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진을 찍는 것은....

2009. 9. 23. 20:03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제19회 대전일보 국제사진대전에서 베트남 작가

Huynh Cong Ba의 ‘Remember’(컬러 부문)와

같은 베트남 작가 Dhong Thanh Khoi의 작품

‘Num Berten’(흑백 부문)이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은상은 독일 작가 Roland Heinzl(컬러 부문)의

‘Falsche Post’를 비롯한 외국 출품작 3점과

소원섭(대전) 씨가 출품한 ‘언제나’ 등 총 4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컬러 부문 금상작 ‘Remember’는 힘들었던 삶을 회상하는 듯한 표정과 모습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인생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하는 포트레이트(인물 사진)의 역작으로 꼽혔고,

흑백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 ‘Num Berten’은 즐거운 웃음을 선사하는 유쾌한 사진으로,

순간포착이지만 사진처리가 완벽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 대전일보 국제사진대전에는 프랑스,

덴마크, 우크라이나, 일본 등 24개국에서 출품한 외국 작품 669점과 국내 작품 1324점 등 총 1993점이

응모했으며 이 중 금상 2점과 은상 4점, 동상 10점 등 모두 244점의 입상, 입선작을 배출했다.

김효숙 기자 press1218@daejonilbo.com

 

 

 

 

 

먼저 태안 백화산에서 만났던 포토 에세이를 쓴다고 하던 이가 그러더라.

카메라 작동법은 메뉴얼만 보면 다 나와있다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메뉴얼도 안 보는 놈은 기본이 안된 놈이란다.

그렇다. 내가 바로 그 기본이 안된 놈이다.

그런 놈이 사진이 어쩌고 한다면 그야말로 어불성설일테니

하여, 나의 사진 이력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려는 것이다.

 

내가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건 아마 산행기를 쓰면서 부터일텐데,

지난 사진들을 주욱 돌아 보면 장족의 발전을 했구나 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나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비록 중학교 때까지였다 하더라도 그래도 한 때 그림을 그린 사람이다.

그림을 그려 본 사람에게는 구도에 대한 감(感)이라는 게 있다.

그래서 카메라 조작법만 조금 배우면 웬만큼 흉내는 낼 수 있다.  

 

그러나「사진작품」이라고 할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예술적 재능의 문제는 사진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논외로 치더라도,

적어도 「사진작품」을 찍고자 한다면 카메라의 작동원리를 환하게 꿰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요즘 들어서 깨닫는다.

이를테면 도공(陶工)에게 있어서의 흙과 불이나, 조각가에게 있어서의 석재나 목재와 마찬가지더란 것이다. 

- 이 얘긴 잠시 보류하자. -

 

몇 백만원짜리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들은 뭔가를 알기때문에 그리 투자를 하는 것인데,

그런데 막상 그들이 찍어온 사진을 보면 그저 그런 수준이다.

근사하게 나왔다고 칭찬 한마디 던져주긴 한다마는, 내가 바라는 예술성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간혹 그런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역시「사진작품」에는 턱없이 못미친다.

 

국민학교 시절에 미술대회만 나가면 늘 상을 탔다.

자랑을 하자는게 아니라, 왜 상을 줬는지를 모르겠더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나보다 훨씬 낫게 그린 그림이 부지기수로 많은데,

크레파스가 싸구려라서  칠하면 초로 문댄 것처럼 도르르 말려서

색감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던 내 그림의 어디가 잘돼서 상을 줬는지,

나는 늘 그것에 대해서 궁금히 여겼었다.

 

자식놈 초등학교 다닐때 엑스포에서 사생대회를 한다길래 따라가 본 적이 있는데,

거기 가서, 오랫동안 궁금했던 이유를 알게 됐다.

바로 보이더라.

어떤 아이가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미술에 대한 잠재적 능력이 있는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학원 같은데서 '길러진 아이들'의 그림을 대할 땐, 벌써 속물이 된 듯싶어서 짜증이 날 정도다.

예술은 창작인 것이다.

 

사진도 그렇다.

찍은 사람의 혼이 느껴지는 사진이 있고, 그저 그렇게 흉내나 낸 사진이 있다.

미술에 대해서 웬만큼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보다도 본인이 잘 알 터이다.

도공이 애써 만든 제 작품을 깨버리는 이유가 그런 것이다.

 

내 인도 여행기에 제법 괜찮은 사진이 많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바라나시 갠지즈 강의 새벽 풍경과 간디묘를 가던 중에 찍은 사진이다.

주관적인 내 생각과 객관적인 평가가 물론 다를 것이다.

㉠류의 사진을 찍자면 인도를 가면 지천으로 널려있다.

사진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을 보면 <고단한 삶>과 <소외된 삶>을 소재로 한 작품이 늘 단골로 등장하고,

또 그런 작품이 실제로 대상을 수상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그런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 심사위원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인도를 한번 가보라고.

내 인도 여행기, 특히 '갠지즈강의 새벽'編에 그럴듯한 사진이 꽤 들어있는데,

소재가 널려있다보니까 희소성이 덜해져서인지, 내게는 감흥이 그다지 크지 않다.

 

인도 여행기는 물론이고, 내가 그동안 찍어왔던 모든 사진 중에서 최고를 치자면 나는 단연 ㉡ 사진을 꼽는다.

저들은 불가촉천민인데, 내가 사진을 찍는 순간에 마주치던, 분노를 억누르는 가장(家長)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왜 찍는지 모를 턱이 없다.

그들 가족의 사진이 인도의 상징으로 도처에 퍼날라질 것까지 생각이 미쳤을런지도 모른다.

가장의 심정을 헤아렸기에, 지극한 미안함으로 인해서 차마 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었다.

그렇지만 저 장면만은 기어코 담아와야겠다는 욕심으로,

무례를 범하기로 작심을 하고 찍어 온 사진이다.

미리 거리를 계산해뒀다가, 정말이지 0.1초에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과연 다른 사람 눈에도 그렇게 보이겠는가 이다. 

그 점이 몹시 궁금한데,

 

 

 

 ㉠

 

 

 

 

 ㉡

 

 

 

 

글빨이 딸려서 여까지만 쓸란다.

내 카메라 기종은 소니 350α 다. 세일할때 76만원인가 주고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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