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2016. 1. 21. 13:40내 그림/(수채화 소재)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오은정 지음 | 2013.05.10




아날로그를 여행하는 것, 그것이 여행 스케치다!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는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자유로운 ‘여행 스케치’를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아날로그를 체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상을 느릿하게 살피고 아끼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 온정이 7년 여 동안 국내외를 여행한 경험과 여행에서의 깨달음, 그리고 여행 스케치 방법을 ‘발견’ ‘자연’ ‘치유’의 키워드로 담아냈다. 국내 여행지를 다니며 그려낸 그림과, 그림에 대한 에세이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행할 수 있는 여행마인드를 알려준다.

특히 시간이나 돈, 정보에 의존하는 여행이 아닌 ‘여행’ 자체의 즐거움으로 안내한다. 여행을 정말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아날로그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른 이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도 온전한 나를 느낄 수 있도록, 길 위에서 그림이라는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대화할 수 있는 도구로, 이 책에서는 ‘여행 스케치’를 권한다. 사진보다 더 풍부하게 당시의 느낌을 기록할 수 있으며, 낯선 이와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할 것이다.






그리는 여행
여행 스케치란
쌍아날로그 = 여행+스케치
준비하지 않는 여행
출발, 지도놀이
그림 실력이 좋아지는 진짜 비밀
먼저 느낌을 정하라

PART 1 발견 - 그리는 여행


방부제 먹은 기억
멀리 떠나지 않아도 여행이다
일상에서 낯선 것 즐기기
일상에서 낯선 것 즐기기 - 공항과 터미널
낯선 곳에서 일상 즐기기
동네 서점
이방인에서 동네 사람으로
비를 맞자
길 위에서 만나다
누군가에겐 일상, 누군가에겐 여행
움직이는 작업실
느림보 오대산 맨발녀
그려보면 안다
길이 아닌 곳이 더 아름답다
여행 후
이동수단이 여행의 맛을 바꾼다
‘흔적’이 때로는 예술이 된다
낚시를 못하는 이유
캠핑의 맛은 ‘우연’
여행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가지러 가는 것
착한 여행 1 - 발견
자신에게 의미 있는 테마를 정해보자
설레는 여행의 비법

PART 2 자연 - 그리는 여행


자연은 사람을 선하게 만든다
자연과 인간, 같은 생명끼리
자연이 주는 평등함
초대받지 않은 손님
착한 여행 2 -자연 그대로의 힘
비에 젖은 숲이 더 아름답다
민박마을 할아버지가 알려주신 공존
너무 쿨한 낙엽
풍경을 프레임 안에 넣자 - 소재를 담는 방법

PART 3 나ㆍ너 - 그리는 여행


시간과 이동의 가치
나는 누구인가
혼자임을 극복하는 방법
치료하러 갑니다
불씨 만들기 - 다이어리
좀 더 멋스럽게, 좀 더 우쭐대며
우아한 헝그리 여행
짱뚱어 먹기 대작전
거닐리스트
낯선 이를 유혹하는 끼적임
고마운 여행, 사람
가장 가벼우면서도 가치 있는 선물
홍도 막내 딸 된 사연
나의 흔적이 누군가에겐 향기가 된다
착한 여행 3 - 문화예술의 부드러운 설득
짧은 여행길
여행자 마인드
또 하나의 길동무, 동물
바라는 것 없이 반갑습니다
추억의 오공썰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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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을 해도 답답한데 어쩌죠?

:  여행을 가보세요.

:  그건 알지만…….


어느 날 트위로 나눈 대화다. 내가 여행을 권해도 대화의 끝은 늘 이런 식으로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직장인이라서 시간 내기도 힘들고, 재정적인 여유도 없으며,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용기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믿을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것이 이유가 아니다. 떠날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은 그저 마음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말로 떠날 사람들은 준비하지 않는다.




