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미술 』
2016.7
경험과 엮은 미술작품 감상을 통해 희망의 빛을 전한다!
『구원의 미술관』은 저자가 일본 NHK 방송사에서 40년째 이어지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 [일요미술관]을 진행하며 만난 예술 작품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혼란한 세상에서 현대인은 어디에 두 발을 딛고 살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살아갈 이유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지를 풀어 쓴 책이다. 저자가 오늘날 일본의 근대화 과정과 사회현상 등에 비판을 가하고 한일 양국의 수많은 독자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 인생의 의미를 전달하게 된 계기는 《자화상》작품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이 만남을 비롯하여 [일요미술관]프로그램을 통해 만났던 작품을 소개한다.
저자의 작품감상은 색의 배합, 붓의 터치 등 미술용어와 방법론을 사용하지 않고 예술가와 자신의 동일시에서 시작한다. 단순히 작품해설을 하는 것이 아닌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체험들이 담겨 있다. 특히 원고 집필 중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현대사회의 경험과 결합되면서 대재앙과 폐허, 빛나는 파열, 그리고 받아들임을 통한 구원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형성한다. 이처럼 대재앙을 통해 절망보다 오히려 끝을 '받아들이는 힘'을 알려주어, 두 발을 딛고 살아갈 용기를 독자 스스로 되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 강상중
- 저서(총 47권)
- 1950년 일본 규슈 구마모토 현에서 폐품수집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일제 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가 정착한 재일교포 1세이다. 일본 이름을 쓰며 일본 학교를 다녔던 그는 차별을 겪으면서 재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에 재학 중이던 1972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 “나는 해방되었다”고 할 만큼 자신의 존재를 새로이 인식하게 된다. 이후 일본 이름 ‘나가노 데츠오(永野鐵男)’를 버리고 본명을 쓰기 시작했고, 한국 사회의 문제와 재일 한국인이 겪는 차별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한다.재일 한국인의 사회 진출이 쉽지 않아 대학원에서 유예기간을 갖던 중 은사의 권고로 독일 뉘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을 떠난다. 독일에서 그는 베버와 푸코, 사이드를 통해 ‘재일(在日)’이라는 자기규정과 문제의식이 근대화와 서구중심주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보다 보편적인 컨텍스트로 이해되고 확장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1998년 일본 국적으로 귀화하지 않은 한국 국적자로는 최초로 도쿄 대학 정교수가 되었고, 일본 근대화 과정과 전후 일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으로 일본 지식인 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냉정한 분석과 세련되고 지적인 분위기, 호소력 강한 목소리로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정치뿐만 아니라 언론, 사상, 학문,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분석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대아시아관의 변화를 규명, 일본 지식인사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특히 식민지지배의 역사 속에서 벌어진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의 근원 규명은 그의 중심 테마다. 도쿄 대학 정보학연구소 교수를 거쳐 현재 세이가쿠인대학 교수로 재임중이다.그의 대표 저서 『고민하는 힘』은 고도성장의 시대가 끝나고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갈수록 살기가 팍팍해지는 사회 속에서 불안과 고민에 휩싸여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힘든 고민의 시간이 곧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
- 들어가며 - 우리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1장 /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나는 여기에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 저는 '자이니치(在日)'라는 출신 외에도 애당초 살아가는 의미나 자신이 왜 태어났는지, 왜 살아 있는지, 이 시대는 어째서 나의 이런 질문에 대답을 안하는지 같은 여러 의문을 끌어안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고민했습니다.
- 그러다 뒤러의 <자화상>을 만나고 나서 제 안에 있는 우울한 납빛 하늘이 환히 밝아오는 듯 느껴졌습니다.
- "나는 여기 있어,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 그림 속의 뒤러가 이렇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아서 저는 몸이 떨릴 정도로 깊은 감동을 받았스므니다. 제게는 마치 그것이 500년의 시공을 뛰어넘은 어떤 계시처럼 느껴졌스므니다.
- ↑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 캔버스에 유채, 독일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
유언으로서의 자화상-
참담한 시대의 결의 -
주인공은 누구인가 - 벨라스케스는 평생 숨기고 살았지만 실은 콘베르소라고 불리는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대인이었습니다. 콘베르소는 당시 스페인 사회에서는 멸시의 대상이었으므로 벨라스케스는 그 사실을 숨기고 궁정화가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시녀들>에서의 난장이 여인은 텅빈 듯한 표정에 눈의 촛점도 흐릿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 존재감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 벨라스케스가 그린 < 안자있는 궁정 광대의 초상>의 세바스티안 데 모라는 몸은 아이처럼 작지만 얼굴은 수심 가득한, 뭔가 깨달은 듯한 철학자 같은 눈을 갖고 있습니다. 그림을 보고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난장이 또한 저를 응시하면서 "나는 이런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그것을 미련없이 받아들이고 여기 이렇게 있어, 당신은?"하고 물어오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 벨라스케스는 왜 굳이 그런 사람들을 그렸으까요? 저는 벨라스케스가 난장이를 신기하게 볼거리로 간주하거나 혹은 냉정하게 거리를 둔 것도 아니었고, 인간애적인 시선으로 그린 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그들을 자신과 같은 처지의 친구로 여겼지 않나 싶습니다.
