‘문화잡화상’이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시집 『서울시 나성구』 『하나됨 굿』 『널문리 또랑광대』 『사람 사랑』, 희곡집 『서울 말뚝이』 『김치국씨 환장하다』, 소설집 『황영감』, 꽁트집 『꽁트 아메리카』 등이 있고, 「서울 말뚝이」 「한네의 승천」(각색) 「춤추는 말뚝이」 「사막에 달뜨면」 「김치국씨 환장하다」 「오! 마미」 등 삼십여 편의 희곡이 한국과 미국에서 공연되었다. 미술 관련 저서로 『동물의 미술』 『거리의 미술』 『툴루즈 로트렉』 『에드바르트 뭉크』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그림이 그립다』 등이 있고, 역서로 『중국미술사』 『예술가의 운명』 등이 있다.

 

 

그림은 사랑이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문제를 읽고,

한편으로는 감탄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처량해졌습니다.

그 시험문제의 3장 에술(Art) 부분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질문 1. 예술작품은 반드시 아름다운가?

질문 2.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가?

질문 3. 예술작품 복제는 그 작품에 해를 끼치는 일인가?

질문 4. 예술작품은 모두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가?

질문 5. 예술이 인간과 현실과의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젠장, 단 한 문제도 제대로 답할 수가 없는 겁니다.

 

- 서문 중에서

 

 

 

 

 

백남준 아내 구보타 시게고가 “백남준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내게는 Art다” 라고 했다네요?

좋은 의미겠지요? ^^

 

 

 

나는 이제까지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한번도 없다. 매우 의아스럽고 안타깝지만 그건 사실이다. 내 경우에는 시벨리우스의「핀란디아」나 슈베르트의「미완성교향곡」, 베토벤의「교향곡 9번」이나 바흐의「무반주 첼로 조곡」 같은 음악을 들으면 콧날이 시큰해지며 눈물이 날 때가 많다. 김민기의「작은 연못」「철망 앞에서」나 장사익의「꽃구경」 같은 노래를 들을 때도 눈물이 나곤 한다. 그런데 왜 미술에서는 그런 진한 경험을 하지 못하는 걸까.

 

 

 

제임스 엔소르

벤 샨

오윤 <지옥도> <마케팅> 시리즈

김정헌 <푸요한 생활을 창조하는…>

한운성 <욕심 많은 거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무라카미 다카시

 

 

 

그라피티는 무엇보다 하위 형식의 예술이 아니다.

이는 실존하는 가장 정직한 형식의 예술이다.

그라피티를 하는 것은 엘리트 의식으로 인함도 아니며,

누군가를 현혹하기 위함도 아니다.

 

- 뱅크시

 

Art in the Street / 스트리트 아트 / 그라피티 / 어반 아트 / 빅 아트

 

 

 

다시 말할 필요도 없지만, 미술작품은 크기에서 오는 박력과 감동, 질감이 주는 생동감 같은 것이 생명이다. 특히 조각작품 같은 경우는 입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간개념이 생명인데 화첩으로는 그런 생명감을 도저히 얻을 수 없다. 잭슨 폴록이나 로스코, 샘프랜시스 같은 작가의 작품은 크기에서 오는 감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좋은 작품 백 개 듣는 것보다 좋은 작품 백 번 듣는 것이 낫다.

새로운 작품 백 개를 보는 것보다 좋은 작품 하나를 백 번 보는 것이 낫다.

 

 

 

미술은 돈을 매개로 거래된다.

미술이 돈으로 변할 때 각자의 정해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미술가는 자신의 작품을 믿어야 하고,

화랑 운영자는 그것을 시장에 내놓아야 하고,

비평가는 그것을 유명하게 만들어야 하며,

미술관은 그것에 더욱 고상한 성스러움을 부여해야 하며,

수집가는 그에 맞는 가격을 지불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금전 문제에서 비밀유지는 미술시장의 불문율이다.

작가가 화랑의 전속작가가 되면 경제적 안정을 얻을 수는 있지만

화랑이 작가의 예술세계를 존중해주는 것만은 아니다.

잘 팔리는 그림을 그려야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그리기 싫은 그림도 그려야 한다.

세상에 꽁짜는 없는 법이니까.

자본을 중심으로한 미술권력은 맘만 먹으면 작가를 스타로 키울 수 있다.

작가에게 집중투자하면서 소문을 내고,

어느 정도 크면 이름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초대 기획전이나 회고전을 열도록 꾸민다.

돈 많은 수집가들이 미술관이나 박물관 운영위원인 경우가 많다.

그런 곳에서 대규모 전시를 하는 것은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고상한 성스러움'을 부여하는 것이다.

금방 그림값이 올라가고, 작품을 사려는 투기꾼이 줄을 선다.

일단 스타가 되고 나면 '무엇을 어떻게 그렸느냐'는 눈제가 아니다.

'누가 그렸느냐'만이 관심의 대상이 된다.

 

 

 

홀리-돌런과 위너라는 연구자가 2011년에 실시한 실험도 있다.

미술을 공부하는 32명의 학생들에게 추상작가의 작품 30점과 작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 30점을 제시하고,

어떤 게 훌륭한 그림인지를 묻는 실험이었다.

제시된 그림들 중 한 쪽은 저명한 표현주의 추상화가의 작품이고,

다른 쪽은 어린이나 원숭이· 고릴라 ·침팬지, 심지어 코끼리 같은 동물의 작품이었다.

실험 결과 피실험자 학생들이 이름난 작가들의 작품을 선택한 비율은 67퍼센트였다.

이에 대해 심킨 연구원은 “추상작가들의 작품과 어린이들의 그림 차이는 4퍼센트” 라는 주장을 펼쳤다.

 

 

 

미술품을 개인이 감상하게 된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길게 잡아도 200년이 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전의 미술은 신이나 종교, 왕, 또는 귀족이나 부자들을 위한 것으로 목적을 위해 그려진 것이다.

작가의 존재가 드러난 것도 르네상스 이후부터다.

그러므로 미술품을 감상할 때는 그런 점을 감안하면서 봐야 한다.

 

 

 

내가 보기에는 뎃생력이 모자라서 추상화를 하거니 설치미술 같은 걸 하는 작가들이 제법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 유명한 앤디 워홀의 뎃생을 보고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난다,

 

 

 

“예술은 삶의 위대한 자극제다.

그런데 어떻게 그것이 목적이 없다거나 목표가 없다거나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고 이해될 수 있단 말인가?”

- 니체

 

“추상예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나 구체적인 무엇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천천히 현실적인 외관을 제거하면 되는 것이다.”

- 피카소

 

 

 

예술성이라는 것을 바람막이로 하여,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빠드빠득 기어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나머지 예술가들은 보통ㄱ사람들의 일상생활과는 동떨어진 곳에 우뚝 서서 뽐내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때로는 당연한 듯 대중의 존경을 강요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기도 하고,

예술가의 것이라면 '방귀마져도 향기롭다'는 식의 어처구니 없는 최면을 걸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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