2


우리가 여행을 다니며 보는 풍경과 느낌을 그림으로 옮길 때 바로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이는 대로, 즉흥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지금 이 기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또는 어떤 이에게 이 풍경을 선물한다면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지 먼저 상상해보아야 한다. 풍경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옮겨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여행에선 분명 익명성을 갖고 자유로움을 확인할 수 있지만 낯설고 외로울 때 여행 스케치는 충실한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여행 스케치는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연결해준다.





3

그림 실력이 좋아진다는 것이 손재주 - 기술이 현란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관찰법이 달라지면 손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림 실력이 좋아지는 진짜 비결은 ‘관찰(觀察)’이다.




4


여행은 영감을 준다. 그렇다면 영감이 필요한 사람들은 매일 떠나야 하나?

작업실은 집과 다르다. 집은 창작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영감을 얻는 일에는 '날'이 서 있어야 하는데, 집의 편안함은 그 날을 무디게 한다. 그래서 집과 떨어져 있는 작업실이 필요한 거다. 그런데 어떤 땐 작업실도 일상이 되어버린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창작인들이 여행을 자주 가고 낯선 장소를 성호하는 이유는 습관이나 고정된 일상을 깨기 위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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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늘 가던 곳으로 가려는 버릇(본능)이 있단다. 이는 실수를 줄여주고 편안함을 보장받게 해주며 시간 낭비를 하지 않게 해주는...... 그런데 이러한 본능을 유일하게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단연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늘 가던 방법으로 선호하던 곳을 자주 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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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돌아온 뒤 사진 촬영한 것이나 글 쓴 것을 참고하여 새롭게 여행 스케치를 해보자.  여행 후 그림으로 추억을 정리해보면 훗날 당신의 보물로 계속 가직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을 다니면 갖가지 흔적이 남는다. 차표, 선물 봉투, 영수증, 전단지, 과자 종이 등등. 영수증이나 차표는 날짜와 시간이 기입되어 있어서 기록하기에도 좋다. 그런 쪼가리들을 버리지 말고 활용해보자. 의외로 멋스러운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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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풍겨나오는 매력이란 그것을 그린 사람 그 자체이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면 그것이 곧 유일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먼저 출발한 전문가들을 힘겹게 뒤쫒을 생각보다는 그들이 갖지 못한 것을 자기가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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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파스텔은 일반 소프트 파스텔보다 가루가 날리지 않아 쉽게 번지지 않는다. 또 아크릴이나 유화처럼 불투명하게 겹치기 때문에 색이 있는 종이 위에서도 발색이 살아난다. 게다가 손으로 문지르면 은은한 표현도 가능하다.

마커는 건조한 수채화와 흡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밝은 색감을 살리려면 마커로 먼저 채색 드로잉을 한 후 펜으로 선 맛을 살려서 드로잉한다. 풀과 나무 위주의 소재는 자칫 지루할 수 있기에, 포인트 색감의 간판이나 사물을 함께 배치해본다.




사실 여행 스케치를 할 때는 드로잉 북에 담기는 결과물보다 과정이 더 의미가 있다. 그것을 음미하고 즐겨야 한다,


"만일 네가 혼자 있다면 너는 완전히 네 것이다. 하지만 친구와 같이 있을 경우 너는 절반의 너다. 그러므로 자유는 고독한 것이다."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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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행 스케치를 할 때는 드로잉 북에 담기는 결과물보다 과정이 더 의미가 있다. 그것을 음미하고 즐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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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철저히 이방인으로 시작해서 이방인으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이방인으로 시작해서 가족 또는 친구로 남을 것인가? 당신이 지나간 자리는 어떤 향기가 남아 있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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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를 다지고 그림 연습을 충분히 했다면 이젠 담력을 키울 때다. 그림 실력이 빛을 내게 하려면 노출을 시켜야 한다. 전시를 하든지 모임을 가져서 품평회를 하든지… 그림 실력을 재능 기부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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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스케치의 맛을 일단 느껴보고 싶다면 카메라를 당분간은 들고 다니지 말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여행 스케치에 맛을 들였다면 그땐 카메라를 지참하여, 대상이 빠르게 지나가 버리거나 수시로 움직여서 포착할 수 없을 때에 보충하는 용도로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