-
동병상련 -
대의명분 없는 나체
잊을 수 없는 눈동자Unknown Woman. 1883. Oil on canvas. The Tretyakov Gallery, Moscow, Russia.
Unknown Woman. 1883. Oil on canvas. The Tretyakov Gallery, Moscow, Russia.
-
2장 / 생생함에 관하여
엄니를 드러내는 자연 40
세상의 기원 43
본 것만을 그리다 45
부르주아들의 점심 식사 49
창부가 누워 있을 뿐 53
스트립의 행방 55-
3장 / 에로스의 유혹
악녀도 순진무구함도 62
세기말적 엑스터시 64구스타프 클림트, <다나에> 개인소장
- 크림트 그림 속의 여성들 표정은 한결같이 빛나고 있어서 분명히 어떤 면에서는 퇴폐적이기도 합니다만, 저는 여기서 포르노그래피가 아닌 어떤 종류의 사랑 같은 걸 느꼈습니다. 게절로 말하자면 화창한 봄을 축복하는 듯한 것이지요.
- 그러니까 풍요롭지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공허하지만 사랑의 꽃이 피어나는 듯한, 이런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클림트의 특징입니다. 생과 사, 혹은 삶으로서의 생과 에로스로서의 성이 색실처럼 꼬여 있으며 동시에 허무함 또한 배태하고 있습니다.
- 클림트가 세기말이라는 시대를 읽고 그것을 살려서 작품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예술가로서의 그의 재능이 시대를 앞서간 것입니다. 클림트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한 가운데 우연히 자신의 시대를 표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점에서 클림트의 천재성을 느끼는 동시에 동경의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노출된 영혼
벌거숭이 시대의 추억
남쪽 섬의 이브
상실감-
4장 / 순백에의 동경
하얀 꽃, 하얀 옷, 하얀 그릇 88
한눈파는 것을 허락하는 너그러움 90
결국 모든 것은 백白으로 94
광대무변의 뇌락 98
공허가 아닌 100
5장 / 불가해에 관하여
추상화를 향한 고집 106
녹아내리는 자아 108
피어오르는 기억 112
불가해한 세계를 그리다 116
스스로의 이야기를 만들 수 없다 119
추상과 종교 121
감동이라는 마지막 카드 123
6장 / 죽음과 재생
죽음의 잔해 126
메멘토 모리 128 - 피터르 브뤼헐, <죽음의 승리>
원전 사고의 ‘묵시록’ 132
그럼에도 인생은 이어진다 136 - 브뤼헐, <교수대 위의 까치>
7장 /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인간 이외의 생물들 144
나는 ‘닭’이로소이다 146 - 이토 자쿠추, <군계도> <백견도>18세기 이토 자쿠추
조킨[汝鈞]이라고도 한다. 꽃·물고기·새와 닭을 그리는 데 뛰어났으며, 특히 닭은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집에서 기르기도 했다. 청과상의 아들로 태어나 중국적 주제와 기법을 강조하는 가노[狩野] 화파의 화가에게 그림을 배웠다. 또한 중국의 옛날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하기도 했다.
그는 놀랄 만큼 사실적인 화풍을 개발했고, 오가타 고린[尾形光琳:1658~1716]의 작품에서 부분적으로 배운 장식적 필치를 여기에 가미했다. 또한 박진감있고 환상적인 독특한 화조화의 세계를 창조해냈다. 쇼코쿠 사[相國寺]를 위해 〈동식채화 動植綵繪〉라는 제목의 그림 30점을 제작했는데, 이것은 〈군계도 맹장지화 群鷄圖襖繪〉와 더불어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나중에 그는 속세를 떠나 칩거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도베이안[斗米庵]이라 했는데, 그런 이름에 걸맞게 그의 그림을 받은 사람들은 그 값으로 그에게 쌀 한 말을 주었다고 한다.
- 나는 ‘벌레’로소이다 151 - 구마다 지카보, <파브르 곤충기>
‘지금 여기’를 살다 158
무심에 익숙한 삶 161
8장 / 기도의 형태 -
기도밖에 할 수 없을 때 168
기도하는 손 170 - 뒤러, <기도하는 손>
진혼을 위한 부처들 173 - 엔쿠, (12만 개의 발원) 佛像
기도의 태도 178
9장 / 정토에 관하여
나는 자연이 되고 싶다 184 - 이누즈카 쓰토무(1949-1988)의 수퍼 리얼리즘 <어둡고 깊은 계곡 입구>
눈 속의 정토 187 - 요사 부손, <연아도> <야색루대도>
무지개 저편의 정토 190
어둡고 깊은 계곡 속으로 194
최초, 그리고 최후의 장소 196
10장 / 받아들이는 힘
인지를 넘어선 것 200 - 도예가 루시 리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201
키클라데스 폼 205
사쓰마에서 꽃핀 백자 209 - 심수관, <사쓰마야키 하향로>
자기 주장이 없는 손 212
‘받아들이는 힘’의 감동 216
마치며 - 여기에서 살아간다 220- 뒤러, <멜랑콜리아 1> 동판화
후기 227
옮긴이의 말 230
인용 및 참고문헌 232
찾아보기 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