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0. 09:02ㆍ미술/서양화
니꼴레따 토마스(Nicoletta Tomas) 「사랑의 슬픔」
지금 울고 있는 사람아
먼 세월을 돌아 왔구나
남겨진 마지막 생과 마주친 마지막 그리움마저도
체념이 되고 회한의 되어
검푸른 강물로 흐르는 그곳에
지치고 고단한 얼굴
마르고 창백한 입술
별빛을 삼킨 어둠의 정령이
연민의 눈길로 그대를 맞는다
그대의 젖은 눈물만이 어둠속에 유리알 처럼 반짝인다
갈대숲을 서걱이던 바람도 쓸쓸한 침묵으로 남아 있다
삶이란 그렇게 서늘한 한기 가득한 것임을
지금 울고 있는 사람아
슬픔 속에 눈물 속에 담겨진 생
외로움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서 더욱 더 외로워진다
가슴 속에 묻는
살아 한 때 미칠듯한 갈구는
무참히 강물에 던져지고 숲속에 버려진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죽어간다
그대가 인내한 굴욕이
멀고 먼 세월을 방황하다가
언젠가 그대에게 다시 안길 때에도 차마 뿌리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대가 한 때 숲길에 던진 누군가의 사랑도
망각의 슬픈 눈동자로 함께 와 있으니
그대 홀로 울고 있을 이유가 없으리
지금 울고 있는 사람아
가여운 삶에 갇혀 있구나
서서히 두려움을 몰고 오는 어둠의 장막
몸이 마구 떨린다
한 줄기 빛이라 여겼던 단 하나의 사람
사랑을 그리다가
이제 영혼의 눈마저 멀어 눈을 뜰수 없는 사람아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한 때 눈마저 멀어버릴 사랑을 갈구한
그 마음은 행복이었다
숲길에 던져지고 강물에 버려져 고독의 심연을 헤메어도
예리한 사랑의 칼날을 잡은 손에 붉은 피가 뚝뚝 흘러내려도
진정 사랑했으니 행복이라 말 할 그대
삶은 결국 운명같은 착각이 지배하는 것
시간의 착각
신뢰의 착각
그러므로 인생은 사람 때문에 슬픈 것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슬픈 것이 아닌 것이다
나는 그 여행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나는 기술과 인내를 배웠을 뿐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창조력의 부재로 오는 혐오감도 배웠다
나는 아무 할 말이 없었고
모든 것은 무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W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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