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陽口) ... 2막

2009. 9. 15. 08:35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봉평 메밀밭 보러 가던 날,

어느 산악횐가에서 대암산을 간다더군요.

바로 여기로 말이지요.

대암산 <용늪>을 오르는 길은 두 군데가 있습니다.

양구에서 원통으로 넘어가는 고개 <광치령>에서 올라가는 길이 있고,

또 하나는 여기 <후곡리> 약수터로 해서 올라가는 길이 있습니다.

이쪽 길이 약간 멉니다. 12km 정도 됩니다.

'펀치볼'이라 불리우는 <해안>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름이 생각 안 납니다) 날맹이에 보면 군부대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 곧장 올라가면 2km도 안되는 길이 있지요. 가파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아마도 하산은 그쪽 길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땅굴>까지 보고 가기엔 시간이 못 미칠 겁니다.

참, 펀치볼 가는 터널, 얼마 전에 개통했습니다. 이젠 20분이면 갑니다.

 

 

 

 

 

 

 

 

 

 

 

 

 

저기 2층으로 산뜻하게 지은 조립식 집이 있는 데가 이모네 살던 집터입니다.

이모는 몇해 전에 돌아가셨지요. 이모 얘기 다 하자면 한 삼태기 잘 됩니다.

양구는 동면 서면 남면 북면, 그렇게 있습니다. 여기는 동면입니다.

전형적인 산촌 마을들이지요.

그리고 분지 형태라서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덥습니다.

이번에 반팔을 입고 갔는데 아침 저녁으론 춥더군요. 기온 차가 3~4도는 나는 것 같습니다.

 

 

  

 

 

 

 

 

 

 

추석때 가면 늘 큰집 막내 동생을 앞세워서 개울에 나가 물고기를 잡습니다.

동생이 족대질엔 선숩니다.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잡는데, 그런데도 희한하게 잘 잡습니다.

둬 사발은 족히 잡아 옵니다.

저는 잡는 건 좋아해도 먹는 건 별룹니다.

매운탕을 끓였는데, 다들 잘 먹더군요.

끓이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물고기를 계란에 바른 다음에 밀가루에 굴립니다.

그렇게 하고 된장국물에 파 마늘 넣고 삶는 겁니다. 간단하지요.

국물이 아주 들큰하고 민물고기의 비릿한 향이 그대로 우러납니다. 

그런데다 깻잎이나 미나리 같은 거 넣으면 맛 버립니다.

어떤 음식이든 고유의 맛을 살려야지, 이거 저거 넣어서 잡탕으로 만드는 건 질색입니다.

그래서 저는 해물잡탕 같은 종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늘은 족대질하기에 수량이 너무 많습니다.

또랑 같은 곳에 족대를 들이대고 쇠스랑으로 훝어서 미꾸라지처럼 생긴 기름종재를 잡을 생각이었는데

피래미, 버들치, 모래무지, 매자같은 잡고기, 그것도 재다란 놈들만 잡았습니다.

매운탕은 빠가사리하고 기름종재가 최고랍니다. 

어항을 놓면 많이 잡겠더군요.

 

  

 

 

 

 

 

 

 

 

 

 

 

벼가 다 익었습니다. 추수한 논도 있구요.

양구는 오대쌀입니다. 미질(米質)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쌀 값이 많이 떨어졌잖습니까?

작년 쌀도 태반을 묵히는 모양인데, 금년에도 모든 농사가 풍작이라니 외려 걱정입니다.

군(郡)에서도 얼마에 수매를 해준다던가 하는 소리가 일체 없답니다. 

 

내일은 광치령으로 벌초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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