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8. 08:19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土
작은어머니가 안 계시니 여엉 어째 ───
이젠 칠복이도 없고 나와 집사람 달랑 둘 뿐이니 어지럽힐 일도 없고 치우고 말 것도 없지.
세탁기나 돌리고, 안방이랑 거실바닥, 칠복이 때 쓰다 남은 청소포로 한번 휘~ 쓸고 나면 할 일도 없긴 한데,,
그런데, 먹는 게 문제구만. 아주 엉거주춤 해.
나도 그렇고, 집사람도 그렇고, 사실 먹는 거 크게 챙기는 사람들 아니고,
그냥 그때그때 넘기기만 하면 되는데, 작은어머니 안 계신 지가 벌써 20일 됐나?
날이 오래 가다보니 보니 이게 아닌 것 같어. 야전생활 하는 것 같어.
엊그제가 작은어머니 매달 수고비 드리는 날이라서 통장에 넣어드렸더니, 가져오셨구만?
열흘밖에 일 안했다고 은행 가셔서 20일분어치를 돈 찾아오셨네 그랴? 허어 ─
내가 생각했던 대로, 병원에서도 수술 안하기로 해서 기브스만 하셨는데,
손을 쓸 수가 없으니 썰렁한 집에 혼자 계실 수도 없고 해서 집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에 입원해 계셨지.
개인 병원(의원)은 입원할 수 있는 기간이 2주인가 3주라더군.
그래서 오늘 소견서 받아가지고 조금 더 큰,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로 했네. 멀지는 않어.
*
*
욱 우욱───ㄱ! 방금 병원 다녀왔는데 지금까지도 숨 못 쉬겠네! 어이구!
가장동에 있는 그 요양병원이더구만. 전부 8~9인실 병실인데, 고개도 못 가누는 구십세 전후의 상노인들로 꽉 차서는……,,
4인실이 달랑 한 개뿐인가베? 자리가 마침 한 개 났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사무장이 작은어머니가 아는 사람이라더군.
그나저나 이제 어쩌실랑가? 일단 입원수속해드리고 짐도 풀어드리곤 왔는데......
작은어머니가 병원에 있으시려는 이유는 팔 못 쓰는 것보다도 보험금을 타려는 의도 같으신데,
아, 그렇더라도‥‥ 흐이유, 세상엔 꽁짜가 없다닌껜! ㅎㅎㅎㅎ
日
오늘이 일년에 한번, 동네 이웃분들과 나들이 하는 날이구먼? 버스 한 대 꽉 차는구먼?
십 몇 년 되다보니 이제 웬만한 데는 다 다녀왔구먼?
마땅히 갈 데가 없어서 목포로 가는구먼? 유달산 보러 가는구먼? 회 먹고 올 거구먼?
남쪽에 오늘, 비 무지하게 온다니께 버스에서 병나발이나 불게 생겼구먼?
내야 술이야 좋아하지, 두주불사지, 근데 내가 오야붕이랑께? 고주망태가 되면 안된당께?
비 오는데 뭔 사진 찍을 일이 있겠능가? 카메라 놓고 가는구먼?
대신, 우비 입고 우산 들고 가는구먼?
환장하겠구먼?, 아침부터 버스에서 술잔 돌리고 쿵쾅거리며 뛸텐데, 대전서 목포까지 오매가매 몇 시간이나 걸리나?
나 진짜로 그런 거 질색인데 말이야.
이런 얘길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친구 묘엘 다녀올까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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