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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다』 - 연극/뮤지컬의 프로듀서론

알래스카 Ⅱ 2018. 2. 28. 21:32

 

 

 

 

누군가 나에게 왜 뮤지컬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순하다. 행복하니까.

관객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꿀 수 있으니까.

프로듀서의 핵심 역량은 꿈을 꾸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이럴 줄 알았다  2016. 4. 5

 

 

 

저자 박명성은 1963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무용과와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단국대학교 대중예술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1982년 극단 동인극장에 입단, 현대극장, 마당세실극장을 거치며 연극활동을 했다. 그 후 극단 신시 창단멤버로서 연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1999년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를 맡은 그는 무대현장을 읽는 뛰어난 안목으로 신시만의 독창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초대형 뮤지컬 기획,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신시뮤지컬컴퍼니를 대한민국 뮤지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뮤지컬 〈맘마미아!〉는 10년 동안 1,400여 회 공연, 1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한국 뮤지컬의 성공신화로 기록됐으며, 뮤지컬 〈아이다〉는 국내 대형 뮤지컬 사상 최초로 최장기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문화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2007년 이후에는 〈댄싱 섀도우〉, 〈퀴즈쇼〉, 〈엄마를 부탁해〉, 〈미남이시네요〉 등 창작 뮤지컬을 제작했다. 특히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이해 조정래 원작의 〈아리랑〉을 뮤지컬 무대로 옮겨오는 등 새로운 소재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창작 뮤지컬 상품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박명성 예술감독은 연극과 뮤지컬, 두 장르를 넘나드는 국내 유일한 프로듀서로서 “연극다운 연극, 살아남는 연극, 감동이 있는 연극”을 만들어 건강한 공연시장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이해랑연극상, 대한민국 국회대상, 한국뮤지컬대상 프로듀서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현재 명지대학교 뮤지컬학과 전임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있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예술감독, 2015 세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폐막식 총감독을 했다. 저서로는 『뮤지컬 드림』,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다』가 있다.

 

 

 

 

프롤로그_ 미치도록 아름답게 미쳐라

Chapter 1. 프로듀서의 꿈은 모든 무대의 최초다


무대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나만의 작품을 꿈꿔라
도전 정신이 필요한 시대
역발상은 콘텐츠의 폭발이다
권력이 아닌 사람을 보라
외로움은 숙명이다

Chapter 2. 미친 짓의 연대기


운명의 메시지
뜨겁고도 불안한 청춘의 기억
나는 왜 연극으로 돌아왔는가
프로듀서의 새로운 길을 걷다
연극 정신의 살아 있는 화신
뮤지컬의 화려함, 연극의 날카로움
이럴 줄 알았다

Chapter 3. 예술 : 가슴 뛰는 작품을 하라


작품을 올리는 기준
작가보다 먼저 감동하는 사람
관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고만고만한 프로듀서로 남을 것인가
세계무대에서 빛나는 광대짓에 도전하다
파격의 대가를 치를 수 있는가
프로듀서는 겁나게 멋진 예술가다
시대의 흐름보다 한발 앞서 나가라
관객에게 질문을 던져라
지금 이 시대라는 무대를 읽어라

Chapter 4. 사람 :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현장에 답이 있다
정서를 통합하는 일의 어려움
배우 기용에도 원칙이 필요하다
앙상블은 무대의 꽃이다
배우의 빛깔을 파악하라
내가 편애하는 사람들
공존의 기술
돈보다 신뢰의 벽돌을 쌓아라
홍보의 전제는 자신감이다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관객과 승부하라

Chapter 5. 경영 : 완성된 프로듀서는 없다


어떤 프로듀서가 될 것인가
작품의 목표치를 설정하라
두려움을 이기고 설렘을 즐겨라
투명한 경영이 신뢰의 첩경이다
예술가와 소통할 수 있는가
리더십은 현장을 읽는 안목에서 시작된다
시대의 트렌드를 읽어라
시련에 맞서 정면으로 돌파하라
작품 판단은 오직 관객의 몫이다
우리 관객부터 사로잡아라

에필로그_ 공연 콘텐츠의 미래, 감탄과 감동의 융합에 있다

 

 

 

 

 

 

 

 

 

 

 

 

 

1

 

대학로에서 하루에 올라오는 연국이 150여편이다. 대부분은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개그콘서트를 맥락없이 이어붙인 것 같은. 연극 같지 않은 연극도 많다.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러니까 할 수 없이 하는 거다. 로맨틱 코미디를 해야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다." 연극인이 예나 지금이나 가난한 것은 연극 관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학로에 오는 관객 중 상당수는 뜨내기다. 연극이라는 예술을 감상하러 온다기 보다는 데이트 코스의 하나로 오는 듯하다. 그런 사람들이 무거운 주제의식을 다루는 연극은 보지 않을 것이다.

 

 

 

 

2

 

내가 배우로서 받은 돈 중 그나마 출연료라고 부를 만한 액수를 받은 것은 뮤지컬 <님의 침묵>에 앙상블로 출연했을 때였다. 쉬는 날도 없이 하루 두 번 공연을 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180회를 출연하고 받은 돈이 18만 원이었다. 공연 1회당 출연료가 1000원이었던 것이다. 주인공이었던 갑수 형의 한 달 출연료가 20만 원이었다.

 

 

 

3

 

2003년 <아이다>의 총제작비는 당시 환율로 158억원. 무대 설치기간 6주. 무대 리허설 1주. 여기에 프리뷰 공연 1주를 더하면 본 공연 전에 두 달이 소요된다. 그렇게 계산하고 보니 공연기간이 최소 10개월은 되어야 했다. 그때까지 <오페라의 유령>이 6개월로 최장기 공연이었다. <아이다>가 실패할 경우, 나는 말할 것도 없고 신시컴퍼니 자체가 사라져버릴 수도 있었다.

 

 

 

4

 

나는 초연 첫번째 공연 때는 늘 객석 뒤에서 공연을 지켜본다. 공연이 끝나면 얼른 나와 로비에서 관객의 표정을 살핀다. 그들의 표정을 보면 내가 그 싸움에서 이겼는지 졌는지 알 수 있다. 머리가 흔들리고, 정서적 충격을 받고, 묵직한 숙제를 안고, 깜짝 놀라 자빠진 관객의 마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행복'이다. 사람을 정서적으로 만족시킨다는 것,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얼마나 멋지고 짜릿한 일인가. 이것이 내가 연극쟁이로 살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