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성 雪景

2022. 3. 30. 21:26내 그림/(수채화 소재)

 

 

나는 설경 그리기를 좋아한다. 많이 그리지 않아서 좋다. 설경은 하얗게 비워진 여백이 좋다. 눈이 내린 들판과 솔숲의 겨울 산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강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설경은 채색하지 않는 공간이 많아 자칫 미완성 그림처럼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산을 그릴 때 큰 노력을 들인다. 그 노력이 화면 전부를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벌 색을 칠하고 젖어 있는 상태로 덧칠 대신 뿌리기를 하였다. 이때 물의 건조 상태가 적당해야 한다. 그 적당한 시점을 찾는 일이 까다롭다. 또한 그 뿌림으로 강약도 조절해야 한다. 처음에는 여러 번 실패를 겪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그 시점을 감각적으로 알게 되었다. 수채화 작업은 물의 유동성으로 붓질의 변화가 까다롭고 예민하다. 수채화가 어렵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부산 수채화 작가 정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