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왕의 녹차」

2009. 5. 11. 14:04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여보세요?"

"네, 아버지, 저예요."

"왜 이리 늦냐? 차는 탔냐?"

"아녜요, 지금 하동 가는 중이예요. 엠티 가요."

"하동? 섬진강 하동? 하동은 왜? 그 먼데를?"

"차(茶) 그거 있잖아요."

"흐흐흐흐... 그래 참, 너 차(茶) 거시기한다고 했지."

 

 

 

기가 막혀서.

저 자식이 차(茶) 동호횔 한답디다.

껨도가 아니고 다도를. ㅋㅋㅋ  

집에서 차라곤 녹차는 커녕 커피도 한 잔 안 마시는 놈입니다.

 

그러고보니 작년엔 보성인가를 갔었던 것 같네???.

보성이고 하동이고 간에

가서 차잎을 따는지 덖는지, 녹차를 몇 잔이나 마시고 오는지,

다도(茶道) 강의라도 듣고 오는지, 잠은 뉘 집에서 자고 오는 건지....,  

도판 물어보지도 않았고 제 놈도 일언반구 얘기가 없었으니.

진짜 저 놈이 녹차맛을 아는지 궁금합니다.

 

 

 

저 놈은 이렇다 할 취미가 없어요. 아, 있긴 있네요.

─ 컴퓨터 껨.

중 고등학교때 시험기간에도 껨을 하는 통에 내가 출근하면서 컴퓨터 키보드를 빼오곤 했죠.

( 나중엔 마우스까지도 뽑았습니다.) 

 

이 놈은 야외에 나가는 것도 싫어해요.

오죽하면 제가 "너 경치라는 게 뭔지는 아냐?"라고까지 물어봤겠습니까. ㅠㅠ 

그러니까 여행에도 별 관심이 없는 거지요. 그냥 남들이 가니까 가야 되는 건가부다......

내가 저 놈을 어릴때부터 데리고 함께 여행 나갔는데,

그럴때마다 다녀와선 돈 아까운 생각에 다신 안 데리고 가겠다고......

 

시간만 나면 사흘이고 나흘이고 그저 왼종일 컴퓨터 껨만 하니,.

대학 3학년이 된 지금도 주말에 집에 오면 여전히,.

 

 

참,, 저 놈이 대학 입학하고 첨 들어간 동아리가 기타반입니다.

저 놈이 지독하게 음치거든요.

난데없이 기타라니, 음치가 연주만 잘할 수도 있을까요? 

기타를 산 건 봤는데 집에서 치는 건 못 봤습니다. 

지금 보니까 그 기타도 없어졌군요.

 

 

  

예전에 MBC드라마 '옥이 이모'였던가 '형제의 강'에서던가

학교도 못 나가며 궂은 집안일이나 하던 여자애가 처량하게 혼자 부르던 노래,

'마음이 답답할땐 언덕에 올라...'라는 동요가 있었는데,

제가 그 노래를 휘파람으로도 잘 불고 운전대만 잡으면 절로 흥얼거리곤 했더니,

뒷 자리에 앉아다니던 저녀석도 외우게 됐지요. 

언젠가 들으니 저 혼자 흥얼거리더군요. 무의식중에 부른 거겠지만.......

그런데 가만히 듣자하니 뒤에가 이상해요.  "야, 너 끝엣 부분 다시 불러봐라." 

"저 사안으을~~ 넘~ 고 싶구~ 나~~"

"그게 아니구 임마, 자, 아부지 따라서 해봐! ....."

"저 사안으을~~ 넘~ 고 싶구~ 나~~" ......

"관두자."

 

 

 

"여보! 당신 쟤한테 뭐랬어요? 들어오자마자 뗑깡부리면서 다신 노래 안하겠다니?"

 아닌게 아니라 그 이후론 저 혼자 있을때도 노래 부르는 걸 들어보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들어가서 첫 음악시험이 노래부르기였는데,

《봄이 오면》이더라구요.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꽃만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따 가아쥬우~"

 

 .

 . 

 

ㅋㅋㅋㅋ

 

 

 

 

 

 .

 

   

 

 

 

 

 

 

 

 

 

 

   ★「 나도 어서  저 산을」은 「 나도- 야  저 산을」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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