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라고 가르친다
(『디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6장 10절).
지난 세기 초에 독설가로 유명한 버나드 쇼는 "돈의 부재야말로 모든 악의 근원이다." 라고 말하며
성서를 정면으로 꼬집는다.
"돈은 참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모든 건강하고 성공적인 개인의, 그리고 국가의 도덕은 그 근본에 이 사실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부정하거나 억누르는 교사나 잔소리꾼은 인생의 적이다. 돈은 도덕을 컨트롤한다.
돈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돈은 그것의 부족이 질병, 허약, 불명예, 야비함, 추함을 뚜렷이 부정할 수 없이 대표하는 것만큼
뚜렷이 부정할 수 없이 건강, 힘, 명예, 관대함, 아름다움을 대표한다.
( … ) 한 국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더 건전한 도덕이니, 더 저렴한 빵이니, 절제니, 문화니, 자유니,
타락한 형제자매의 구원이니, 은총이니, 사랑이니, 삼위일체의 친교니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충분한 돈이다."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을 잘 이해했고, 돈을 읽었고, 절실히 아주 절실히 돈을 필요로 했지만,
돈을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는 오로지 돈을 필요로만 했지, 원하지도 사랑하지도 아끼지도 않았다.
그러니 돈이 그에게 친절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드미트리처럼
수난을 거치는 가운데 거의 황홀경에 가까운 구원을 체험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구원을 원했고, 또 동시에 돈을 필요로 했다.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이승에서 한 번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그가 원했던 것을 천국에서 얻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꼭 비극으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그는 불행했던가? 아니다. 그의 부인은 불행했던가? 아니다.
죽기직전까지 소소한 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음에도 그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부귀영화를 누렸던 톨스토이의 고통에 찬 임종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Symphony No.3 in Eb major, Op. Op.10 "First of May" 쇼스타코비치 / 교향곡 3번 "5월 1일" Shostakovich, Dmitrii Dmitrievich, 1906~1975 Gennady Rozhdestvensky, Cond |
Symphony No.3 in Eb major, Op.20 "First of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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