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Ⅱ 2016. 2. 21. 11:49



소상팔경도 瀟湘八景圖


중국 후난성(湖南省)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곳의 경치를 여덟 폭으로 그린 산수화. 소수와 상수는 중국 후난성 동정호(洞庭湖)의 남쪽 영릉(零陵) 부근으로,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는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그린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중국에서는 북송(北宋)의 이성(李成)에 의해 처음으로「소상팔경도」가 그려졌고, 송적(宋迪)도 이른 시기에 ‘소상팔경’을 그린 화가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일찍부터 전해져 크게 유행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고려시대부터 그려졌다고 여겨진다. 조선시대에는 초기부터 말기까지 줄곧 유행하였다. 그리고 조선 후기의 민화(民畵)에서도 종종 그려졌다. 이처럼 수백 년에 걸쳐 끊임없이 그려졌으며, 사대부 계층은 물론 서민 대중들 사이에서까지 유행하였다. 따라서 중국의 문화나 미술이 우리나라에 언제 어떻게 전해지고 어떠한 변모를 겪었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소상팔경도」는 이미 고려시대 명종 연간(1171∼1197년)에 그려졌다. 명종은 문신들에게 소상팔경을 소재로 글을 짓게 하고, 이녕(李寧)의 아들 이광필(李光弼)에게 그림으로 그리게 하였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이인로(李仁老), 이규보(李奎報), 이제현(李齊賢) 등 여러 문인들이 소상팔경시를 남기고 있어 당시 인기있는 주제였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들어와 소상팔경도는 더욱 크게 유행하였다. 세종대 안평대군(安平大君)이 화가를 시켜「소상팔경도」를 그리게 한 바 있고, 16세기에는 안견파(安堅派) 화가들이 빈번하게 그렸다. 조선 중기에는 이징(李澄), 김명국(金明國) 등이, 후기에는 정선(鄭敾), 심사정(沈師正), 최북(崔北), 김득신(金得臣), 이재관(李在寬) 등이 작품을 남겼다. 이 밖에 민화로 전하는 작품도 적지 않아 유행의 폭이 넓었음이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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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팔경도」의 여덟 장면은 대체로 화첩과 병풍에 그리는데, 그 순서는 일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개 ① 산시청람(山市晴嵐), ② 연사모종(煙寺暮鐘) 또는 원사만종(遠寺晩鐘), ③ 원포귀범(遠浦歸帆), ④ 어촌석조(漁村夕照 또는 漁村落照), ⑤ 소상야우(瀟湘夜雨), ⑥ 동정추월(洞庭秋月), ⑦ 평사낙안(平沙落雁), ⑧ 강천모설(江天暮雪) 등으로 구성되었다.

계절로 보면 봄·가을·겨울 장면이 주로 그려지고, 하루 중 아침이나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이 주로 표현되었다. 이는 시적(詩的)인 분위기와 운치를 중요시했던 때문으로 믿어진다. 이처럼 「소상팔경도」는 순수한 감상화의 대표적인 주제라 할 수 있다.




 



 



 



 



 



 



 



 소상팔경도(국립진주박물관 소장 / 보물 제1864호 - 2015. 02. 05 지정) / 각 91 x 47.7cm.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는 중국 '소상팔경'을 주제로 한 8폭이 모두 갖추어진 완전한 형태의 작품이자, 조선 초기 문인사회의 시화일치사상이 잘 녹아있는 대표적인 산수화다. 특히 16세기 전반 안견파 화풍의 한국화 양식 특성이 잘 드러나 있다는 점에서 회화사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문화재청은 밝히고 있다... 위 작품은 현재 국립진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는데, 재일교포 두암 김용두 선생(2003년 작고)이 1970년대에 5억엔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환수된 문화재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김용두 선생은 이 작품을 지난 2001년 기증했다.

 


 

▶ 山市晴嵐 [산시청람] - 봄철의 아침나절 풍경  

▶ 烟寺晩鍾 [연사만종] - 안개낀 산사의  저녁 종소리 

▶ 遠浦歸帆 [원포귀범] - 먼 바다에서 포구로 돌아오는 배 

▶ 漁村落照 [어촌낙조] - 저녁놀 비치는 어촌 풍경 

▶ 瀟湘夜雨 [소상야우] - 샤오수이강과 샹장강이 만나는 곳의 밤비 내리는 풍경 

▶ 洞庭秋月 [동정추월] - 동정호의 가을달 

▶ 平沙落雁 [평사낙안] - 기러기 날고 있는 모래사장

▶ 江天暮雪 [강천모설] - 저녁 눈 내리는 강과 하늘의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