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2016. 3
알랭 드 보통, 인간의 고단한 삶을 보듬어 안는 예술의 아름다움과 매혹을 말하다!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이 책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예술의 치유 기능에 대해 특유의 철학적 글쓰기를 통해 써내려 간다. 알랭 드 보통과 미술사가 존 암스트롱이 대화를 통해 직접 엄선한 빼어난 예술작품 140여점을 선보이며 인생의 고난과 사랑, 자연, 돈, 정치 등에 아울러 예술과 미술을 즐기는 방식을 이야기한다.
알랭 드 보통의 섬세하고 위트 있는 필치가 이 책에 실린 예술작품을 더욱 빛을 발하게 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 삶으로 예술을 끌고 들어와 삶, 사랑, 일을 더욱 아름다고 풍요롭게 만드는 예술의 가치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인생에는 좌절과 고단함을 항상 맛보지만 그것을 극복 할 수 있는 긍정의 힘 또한 지니고 있음을 훌륭한 예술 작품을 통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알랭 드 보통
- 저서(총 70권)
196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에 능통하다. 알랭 드 보통은 스물세 살에 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여러 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그의 책들은 현재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2003년 2월에 드 보통은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예술가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명예인 예술문화훈장을 받았으며, 「슈발리에 드 로드르 데자르 에 레트르」라는 기사 작위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츠베탕 토도로프, 로베르토 칼라소, 티모시 가튼 애쉬, 장 스타로뱅스키 등과 같이 유럽 전역의 뛰어난 문장가에게 수여되는 「샤를르 베이옹 유럽 에세이 상」을 수상했다.그는 자신의 작품 내용에 바탕을 둔 TV 다큐멘터리 제작에 오랫동안 관여해왔다. 『프루스트는 어떻게 당신의 삶을 바꿨나』는 BBC 영화제작팀에서 랄프 파인즈와 펠리시티 켄들을 주연으로 하여 제작됐다.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은 영국과 미국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동시에 영국에서 「철학: 행복으로의 안내」라는 제목으로 6부작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방영됐다.그의 대표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는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놀랍도록 기이한 첫 만남에서부터 점차 시들해지고 서로를 더이상 운명으로 느끼지 않게 되는 이별까지, 연애에 대한 남녀의 심리와 그 메카니즘이 철학적 사유와 함께 흥미진진하게 기술되어 있는 작품이다. 알랭 드 보통은 미국에서는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는데, 20대의 재기와 30대의 깊이가 뛰어난 조화를 이룬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로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새로운 글쓰기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 책은 전기 형식으로 문학을 다루고 있지만 결국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상상력으로 버무린 인생학 개론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비롯한 프루스트의 편지와 메모들을 인용하며, 프루스트가 겪은 잡다한 사...
방법론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
1. 기억
2. 희망
3. 슬픔
4. 균형 회복
5. 자기 이해
6. 성장
7. 감상
예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훌륭한 예술로 간주하는가?
기술적 해석
정치적 해석
역사적 해석
충격가치 해석
치유적 해석
어떤 종류의 예술을 창작해야 하는가?
예술은 어떻게 사고팔아야 하는가?
예술은 어떻게 연구해야 하는가?
예술작품은 어떻게 전시해야 하는가?
사랑
우리는 더 잘 사랑할 수 있을까?
좋은 연인이 된다는 건 무엇일까?
세부에 주목하는 능력
인내
호기심
회복력
관능
이성
전체적 관점
흥분해도 될까?
사랑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
여행을 위한 용기
자연
자연을 추억하다
남부의 중요성
가을을 예견하다
아름다움을 보는 감각
새로운 자연 예술가
돈
자본주의 개혁의 길잡이, 예술
취향의 문제
취향 교육에서 비평가의 역할
진보한 자본주의를 향하여
진보한 투자
예술가들이 말하는 직업에 관한 조언
정치
정치 미술은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가?
무엇을 자랑할 것인가?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 할까?
검열을 위한 변명
이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하여
독후감 펌))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자 |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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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느님. 이
사람을 어떻게 불러야 좋을까. 철학자? 문학가? 평론가? 에세이스트? 알랭 드 보통은 뭐라 딱 밑줄 칠 명함으로 얘기할 수 없다. 그가 건드리지
않는 주제는 없으니까. 심리, 예술, 철학, 문학, 역사,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명쾌하고 적나라한 분석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호불호도 갈리는
작가.
특히 사회의 매커니즘을 분석하는데 천재적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는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영역에 관심이
많고 그것을 전달하는데 있어 우월한 듯하다. 어설픈
사유들을 붙잡아 거기에 명료한 표현을 부여할 줄 안다. 그리하여 명함과 같은 수식이 필요 없이 이름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사람. 이번엔 그가 전하는 예술을
들어본다.
이 책을 대하는데 있어 아주 다행인 것은 유명한 예술가의 작품을 보았을 때 작가가 이름이 가물거리고 이 그림의 중요 포인트가 무엇이었는지 생각나지 않으며 큐레이터의 설명이 전혀 귀에도 들어오지 않아 나 혼자서만 대중의 안목에 동참하지 못하는 비극을 맞본 경험이 있다면, 알랭 드 보통의 해석을 통해 독창성을 맛보게 된다는 것.
