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미술 이야기 (책)
얀 반 에이크,「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
알래스카 Ⅱ
2015. 4. 23. 20:17


이 초상화는 결혼식을 올리는 듯한 날에 젊은 아내와 함께 있는 한 비열한 작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한 미술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이 초상화의 남자 주인공인 조반니 아르놀피니는 여자들을 농락하는 일에 이골이 났다고 한다. 숱한 여자와 놀아나던 그가 여자 주인공인 조반나 체나미에게 반했을 때는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였다. 남편에게 내려진 추방령을 파기하도록 손을 써달라고 부탁하러 온 여자였다. 그는 자신의 병상으로 와달라고 계략을 꾸몄고 여자는 의심치 않고 약속 장소로 갔다. 그가 누워 있는 어두운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하인들은 그녀에게 달려들어 옷을 벗기고 남자의 침대 위에 뉘였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결국 공인된 그의 정부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가 보고 있는 에이크의 이 그림은 소중한 신부를 향한 젊은 신랑의 감미로운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 장 루이 페리에, 『시선의 모험』
음흉한 조만니 아르놀피니의 모습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얼굴이다. 긴 코, 꽉 다문 입술, 뾰족한 턱, 약간 사팔뜨기에다 교활하면서 비웃는 듯한 시선의 이 商人은 영원한 서약이란 것도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하다. 당시 상인이란 信義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고 자기의 이익만 챙기는 약삭빠른 사람들이었다. 반 에이크가 이 점을 놓칠리 없다.
넌, 어찌 생각하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