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지 <여사잠도>

2011. 4. 29. 17:44미술/일본화·중국화·기타

 

 

 

고개지 <여사잠도>

 

위진남북조 시대는 혼란한 시기였으나 미술은 매우 발전했다.

이전까지 미술은 건축물을 장식하고 왕조의 위엄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에 부합하는 조각과 벽화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위진남북조 시대에 들어서면서 미술은 순수한 예술창작 분야로 독립했다.

회화의 주제와 소재가 다양해지고, 초상화와 당시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그림들이 주로 제작됐다.

이때 가로로 긴 두루마리 형식을 위주로 하는 전통이 생겨났는데 이는 주로 인물화에 나타났다.

 

 



▲ 고개지,‘ 여사잠도(女史箴圖)’, 동진시대, 비단에 채색, 24.8×348.2㎝, 당 모사  본, 런던 대영박물관 소장

 

 

인물화로 유명한 동진시대의 고개지(346~408)는 중국 미술사에서 이름과 화풍이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화가다.

현재 전하는 고개지의 작품은 3점으로 '여사잠도(女史箴圖)' '낙신부도(洛神賦圖)' '열녀전도(烈女傳圖)'가 있다.

고개지의 대표작인 여사잠도는 서진(西晉) 혜제의 비인 가씨의 비행을 풍자하고,

그 일족의 지나친 세도를 염려하며 장화(張華)가 지은 '여사잠(女史箴)'이란 문학작품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다.

'여사잠'은 궁정 여관(女官)의 직책을 경계한 것으로 가씨의 후족을 풍자한 권계적인 내용이다.

여인이 지녀야 할 덕목 또한 함께 서술했다.

고개지가 이를 그림으로 옮겼는데 원래는 12장면을 담고 있었으나 앞의 3장면은 없어지고 지금은 9장면만 남아 있다.

화면 9단, 내용을 적은 글 8판이 현재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여사잠도는 먼저 글이 있고 그 장면에 해당하는 그림이 이어 등장하는,

글과 그림이 번갈아 반복되는 전형적인 고사화(故事畵)의 형식이다.

이러한 이야기 서술방식은 감상자가 글과 그림을 동시에 감상하며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여사잠도'는 문학과 회화의 결합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러한 결합은 이미 한(漢)나라 때부터 나타난다.

중국은 이렇게 일찍부터 이런 동양회화의 특징인 고사화 형식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여사잠도'의 각 장면을 한번 살펴보자.

그 중 4번째 장면은 거울을 들고 얼굴과 머리를 단장하는 여인과 하녀를 그렸다.

"사람들이 얼굴은 다듬을 줄 알지만 심성을 닦을 줄은 모른다. (중략)

도끼로 고치고 끌로 다듬어 신성한 품성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글의 내용을 묘사했다.

5번째 장면은 휘장과 병풍으로 둘러진 침상에서 남녀가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 옆에는 "하는 말이 선(善)하면 모두가 따르지만, 그렇지 않으면 부부 사이라도 의심하게 된다"는 글을 적어 놓았다.

 

(펌)

 

 

 

 

 

 

 

 

 

 

 

염립본 <제왕도권>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염립본, 제왕도권 부분, 당, 두루마리, 비단에 채색, 보스턴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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