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덕은
닭곰탕이라는데, 우리 식구들은 닭곰탕이란 말조차 모르고 먹는다.
1) 먼저 닭 둬 마리를 푹 삶는다. (한 마리가 아니다.)
2) 삶아서 쫀득한 맛있는 부위는 살점만 뜯어내서 소금 찍어 먹는 술안주로 한다.
3) 술 마시는 동안에-, 나머지를 무우 마늘을 넣고 다시 푹 더 삶는다.
4) 국물이 충분히 우려졌다싶으면 기름을 걷어내고 국그릇에 퍼담는데, 고기를 찢어서 고명으로 얹는다.
5) 맑은 국물에 굵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파, 고춧가루, 후추가루를 넣어서, 그러니까 국으로 먹는 거다.
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가서 먹었다는 '평양온반'이 아마 이 음식일 것 같다.
생각해보면 닭곰탕이란 것은 궁하던 시절에 여러 식구가 알뜰하게 먹는 방식이었던 듯하다.
어쨌거나 맛은 좋다.
국물은 가슴살 좀 붙어있는 뼈다귀로만 우려내는 것이 담백하다.
무우가 아니라 미역을 넣고 끓여먹는 방식은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겠고.
돼지고기 무우국,
만두 크게 빚어서 돼지 쫄때기살 매콤하게 양념해서 얹어 먹는 만두국,
맑은 동치미 국수, 김치국물(동치미 3 : 김치국물1) 국수,
석쇠가 아닌 후라이팬에다 양념장 발라 지진 더덕구이,
무우와 멸치만 넣은 된장찌개,
감자를 양념해 묻혀서 아삭아삭하게 볶는 거,
끝물고추를 쌀가루 묻히지 말고 맨으로 튀기는 거,
강원도 음식이고 우리 어머니 별미다.
한여름에 입맛 없을 때는,
얼음 둥둥 띄운 찬 물에다 김치 넣고, 고추장 된장 풀어서 밥 말아먹기도 하는데,
의외로 개운하니 좋다. 다만 이때는 미원을 좀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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