그간의 미술서는 작품이 대중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는지에 초점을 두는데 반해 「영혼의 미술관」은 개인의 통찰을 이끌어내는데서 예술의 진정한 목적을 찾는다. 포도가 즙이 되고 그 즙이 포도주가 되는 일련의 변화를 발견하듯 미술을 통한 심리적인 변화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미술이 끼치는 영향을 정리한 책이다. 원제가 ‘Art as therapy’. 더 나아가 사랑, 자연, 돈, 정치라는 네 가지 주제와 예술이 어떻게 부합하는지와 그 주제를 가지고 앞으로 추구해야 할 보다 숭고한 방향을 안내하는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그리고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예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좀 더 개인사적으로 진지하게 관찰할 수 있다. 좋다, 싫다 혹은 우리집 거실에 저 그림을 걸어두고 싶다, 정도의 미적 표현에 머물러 있었다면 알랭 드 보통의 감상을 통해 세련된 표현법을 익힐 수 있다.
예술을 치유로 보는 시각을 받아들일 때 생겨나는 결과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예술과 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예술이 우리를 도와 더 나은 삶, 더 나은 자아로 이끌어준다는 확신이다. 만약 예술에 그런 힘이 있다면 이는 예술이 심리적 취약점을 폭넓게 보완할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의 긴장과 직장에서의 좌절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주라는 광대한 구조의 일부다. /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해변의 암초>, 1825년경
이 항아리는 겸손의 미덕에 최상의 경의를 표하는 작품이다. 항아리의 표면에 작은 흠들은 남겨둔 채로 불완전한 유약을 머금어 변형된 색을 가득 품고, 이상적인 타원형에서 벗어난 윤곽을 지님으로써 겸손의 미덕을 강조한다. 가마 속으로 뜻하지 않게 불순물이 들어가 표면 전체에 얼룩이 무작위로 퍼졌다. 이 항아리가 겸손한 이유는 그런 것들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보여서다. 그 결함들은 항아리가 신분 상승을 향한 경주에 무관심하다고 시인할 뿐이다. / 조선왕조 백자 <달항아리>, 17~18세기
알랭 드 보통은 작품을 대할 때 시대와 화풍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가치, 개인이 느끼는 바로 그것에 대해 말한다. 그래서 신선하게 울린다. 지금까지 이러한 미술평론서가 있었던가?
예술의
일곱 가지 기능
- 기억
: 나쁜 기억의 교정책
- 희망 :
희망의 조달자
- 슬픔 :
슬픔을 존엄화하는 원천
- 균형 회복
: 균형추
- 자기 이해
: 자기 이해로 이끄는 길잡이
- 성장 :
경험을 확장시키는 길잡이
- 감상 :
감각을 깨우는 도구
예술에 이러한 기능이 있을진대 예술의 매매에 관여하는 미술상이나 미술관의 역할이 보다 ‘상담적’이어야 하지 않느냐고 작가는 문제를 제기한다. 고객의 내면에 무엇이 부족한지 진단하고 그 균형을 회복하는데 어떤 미술 작품이 필요한지 추천하는 미술관의 모델을 제시했다. 티켓을 사서 큐레이터의 정형화된 설명을 듣기에 급급했던 수요자의 입장에서도 문제를 제기해봄직 하다. 보통 명화와 같은 걸작에 담긴 정신을 향유하기보다 출구에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피카소의 냄비받침이나 모네의 타월을 사는데 급급하지 않은가? 기념품의 핵심은 작가의 작품세계와 통하는 물건을 손에 넣고 ‘작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보는데’ 있다.
「영혼의 미술관」에서 다루는 예술의 범위는 넓다. 미술과 조형, 사진, 건축, 동화책, 그릇에까지 이른다. 예술은 다름이 아니라 ‘일상을 새롭게 보는 눈’에서 비롯됨을 작가는 재차 강조한다. 녹슨 맥주 캔 두 개를 놓은 재스퍼 존스의 <채색된 청동>처럼 혹은 뒤샹이 변기를 샘이라고 칭한 것처럼.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보다 다정하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라. 예술은 우리가 놓치기 쉬운 모든 것을 전면에 내놓음으로써 바로 그 선입견에 당당히 맞선다.
그러나 작가의 시선에 모두 수긍할 필욘 없다. 독자가 비판적인 능력을 상실하면 영원한 추종자로만 남는다. 알랭 드 보통은 베를린의 영국대사관 건물이나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숲>, 채드스톤의 쇼핑센터, 라스베이거스의 시저스 팰리스 호텔 등을 대놓고 힐난한다. 본연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한 세속적이고 저속한 예술의 한 일례로 보여준다. 하지만 작가의 마침표에서도 독자는 물음표를 던져보자. 그리고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도록 눈에 불을 켜보자.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해.
(최근 내가 경험한 최고의 예술. 알랭 드 보통의 다른 책 「여행의 기술」에서 접한 에드워드 호퍼의 <주유소>. 더 깊이 어둡기 전 마지막으로 나타난 주유소. 기름을 가득 채우고 낮은 속도로 저 어둠속을 뚫고 나가고 싶은 욕망이 인다. 왠지 산에서 야생동물이 뛰쳐나올 것 같아 두근거리고 낯선 길이 조마조마하면서도 설렌다. 그러나 겁날 것이 무어랴. 차에는 기름이 가득 차 있으니까. 그러고 보면 내가 이 그림을 통해 채우는 부분은 ‘균형회복’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